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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디 May 09. 2023

남편 친구 와이프와 단 둘만 여행갑니다

그렇게 아무쪼록 남편과 내가 '1년 n회 100만원 한정 개인여행'을 결정짓고 나서 한동안 우리 둘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어준 주제는 예외 없이 '여행'이었어요.


가을에 어딜 가네, 여름엔 어딜 가네, 겨울엔 어딜 가네, 누구랑 가네, 같이 가네 마네 등등등.

그렇게 서로 이리저리 머리만 굴리고 있던 차, 마침내 첫 티켓팅이 완료되었습니다.


누가 가냐고요? 

저죠. 접니다. 

오사카로 떠납니다. 

가까운 일본이지만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그곳! 그곳을 결혼 후 처음으로! 오빠와 함께가 아닌!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것이 아닌! 개인으로 떠나게 된 것입니다.

6월 말, 3박 4일루요!


-

 

가라고 할 때 부리나케 가야지, 또 앞날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잖아요? 

직장만 안 때려치우고 꾸준히 다닌다면 사실 별 예외사항은 없겠지만, 우선 새로운 결정에 마음이 기쁘고 솔직히 슬슬 일도 재미없어지니 이때 가야지 언제 가야겠어요! 지금이 제격이지요! 


말 그대로 자유부인! 짧은 치마도 사고 이것도 사고 저것도 사고할까 하다가 그냥 오사카 가서 쇼핑하기로 맘먹었습니다. 호호호...


-


그동안 저는 동행자 없이 매번 혼자만 여행했어요.

그 흔한 동성친구끼리와의 여행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죠. 친구가 별로 없기도 하구요.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혼자 가는 건 아니고요, 남편 친구 와이프와 함께 갈 예정이랍니다.

웬 남편 친구 와이프냐고요?

좀 색다른 조합이긴 하죠. 


우연히 저와 동갑내기였던 남편 친구 와이프는 서로 알게 된 지는 이제 갓 4년 차이지만, 어느새 저와 밀접하게 가까워진 터라, 원래 친구가 없던 저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어주었어요. 


-


그런데 티켓팅 4일 후, 한 가지 고민이 생겼습니다.


워낙 친절하고 이야기도 잘 들어주는 A는 여행 전에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보는 타입이더라고요. 근데 전 아니거든요. 아예 안 찾아보는 스타일이라... 혹시라도 A가 혼자 여행 준비 다한다고 생각할까 싶어 골똘히 고민만 하다가 A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진짜 안 찾아보는 스타일이라, 괜찮아? 난 폰도 안 들고 다녀 잘..ㅋㅋ'

'응ㅋㅋㅋ난 찾아보는 게 좋아.'


오케이.

그리고 또 하나 말한 김에 제 쪽에서 먼저 제안한 것이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고 말하기'였어요.

그랬더니 글쎄 A가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겠어요?


'그래!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기! 할 말 있음 바로 하기!'


벌써부터 수월해지는 여행일 것만 같은 기분에 덩달아 마음이 들뜨는 중입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남편친구와이프가 아닌 '내 친구'가 되어버린 A와 저는 잊지 못할 오사카 여행을 할 수 있을까요?


남편 없이 두 자유부인이 휘저어놀 오사카여행, 생각만 해도 즐거워지는 상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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