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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HIND THE MOVE Oct 30. 2021

비하인드 더 무브 EP07: 안무가 매드 제이

이단아 안무가 매드 제이(Mad J)를 만났다.



#MAD J, 조윤재

 

Q. 간단하게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저는 부산 출신이지만 현재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Mad J라는 예명의 댄서 조윤재입니다.


Q. 본인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굉장히 다채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인 것 같고, 한마디로 표현을 하자면 자유로운 사람인 것 같아요. 그리고 반항심이 있어서 남들과 똑같이 사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약간 이단아이지 않나 싶어요. (웃음) 다들 제가 독특하다고 생각하는데, 독특한 건 맞지만 한편으로는 남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공기를 마시는 평범한 소녀라고 생각합니다.


Q. ‘다채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어떤 의미일까요?


- 가정사도 그렇고 다양한 일들을 겪으며 살아 왔어요. 그 가운데 주변의 좋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기도 했어요. 그래서 그 사람들의 색이 다 저에게 담기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 걸 돌아보면서 인생이 풍부했고 다채로웠다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 것 같아요.


Q. 요즘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나 생각이 있나요?


- 저는 모든 것에 관심이 있고 다 좋아하거든요. 그 중에 하나를 뽑자면 인간의 심리에 대해 공부하는 심리학이나 철학과 관련된 책을 읽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Q. 그런 영역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있나요?


- 저는 춤을 출 때 보통 프리스타일 댄스를 많이 추는데요. 프리스타일이란 결국 지금의 기분을 담은 움직임이잖아요. 그래서 지금 기분이 불안정하다면 춤이 잘 나오지 않기도 해요. 프로이기 때문에 기운이 잘 올라오지 않는 날에도 그 안에서 최대치를 뽑아내야 되잖아요. 그를 위해 무슨 노력을 해야 할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됐어요.


제가 무엇을 하든, 무엇을 보든 결국 제가 느끼는 거잖아요. 어떤 것을 마주하든 내가 느끼는 바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인간은 왜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살까?’ 같은 고민들을 하게 됐어요.


[사진 촬영 및 제공 = 비하인드 더 무브]


#. 안무가 Mad J


Q. 본명은 조윤재이지만 예명은 Mad J이신데요. 그것이 담고 있는, 조윤재와는 조금 다른 정체성이 있을 것 같아요. 처음에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셨나요?


- 어릴 때 50센트, 에미넴, 미시 엘리엇, 이런 힙합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자랐어요. 댄스 학원을 갔을 때 영상에서 본 댄서들의 느낌을 따라해 보려고 연습실에서 미친 듯이 춤을 췄어요. 그런 저돌적인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미쳤다’고 표현하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그게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미쳤다는 의미의 Mad를 썼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제 춤을 보고 ‘진짜 미쳤다, 너무 잘한다’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짓기도 했어요.


Q. 춤을 계속 추는, 춤의 매력은 무엇이었나요?


- 조금 편협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부산 사람들은 감정 표현을 오그라든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약간 투박하고, 돌려서 말하는 사람들과 자라왔고 저 역시 그런 투박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안에서 감정을 많이 끌어내준 게 춤이 아니었나 싶어요. 감정 표현을 잘 못한다고 생각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저의 몸에서 나오는 것들이 다 제 감정이더라고요. ‘나도 이런 걸 잘하는구나’라고 떠올리면서 아름다웠던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Q. Mad J님에게 춤은 어떤 존재인가요?


- 저에게 몇 번째 언어인지는 모르겠지만 말하는 것 다음으로 저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언어 수단인 것 같아요. 어쩌면 말보다 더 많은 표현을 할 수 있기도 하죠. 몸에서 나오는, 자신의 기분을 표출하는 미세한 움직임은 숨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더 극대화시켜서 끄집어내는 게 춤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음악에 제 감정을 버무려서 춤추는 것도 되게 좋아하지만 무음 속에서 그냥 움직여 보는 것도 본인답게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무를 창작하고 춤을 출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으신가요?


- 진실성이요. 요새는 유튜브 같은 매체에서 수많은 영상들을 1초 만에 접근할 수 있잖아요. 수많은 정보들이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몸에 들어오다 보니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 안에는 좋은 영향도 있겠지만 무의식적으로 비교하고 평가하고 따라하는 것도 생기는 것 같아요. 대회를 나가 커리어를 쌓는다든지, 수업을 해서 돈을 번다든지 영상을 찍어서 '이게 내 거예요'라는 낙인을 찍는 경우에는 그런 영향에서 벗어나서, 자기 머릿속에서 나오는 부분이 많아야 하지 않나 생각해요.


