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사람, 도전하는 안무가 제이릭 백(Jrick Baek)을 만났다
#. Jrick Baek, 백지훈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제이릭백(Jrick Beak)입니다. 저는 팀 제로백(ZeroBack)의 리더를 맡고 있고 하루(Haru)의 디렉터입니다. 현재 잼 리퍼블릭에 소속돼서 활동 중입니다.
Q. 제이릭백이라는 이름, 특별한 의미가 있는 활동명일까요?
- 의미가 있다면 있고 없다면 없어요. (웃음) 제가 춤을 시작할 때는 활동명을 가지고 있는 게 유행이었어요. 백(Beak)은 제 이름 백지훈의 성을 딴 거고요. 어릴 때 영어 유치원에서 썼던 이름이 릭(rick)이었어요. 그때의 이름을 응용해서 최종적으로 Jrick Baek이 됐습니다.
Q. 본인은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하나요?
- 저는 도전을 많이 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춤 스타일도 남들이 잘 하지 않은 그런 스타일을 시도하고 있고, 제 터닝 포인트가 도전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많아요. 저의 정체성은 ‘도전했다’라는 것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아, 이거 너무 힘든 것 같은데, 아 이거 왜 하지?' 하는 것도 도전하다 보면은 이루어져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 정체성은 도전하는 남자, 도전하는 사람, 도전하는 댄서, 도전하는 안무가인 것 같습니다.
Q. 도전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거기서 오는 성취감 때문일까요?
- 도전해서 그게 이루어지면 뭔가 자기 자신을 개발하는 느낌이 들어요. 보람차기도 하고 한 단계 더 진화하는 느낌도 드는 것 같아요. (웃음)
Q. 지금 인생에서 관심있어 하는 주제나 흥미로워하는 주제가 있나요?
- 지금은 경제적인 부분인 것 같아요. 저희 형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너는 예술 직종에 있으니 너의 능력을 시간과 맞물려서 거래하는 거 외에도 주기적인 수입이 생긴다면 네 예술의 밑바탕이 될 거다.’라고요.
그리고 제가 전역한 지 두 달이 되었는데요. 군대에 있을 때도 댄서가 아닌 사람들과 같이 지내다 보니까 ‘내가 이런 경제적인 것들을 놓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내 예술을 바꾸지 않으면서 경제적이게 성공을 이룰 수 있을까 생각을 정말 많이 하고 있어요.
군대에 있는 동안 댄스 신이 많이 바뀐 것 같은데 그런 변화 속에서도 어떻게 적응해 나가야 될지 어떻게 나만의 예술을 펼쳐야 될지가 제 숙제인 것 같아요.
Q. ‘댄스 신이 바뀌었다’라, 어떤 의미일까요?
- 예전에는 코로나 사태 이전이어서 사람들이 단체로 모여 있을 수 있었잖아요. 거기서 나오는 시너지가 컸어요. 컴피티션이라든지 주기적인 워크숍이라든지, 자신의 춤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많았잖아요. 지금은 온라인을 통해 그런 것들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실제로 눈으로 보는 춤은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예전에는 사람들의 춤을 실제로 보면서 느끼는 영감이 많아서 좋았었는데 전역해서 사회에 나오니까 볼 수 있는 건 SNS를 통해 어떻게 춤 추고 있는지,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보는 게 다여서 적응이 잘 안 돼요.
#. 안무가 제이릭
Q. 제이릭님은 어떻게 춤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 15살 때니까, 12년 전이네요. 제가 원래 운동을 좋아했어서 춤을 시작하기 전에는 컬링을 했었어요. 중학교 선생님의 추천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활동량이 많은 운동이 아니었어요. 그게 저랑은 잘 맞지 않아서 그만 뒀죠. 그때는 뭔가 멋있는 걸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축구, 농구 같은 운동을 알아봤는데 축구를 하려면 축구공이 필요하고 농구를 하려면 농구공이 필요하잖아요. 그런 거 없이 그냥 내 자체가 멋있어지고 싶은데, 그런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그럼 춤 어떨까?’ 싶었어요.
유튜브를 찾아보다가 라일 베니가(Lyle Beniga)의 영상을 보고 ‘이거다’ 싶어서 근처에 있는 학원을 검색해서 찾아갔죠. 들어가자마자 스튜디오에서 나오는 웅장한 사운드를 듣고 느꼈어요. ‘아 이거다’. 그 감정을 아직까지도 못 잊고 있어요. 그렇게 시작해서 12년을 쭉 이어왔네요.
Q. 처음 춤을 보고 경험했을 때의 감정은 어땠나요?
- 처음에는 뭔가 창피했어요. 당시만 해도 춤을 배운다고 하면 '남자가 무슨 춤 배워?'라는 얘기를 듣던 시절이었거든요. 그런 시선이 두려워서 쉽지 않았는데 막상 춤을 추다 보니까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지?’ 싶었어요. 집에 있는 유리창에 비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춤 추고, 씻을 때 추고, 그렇게 추면서 재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더 전문적이게 배우게 되고, 지금까지 오게 됐어요.
