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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 Here Live Here Jan 11. 2016

자연빛으로 환한 현관 공간 디자인

빛과 사람을 고려한 현관 공간 디자인 설계


풍수학자들은 '현관 공간'을 집안으로 기(氣, 에너지)가 들어오는 통로라고 규정한다. 그래서 현관 공간을 밝고 환하게 동시에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 복을 끌어들이는 지름길이라고 설명한다.


꼭 풍수 이론이 아니더라도 인간은 밝은 에너지에 본능적으로 끌린다. 그곳에서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음을 직감하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 그리고 기(氣, 에너지)가 외부에서 집안으로 들어올 때 처음 만나는 공간이 '현관'이다. 만약 이곳의 에너지가 밝고 환하다면 집 전반의 기운이 좋게 느껴질 것이고, 어둡고 음침하다면 그 반대가 될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아파트 현관 공간이 갖는 이미지는 대체로 어떠한가?


밝고 쾌적한 느낌보다는 좁고 갑갑하며 빛이 잘 들어오지 않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래서 현관 공간은 장시간 머물고 싶지 않은 공간, 얼른 통과하고 싶은 공간으로 사람들의  머릿속에 무의식 중에 각인되어 있다.


10살 때부터 아파트 생활을 해온 내가 아파트 인테리어 디자인을 함에 있어 가장 변화를 주고 싶은 것 중 하나가 현관 공간의 이미지였다. 이곳의 이미지를 밝고 환하게 그리고 넓고 쾌적하게 느껴지도록 만들고 싶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따뜻하고 환한 자연빛이 현관 공간까지 그대로 도달하기를 원했고, 가로 막히는 느낌 없이 시야가 시원하게 트이는 현관 공간이 되기를 원했다. 또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필요를 잘 깨닫지 못하고 살아가지만, 나는 현관 공간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착석과 수납의 편의성이 증대되기를 원했다.


이러한 바람을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현관 공간 인테리어 디자인 설계를 했다.




첫째, 현관 공간을 좁게 만드는 신발장을 현관 공간에서 없애고 다른 위치에 새 신발장을 만들었다.


그럼 새 신발장의 위치는? (뻥 뚫린 공간을 새롭게 만든) 복도 옆에 자리 잡도록 만들었다. 이 위치는 현관 공간과 근접해있어 동선 면에서도, 신발을 꺼내고 넣기에도 편리하다. 또한 신발장이 현관 바닥 위가 아닌 실내에 있으므로 슬리퍼를 신을 필요 없이 맨발로 바로 신발을 찾아 꺼낼 수 있어 편리하다.


'평균적인 라이프스타일'을 표방하며 남이 디자인한 집에 사람이 적응해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우리나라에서는 현관바닥 위에 신발장이 있는 것이 굳어졌지만, 사실 신발장은 실내에 있는 편이 사람이 사용하기에 더 편리한 설계다.



둘째, 두 개의 중문 중 하나인 중문1의 소재를 유리로 택하여 거실로 들어오는 남향의 자연빛이 현관 공간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했다.   


중문은 자연빛이 투과되는 투명한 느낌을 더욱 살려주기 위해 프레임 없이 말 그대로 '통유리'로 제작했다. 이 통유리 중문 덕분에 중문을 닫아놓았을 때도 낮 시간의 현관 공간은 자연빛으로 환하다.


이 문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집에 오는 손님들 몇 명이 이 문에 부딪힌 적이 있다는 것 - 손님 초대 시에는 이 문을 활짝 열어 놓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셋째, 기존 신발장 자리에 원목 벤치를 제작해서 두었다. 


현관 공간에 벤치가 있으면 착석과 함께 수납의 편의성이 좋아진다. 착탈에 시간이 걸리는 종류의 신발(예: 겨울철 긴 부츠)을 신고 벗을 수 있는 의자로, 그리고 바깥으로 가지고 나갈 가방/우편물/세탁물 또는 막 도착한 택배함을 잠시 놓아두는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사실 현관 공간은 단순히 드나들기만 하는 통로가 아닌 착석과 수납의 필요가 존재하는 공간이다. 벤치가 없다면 바닥에 앉아 신발을 신어야 하고, 위와 같은 물품들을 바닥이나 현관에서 먼 곳에 두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긴다.

 


넷째, 현관문과 마주 보이는 벽면에 밝고 깨끗한 분위기의 추상화 그림 한 점(원화)을 걸어두었다.


집을 들어서면 이 그림을 바로 보게 되는데, 그림이 주는 밝고 깨끗한 기운이 외부에서 받은 자극들을 씻어준다. 덕분에 실내로 들어가기 전 현관 공간에서 맑고 깨끗해진 기분이 된다.





<Before::인테리어 디자인과 스타일링 전>


우리나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평범한 현관 풍경이다.


신발장으로 인해 시야가 답답하고 실제로도 공간이 좁다.

 

오른편 움푹 파인 공간(식탁등 밑)을 활용해 새 신발장과 수납장을 만들어두었다.





<After::인테리어 디자인과 스타일링 후>


기존 신발장을 없앤 자리에 원목 벤치를 맞춤 제작해 두었다.




센서 조명이 켜지지 않았음에도 현관 공간은 자연빛으로 밝고 환하다.




통유리로 제작된 중문1이 거실로 들어오는 남향의 빛을 현관까지 그대로 전달한다.




추상화 오른편에 새 신발장이 있고, 그 옆으로 중문1의 흰색 손잡이가 보인다.




새롭게 생성된 복도 - 그 중간에 중문1이, 그 끝 오른편에 새 신발장이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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