물론 모든 것이 다를 수 없고 비슷한 안무가 자기도 모르게 나올 수 있겠죠. 비슷하다는 것 자체를 마이너스 요소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에요. 어떤 안무를 너무 사랑해서 따라하고, 땀 흘리면서 연습해보고, 존경하는 마음을 표하며 추는 것은 단순한 카피와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하나의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일련의 과정이 너무 쉽고 노력을 담지 않는다면 리스펙도 사라지고 그게 다 드러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창조의 과정이 어떻든, 마지막에 어떻게 장식이 되든 자기가 노력해서 자기의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그런 진실성을 만들어내고 유지하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으신가요? ‘나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는 방법’이라는 질문이 될 수도 있겠네요.


- 영향을 받지 않고 싶은 곳에서 원치 않는 영향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들여다 보는 것에 시간을 많이 쓰지 않는 것 같아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나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소식을 물어보고 SNS를 보기도 하지만 하염없이 앉아서 저의 시간을 남들 인생 들여다보고 평가하는 데 쓰지 않으려고 해요. 그러다 보니 저답게 생각할 수 있는 에너지가 많이 생기는 것 같고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더 많이 찾아보게 되는 듯해요. 그리고 저는 다른 사람들의 춤에서 영감을 받지 않으려고 하는 그 욕심이 있어서 오히려 영화, 책,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영감으로 얻으려고 해요.


Q. 늘 밖에서 무언가를 탐구하는 사람이 있고 자신 안을 더 깊게 탐구하는 사람이 있죠. Mad J님은 후자에 가까운 사람일까요?


- 저는 양쪽 다인 것 같아요. 외부의 것이든 내부의 것이든 결국은 다 내부로 들어오는 거잖아요. 다 제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고, 밖에 있는 새로운 것들에 대한 호기심도 많아서 반반이라고 생각합니다.



Q. 프리스타일 춤을 주로 추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앞에서도 프리스타일을 좋아하신다고 말씀하셨는데, 특별히 좋아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 지금 당장에 내 기분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아해요. 속이 시원하기도 하고. 말에 비유하자면 프리 토킹이잖아요. 연설문을 만들어서 스피치를 하는 게 아니라 지금의 제 기분이 담긴 단어들이 막 튀어나오는 게 재미있다고 생각이 들고, 무엇이 나올지 모르고 어떤 음악이 나올지 모르는 그 쫄깃쫄깃함에 중독된 것 같아요. (웃음)


Q. 프리스타일은 자유롭게 감정을 내뱉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내뱉기를 원치 않는 감정도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 말을 하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은 자신의 상처를 입 밖으로 낼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은 그걸 인정하지도 못하기도 하잖아요. 그런 것과 같은 게 아닐까요? 저는 어릴 때 집에서 너무 엄하게 자라고 ‘안 돼’라는 말을 많이 들으면서 컸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결핍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를 감추려고 했는지, 표현하는 것에 서툴러서였는지는 모르지만 강한 춤, 강한 음악만 선호하고 ‘섬세하다.’ ‘부드럽다’, ‘사랑받고 싶다’, ‘행복하다’ 이런 감정들을 느끼면서 춤을 추려 하지는 않았어요. 지금은 많이 바뀌어서 충분히 행복을 느끼며 춤을 추고 있어요. 사람의 성향 차이나 능력의 차이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것 같아요.


Q. 배틀도 많이 참여하셨더라고요. 배틀에서 춤 추는 걸 좋아하시나요?


-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까 제가 말씀드린 프리스타일의 매력이 배틀에서는 더 극대화되거든요. 프리스타일을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어려운데 많은 사람들이 보는, 조명이 쏟아지는 무대에서 결과까지 확인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배틀을 할 때는 엄청난 호랑이 기운이 생겨요.


Q. 그런 순간을 마주하다 보면 무섭지는 않으신가요?


- 무서운데 즐기려고 하는 편이에요. 저는 배틀에서 춤을 출 때 상대방과 싸우는 것에 초점을 두지는 않아요. 그 순간의 긴장되는 기분과 음악이 만나 심사를 하는 사람들과 관객 앞에 펼쳐지는 게 너무 멋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정말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Q. 지금은 다양한 수업도 하고 계세요. 가르친다는 건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 저에게 선생님들은 엄청난 귀인들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냥 학생들을 도와주는 역할, 같이 손 잡고 살짝 밀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프리스타일의 경우에는 자기가 프리스타일을 통해 제대로 말할 줄 모른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은 등 떠밀었을 때 정말 무서워해요. 그 순간이 트라우마가 된 친구들도 많고요.


