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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멘텀 Jul 07. 2018

중년여인, 나홀로 여행 다낭 둘째날

나의 벗, 미케 비치 & 거리 유람

첫째날에 이어,  1년전의 다낭 여행 둘째날을 떠올리며.

 호텔조식을 끝내고  어디 가서 뭘할까 생각중. 다낭 시티를 좀 구경해봐야지 하며 호텔밖으로 나왔는데 오전인데도 진짜 덥구나. 현지인들이 농담으로 그러더군. 베트남에서 거리를 걷는 사람은 관광객 아니면 미친 사람들(농담 반)이라고 하더군.  조금 걸어보려고 했는데 미친 사람 되기 싫어 포기하고 택시 타고 다낭 대성당으로 출발.  정말 사진에서 보았던 핑크빛 건물 성당이네. 베트남은 핑크색과 코발트색 집이 가끔 보이더군. 프랑스 식민지 시대의 잔재가 아직 남아있어서 그렇다는군.  성당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보려고 했더니, 문이 잠겨있더군. 성당 밖 벤치 그늘에 앉아 쉬며 한바퀴를 둘러보고 나니 단체관광 온 사람들이 우루루 모여있더군. 한국사람들.

그 분들 중 한 분에게 부탁해 사진을 찍었는데, 찾아보니 어디로 날라갔는지  안보이네. 이런! 분홍빛 다낭성당을 배경으로 챙 넓은 모자 쓰고 반바지 차림에 배낭 메고 포즈 취한 사진이었는데.

성당 지붕에 수닭 모양의 풍향계가 있어서 수닭 성당이라고도 한다고 들었던 기억도 어렴풋이 나고.


성당을 나오니 주변에 상점이 많군. 요것조것 시야에 들어오는데로 구경했거든. 부채 파는 아낙네가 내 앞에 다가와서 검지 손가락을 치켜 들고 " 원 달러, 원 달러,,," 라고 사정하는 눈길을 피할 수 없더군.  부채 하나 사들고 주변을 잠시 둘러봤어. 점심시간이 다가오니 외국인이 많이 온다는 레스토랑인 '워터프런트' 찾아가기로 했는데 좀 헤매었어. 간판도 잘 안 보여서 지나치고 왔다갔다 몇번을 했지. 앗! 여기였군.

문열고 들어가니 점심시간인데도 사람이 거의 없네. 주로 저녁에 온다고 하더군. 이층으로 올라가니 바로 한강이 보여 전망이 괜찮더군. 스테이크와 와인를 주문하고 맛있게 먹었던 기억. 바쁘지 않으니 서빙하는 현지여인과도 몇마디 나누었고 말야. 웨스턴 음식을 파는 곳이니 영어를 사용해서 다행이었고.

역시 친절해서 기분이 좋더군. 밖으로 나와서 유명하다고 소문난 베트콩 카페인 '콩카페'를 찾아 들어갔지. 여긴 꼭 가봐야 한다기에 호기심 만땅. 문열고 들어서는데 낮인데도 사람들이 바글바글. 레트로 취향에 맞게 컨셉을 한것과  서빙맨들의 국방색 유니폼이 눈에 들어오더군.  독립영화에나  나올듯한 소박한 실내 인테리어와 아기자기한 장식들. 좁은 장소에서 요것조것 보는 즐거움도 가져보는군. 거의 관광객이었지만 간간히 현지인 청년들도 들어오네.  유명 메뉴인 달달한 코코넛 커피 마시고 나왔어. 아마도  저녁에 갔으면 못 들어갈뻔했는데  낮에 콩카페 오길 잘했군.  아뭏든 "아이 엠 럭키" 였어.  커피를 좋아하는 난 걷다가  쉬고 싶으면 카페 들어가는것도 여행 일상이었는데, 어디든  커피맛은 굿! 그 진한 맛은 잊을 수 없거든. 베트남인은 더워서 걸어다니지도 않고, 오토바이가 그들의  생활무기였어. 내가 길을 물으니  무조건 오토바이를 태워주겠다는 수상한 남자도 만났어. 거절을 하는데도 귀찮게 굴어서 절대로 다니다가 길을 물으면 안되겠군. 순간 겁이 덜커덕.

케이블카와 놀이기구도 유명한 바나힐스를 가기로 했는데,  좀 멀고 힘들어서 가까운 다낭 참 박물관으로 턴했음. 베트남 역사공부를 하고 나오니 뙤약볕이 기다리고 있음.  길을 걸으니 바닥에서 뜨거운 기운이 막 올라오더군. 시원한 바닷가 생각이 절로절로. 가자! 또 미케 비치로.


이제, 또 어제에 이어 바다를 즐길 차례. 오늘도 비치파라솔을 빌리고 자리 마련. 음료수는 필수로 주문하고 의자에 앉아 쉬어야 했어.

옆자리 모두 서양인 커플들이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 주로 다낭은 동양인이 많은데 말야.  

한쪽은 젊은이 커플, 다른 한쪽은 중년 커플.

중년 커플이 일어서더니 바다속으로 막 달려가더군. 수영도 잘하고 건강미도 보기 좋군.

젊은이 커플은 모래밭으로 가더니 자리를 깔고  썬탠을 하더군. 서로서로 도와주며. 활기차고   예쁘더군. 젊음이 보여주는 멋스러움.

나도 젊었을땐 저럴때도 있었겠지 하며 미소도 지어보기도. 후훗!

오후 5시쯤 되니 어제처럼 사람들이 바닷가로 몰려드는군. 바다 상공에 떠올라 움직이는 패러글라이딩 이벤트를 보느라 심심할 틈도 없군. 서핑하는 사람들도 드문드문 보이고, 그들의 현란하고 능숙한 퍼포먼스를 보느라고 혼자 사색할 시간이 없었네.  오늘저녁은 유난히 주변이 부산부산하네.  이런 쾌활하고  축제같은 분위기도 나름 좋군!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오는군. 베트남 현지인 가족들이 피서 온것 같애.  시끌벅적해지니 자리에서 일어나서 바다 사장을 많이 걸었던 기억. 정말 발바닥에 닿는 모래밭의 촉감이 이렇게나 좋은거였군. 따로 발마사지는 필요치 않아. 좋은 날씨가 도와주어 다행이었지. 비 한방울도 안 내렸거든. 그래도 약간의 비는 은근히 기다렸는데.
미케비치의 비 내리는 광경 봐도 운치 있었을텐데...


오늘 저녁은 기필코 맛난 음식을 먹으리라! 하곤

신선한 생선을 즉석해서 요리하는  음식점이 많아 찾기 쉬웠어. 가격도 저렴하고 정말 맛있게 먹었네. 이름도 모르는 물고기들을. 생선 스프 같은 음식도 괜찮았고, 라면위에  익힌 생선을 통채로 얹은 메뉴도 특이하고 맛있더군.

음식점을 나와 리조트 주변을 걷고, 야자수 밑 벤치에 앉아서 쉰 후 택시 타고 호텔로 들어온 시각이 저녁 9시쯤 되었을까. 차가운 맥주 한 캔 들이키니 잠이 스르르.  둘째날은 곯아 떨어져 깊이 잔것 같아 기분도 굿!

아침에 눈을 뜨니 밝은 햇살이 반겨주는군. 낯선 장소에서. 낯선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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