Q. 제이릭님은 제로백(Zeroback)이라는 메가 크루의 창립 멤버이자 리더이시기도 하죠. 제로백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된 건가요?
- 제로백은 세종대학교에서 14학번 친구들 7명이 모여서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피드백 쇼(FEEDBACK SHOW)에서 진스타(Jinstar)라는 친구와 같이 운 좋게 수상을 해서 이름이 알려지게 됐고요. 거기서 조금 더 팀을 확장해서 메가 크루의 규모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됐어요.
당시에 제가 제로백을 만들고 아우라진이라는 팀으로 미국을 가게 될 일이 있었어요. 미국에는 40~50명 규모의 메가 크루가 되게 많아요. 그게 너무 멋있더라고요. 한국에도 메가 크루를 만들고 싶어서 돌아오자마자 주변에서 마음이 맞고 춤을 잘 추는 친구들을 찾아가서, 퍼포먼스 계획서를 들고 크루원들을 섭외했어요.
그렇게 만든 팀으로 정말 운 좋게 월드 오브 댄스(World of Dance)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미국 파이널에 진출해서 4등을 했어요. 한국에서도 여러 컴피티션에 많이 나가고, 그러다 보니까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지금도 33명 팀원들과 같이 재미있게 춤을 추고 있습니다.
Q. 현재 메가 크루의 리더이시잖아요. 그게 주는 경험도 남다를 것 같아요. 리더의 위치에 있으면서 좋았던 점과 좋지 않았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 사실 저는 소심한 성격이거든요. 리더도 제가 하겠다고 한 건 아니었어요. ‘팀이 있으면 리더가 있어야 되잖아?’라는 말이 나왔는데 팀원들이 ‘네가 해’라고 역할을 줘서, 어쩌다 보니 하게 됐어요.
제가 제로백을 하기 전에 어떤 팀에서 팔로잉을 해봤어요. 크루원 입장에서도 있어 보니 리더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저 팀원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가 보였던 것 같아요. ‘이때쯤 팀원들이 힘들겠다. 이때쯤이면 팀원들에게 무슨 고민이 있겠다’를 몸소 느껴봐서 아니까 제가 먼저 팀원들에게 다가가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많이 배웠어요. 물론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해야 하고 저를 포기해야 하는 순간들도 와요. 그런 순간에도 자신을 죽여가면서 계속 나아가야 해요.
Q. 본인의 경험을 돌아보았을 때 좋은 리더는 어떤 리더일까요?
- 희생하는 리더? 어쩔 수 없이 희생이 따라오게 되는 것 같아요. 리더들끼리는 알 거예요. 육체적으로도 힘든 것도 있지만은 그 역할에 대한 책임감, 부담감이 엄청 커요. 물론 그만큼 배우는 것도 있어요. 과정에서 얻어가는 것도 더 많은 것 같아요.
Q. 제이릭님은 어떤 걸 얻으셨나요?
- 저는 소심했던 제가 이렇게 사람들을 대하고 얘기하는 것 자체도 많이 얻어간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좋은 인연들, 팀원들이랑 같이 춤추고 있는 것도 좋고, 그런 것들을 많이 얻어간 것 같습니다.
Q. 제이릭님은 춤과 안무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춤은 음악에 움직일 수 있는 모든 움직임이 춤인 것 같아요. 안무는 그 춤을 다른 사람들도 같이 출 수 있게 하는 게 아닐까요? 똑같은 동작으로 똑같은 박자에 맞춰서 추는 것. 그게 안무인 것 같습니다.
Q. 제이릭님은 그렇다면 본인의 춤, 안무를 어떻게 느끼고 이해하고 있나요?
- 제 춤은 엄청 딥하지는 않아요 피지컬적으로, 외적으로 사람들이 눈으로 보는 즐거움, 그걸 중점으로 두고 안무를 만드는 것 같아요. 동작에서 오는 영감들, 동작과 음악이 매칭됐을 때 '와 진짜 멋있다' 하는 것에 많이 중점을 두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다 잘하는 걸 좋아해요. 욕심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웃음) 저한테 오래 배웠던 친구들은 ‘다음에 배울 게 예상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게 제 정체성인 것 같아요. 춤 출 때 이것저것 다 해봐야 자신만의 스타일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하우스도 하고 힙합도 하고 안무도 짜고 프리스타일도 해보고 와킹도 해보고, 그게 지금의 제 결과물인 것 같아요. 잡다한 춤이랄까요?
Q. 제이릭님에게는 어떤 춤, 안무가 좋은 안무, 춤인가요?
제가 창작했던 안무나 제가 추는 춤을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에는 무언가 시도했던 춤, 그리고 제가 만족했던 춤, 그게 좋은 춤 같아요. 반면에 목적성을 잃은 춤, 안무는 좋은 춤이 아닌 것 같아요. 제 기준에서는 최대한 다듬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데, 다 다듬지 못한 상태에서 급작스럽게 내보인 춤은 저에게 좋은 춤이 아니에요. 물론 한편으로는 그런 춤이 좋은 춤일 수도 있겠죠. 그를 토대로 또 영감을 받아서 움직일 수도 있으니까요.