저는 그에 대한 연습, 기억들을 많이 가지고 있으니까 자신의 날 것을 사랑해 보는 방법, 움직임을 훈련하는 방법을 제시해 주고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한번 해 봐라. 그리고 사람들은 생각보다 너를 싫어하지 않는다’를 알려주려고 프리스타일 클래스를 많이 운영하고 있어요.


안무 클래스나 왁킹 클래스 같은 경우에는 정확하게 공부해야 하는 지식이 있고, 담겨 있는 것들이 명확하니까 신체적인 훈련 등을 많이 담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수업이 많이 다른 것 같아요.


Q. 본인만이 가진 수업 철학, 티칭 철학이 있나요?


- 뻔한 말이긴 하지만 학생들의 현재 실력을 보기 보다는 그 뒤의 가능성을 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서 어떤 친구가 집중을 못하면 혼을 내기 보다는 ‘오늘 무슨 일이 있나?’, ‘요즘 불안정한 상황에 있나?’를 생각해 보려고 해요. 학생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인격 형성에 있어 중요한 시간이잖아요. 무조건적인 칭찬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실수를 한다든지 잘 하지 못해도 가능성을 믿어보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전할 수 있는 것을 담은 수업을 하고 싶어요. 학원에서 수업을 하다 보면 더 많은 사람들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찾아오는 학생들에게 수업 방향을 맞출 때가 있어요. 물론 그런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저는 그럴 때 결핍된 느낌을 받기도 해요. 그래서 저다운 걸로 승부를 보고 싶어요. 진짜 제 수업에 100명이 오든 한 명이 오든 ‘나는 이런 배움을 얻었고 너에게도 이걸 줄게’가 담겨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댄서 Mad J님으로서의 목표, 혹은 사람 조윤재님으로서의 목표가 있나요?


- 산신령 같이 신비로운 존재를 목격한다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을 받게 되잖아요. 저의 춤을 보고 사람들이 그런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런 움직임을 보이려면 엄청난 내공이 쌓여야 할 거예요. 지금 당장은 될 수도 없는 거고 정말 더 많이 배우고 느껴야겠죠. 한 명의 사람으로서는, 저는 풍족하다는 말을 되게 아름답게 느껴요. 단순히 금전적인 풍족이 아니라 인생의 모든 부분이 다 풍족하고 풍성했으면 좋겠어요. 





#. Mad J의 안무


Q. Eliot Moss의 <Slip>를 배경으로 프리스타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이 춤은 어떻게 찍게 되었나요?


- 제가 춤추는 모습을 고화질로 담고 싶어서 카메라를 사고 나서 처음으로 찍은 영상이에요. 촬영을 하려고 나갔는데 비가 오더라고요. “그래. 나 비오는 거 좋아하지. 비 올 때 언제 또 춤춰보겠어”라는 생각으로 춤을 춰보았습니다.


Q. 쏟아지는 비속에서의 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프리스타일인 걸로 알고 있는데 춤추는 순간의 기분은 어떤 기분이셨나요?


- 긍정적인 기분밖에 안 들었던 것 같아요. 너무 설렜어요. 설렘의 종류도, 이유도 많았어요. 카메라도 샀고 비 오는데 제가 좋아하는 형식으로 내렸어요. 바람이 너무 많이 불지 않고 빗방울은 굵은데 춥지 않았어요. 온갖 편안함과 행복함이 가득했는데 제가 들었던 그 음악은 몽환적이고 우울한 느낌이었어요. 그렇게 상반되는 것들이 버무려지면서 묘한 기분으로 춤을 췄던 것 같아요.


Q. 개인적으로는 영상 중간에 우산이 살짝 넘어가서 Mad J님이 웃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장면을 참 좋아했습니다. 현장에 함께 있는 느낌이었어요. 관객들은 이 영상을 어떻게 보았으면 좋겠나요?


- 좀 서정적이긴 한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춤을 출 수 있다.’를 전달하고 싶어요. 우리는 여러 장소, 환경, 날씨에서 춤을 출 수 있잖아요. 어느새인가 세상이 너무 좋아져서 에어컨, 바닥, 좋은 연습실에서 주로 연습을 하고 있는데 그 장점은 분명 뚜렷하지만 가끔은 길을 가고, 데이트를 하고, 친구랑 놀고 혼자 집을 갈 때의 그 순간의 감정으로 춤을 출 수 있잖아요. 너무 갖춰지고 만들어진 멋만 멋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진짜 내가 가지고 있는 지금의 감정이 춤으로 나온다면 너무 멋질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보였으면 좋겠어요.



Q. 두 번째 영상은 <애도>라고 이름 붙여주셨는데 이 안무는 어떻게 나오게 된 안무일까요?


- 저희 가족이 다 아버지랑 어릴 때부터 연락을 안 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돌아가신 걸 뒤늦게 알게 됐어요. 궁금증이 정말 많이 생겼어요. 너무 슬프지도 않고 너무 기쁘지도 않고 뭔가 갑자기 멍해진 느낌이 너무 들어서 수업을 취소하고 어디론가 떠났어요. 머리가 여전히 복잡하더라고요.


그런 마음을 ‘복잡한 심경인가 보다’ 하고 방치해뒀더니 춤의 방향이 바뀌는 느낌이 들어서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더라도 내 상태가 어떤지는 알고 가야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아는 비디오그래퍼 친구와 바로 영상을 찍으러 갔어요.


저는 사실 이 영상을 아직 안 봤어요. 찍고 나니 ‘너무 복잡한 심경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나’ 싶어서요. 그래서 아직은 업로드를 못하고 저 혼자 간직하고 있어요.


Q. 그때 어떤 심경이셨나요?


- 촬영할 때 환경적으로 변수가 많이 있었어요 물에 들어가서 춤을 추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물이 더러웠고, 바닥에는 돌이나 자갈 이외의 것들도 많아서 위험한 상태였어요. 길을 잃은 강아지들은 계속 저를 방해했어요. 사실 방해받지 않을 수 있었는데 제가 불안해서 그런지 그런 게 방해요소가 되고 불안정해지더라고요.


Q. 그 당시에 찾고 싶었던 그 감정은 찾으셨나요?


- 사람은 여러 가지 감정을 동시에 느낄 수도 있잖아요. 그 모든 감정들을 다 찾지는 못한 느낌이에요. 고향으로 두 달간 내려가서 돌아가신 장소도 한번 가보고 할 생각이에요. 그런 경험들을 하면 나도 이런 것들을 받아들이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Q. 사람들이 이 영상을 보고 어떤 걸 느꼈으면 좋겠나요?


- 그냥 그때 저의 감정이 보이신다면 그걸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Q. <어루만지다>라는 안무는 동일한 이름의 전시 예술과 콜라보를 한 안무로 알고 있습니다. 이 안무는 어떻게 나오게 된 안무인가요?


- 우선 함께 콜라보한 전시는 박형우 작가님의 작품이에요. 작가님이 어릴 적부터 살던 건물이 철거되면서 박탈감을 느끼셨다고 해요. ‘집’이라는 공간에 많은 연대감을 갖고 계신 듯했어요. 그래서 그 집에 조의를 표하는 여러 의미와 감정을 손에 담아 벽마다 페인트를 묻힌 손자국들을 묻혀 나간 작품입니다.


저는 그 전시에 콜라보 무대를 만들게 되었는데요. 작가님이 자기 집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때 많이 슬퍼 보였어요 가족분들과 자라온 집이 사라진다고 하니까 마음이 안타까웠던 것 같아요. 그 말을 들으면서 집도 가족분들을 떠나 보내기가 싫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그 집을 한번 대변해보자. 헤어지기 싫어하는 감정을 표현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만들었던 작품이에요.


저에게는 도전이었거든요 옆에 있는 제자들을 데리고 몸을 기대어 보기도 하고 슬픔과 괴로움에 대해 질문도 해보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어요. 공포스러운 감정을 비틀어서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작업했던 작품이에요.


Q. 이 안무는 짤 때는 어떤 걸 중점으로 두셨었나요?


- 인간 대 인간의 상호작용만큼 동물, 식물, 곤충, 돌, 산, 하늘 것들도 친구로 생각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판타지 영화 같지만 한편으로는 귀엽고 아름다운 상상이었어요. 그런 생각을 담으려 했어요.


Q. 그 당시에 표현하고자 했던 그 감정들은 어떤 거였나요?


- 공포스러운 느낌을 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찾아본 음악이 이 안무와 미스매치되는 느낌이 드는데 그게 매력이 있더라고요. 음악은 공포스럽고 오묘한데 제가 표현하고자 한 감정은 애틋했어요. 이 두 개가 만나니 집착이 생기더라고요. 집이 나에게 가지 말라고 붙잡는 집착을 하는데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외면하는 상황, 사랑 후에 남은 감정들, 그런 것들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Q. 이 영상 같은 경우에는 관객분들이 어떤 걸 느끼시길 바라나요?


- 뭔가 심오한 메시지를 담은 것 같지만 그냥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제 새로운 모습이 도전과 협업 속에서 꺼내진 느낌이어서 저는 흥미롭고 좋았거든요. 댄서가 다른 사람,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하는 것이 재미있고 멋지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사진 제공 = 매드 제이]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신가요?


행복하게 삽시다. (웃음)


- The End -



*본 컨텐츠는 서울특별시 청년허브 2021 청년 커뮤니티실험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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