Q. 제이릭님은 춤과 관련된 슬럼프가 온 적이 있었나요?
- 저에게 슬럼프는, 제가 무언가를 안 하고 있을 때 와요. 제가 도전을 좋아한다고 했었잖아요. 반대로 도전을 안 하면 뭔가 안 하는 것 같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춤에 대한 슬럼프는 솔직히 배우면 없어진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배우고 또 창작을 하다 보면 그 창작 속에서 ‘내가 이렇게 추는구나’라고 느낄 수 있어요. 그렇게 스스로를 느끼다 보면 자기 내면에 있는 스킬들이 부족한 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럼 그때가 곧 슬럼프라고 생각해요. 그럼 그때는 배워야죠. 다른 사람들을 보고 배워가면서, 영감을 또 받고 움직이면서 계속 순환이 잘 돼야지 슬럼프가 없어진다고 생각해요.
Q. 사람으로서, 안무가/댄서로서 제이릭님이 가진 이상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 저는 선한 영향력을 많이 주고 싶어요. 근데 그를 위해서는 먼저 유명해져야 하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더 많이 활동해서 유명해지고 그런 힘을 통해서 제 선한 영향력을 퍼트리고 싶어요. 그러면서도 저만의 예술을 잃어버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안무가, 댄서로서의 목표는, 진짜 누가 봐도 리스펙할 수 있는 댄서가 되고 싶어요. 댄서마다 추구하는 무브가 있고 추구하는 음악이 있고 추구하는 스타일이 있을 텐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고 잘한다고 느낄 법한 실력을 갖고 싶어요.
#. 제이릭의 안무
Q. 도리님과 함께 짠 안무 <Some Moments in Country sides, as Country Boys>는 어떻게 나오게 된 안무인가요?
- 도리와는 같은 팀을 오래 했어요. 같이 콜라보를 하고 싶어서 안무를 짰어요. 특별한 의도 없이 안무를 짰는데 안무가 잘 나왔고 ‘그럼 이걸로 영상을 찍어보자’라고 디벨롭하게 됐어요. 의상을 사고, 옷을 입고 촬영 현장에 갔는데 서로가 시골 소년들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목을 이렇게 짓게 됐어요. 촬영 구도도 현장에서 직접 짰어요. 제가 아이폰으로 찍어서 촬영 감독님한테 ‘이렇게 찍어주세요.’ 보여주면서요. 이렇게 조금씩 디벨롭해 나가면서 만든 영상이었어요.
Q. 이 영상에서 시청자들이 느꼈으면 하거나 주의 깊게 봤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이런 구도로도 찍을 수 있구나"라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저도 뮤직비디오나 댄서들 영상들 보고 ‘이런 식으로 영상을 만들 수 있구나, 이런 구도로도 찍으면 예쁘구나’를 느끼거든요. 관객들도 그런 걸 느꼈으면 좋겠네요.
Q. 제로백(ZeroBack)의 안무 <Fear of the future>는 어떻게 나오게 된 안무인가요?
- 저희의 이전 퍼포먼스를 보면 컨셉이 병정, 공사장 이런 것들이었는데요. 저희가 병정을 해 본 것도 아니고 저희가 직업적으로 공사장에서 일해 본 것도 아닌데 ‘왜 우리가 이걸 하고 있지?’라는 의구심이 들었어요. 그래서 ‘우리만의 이야기로 할 수 있는 주제가 뭐가 있을까’ 고민을 시작했어요. 그때 당시에 팀원들의 나이가 23살, 22살, 어린 친구들은 19살인데요. ‘이제 뭘 해야 하지?’라고 고민하는 시기여서 그런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주제로 어떨까 싶었어요.
이 나이 또래의 댄서면 누구든지 생각하고 있고, 불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는 예술하는 사람들이면 느낄 수 있는 감정이잖아요. ‘이거면 우리가 거짓말 안 하고 무대에 설 수 있겠다’ 싶었어요. 진심으로 춤을 출 수 있고, 그 진심에서 나오는 표정과 감정은 못 속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안무가 확 디벨롭됐어요.
그냥 힘들어하는 주제를 가진 춤이 아닌, 저희 이야기를 하니까 저희도 떳떳하게 춤을 출 수 있고 자신감이 더 생기고 무대에서 진심을 담아서 보여줄 수 있었어요. 그래서 관객들도 더 와닿게 느낀 것 같아요.
Q. 이 안무는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왔으면 좋겠나요?
- 당시 무대 관객분들 중에 학생들도 많았을 테고, 이런 두려움은 누구든지 생각하잖아요. 그런 두려움에 대해 느끼셔도 좋을 것 같고요. 한편으로는 저희가 특별히 원하는 건 없어요. 그냥 봤을 때 느끼는 게 있다면 느끼는 게 있는 거고,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것 같아요.
Q. BTS의 <아이돌>은 어떻게 짠 안무인가요?
- 저는 원래 케이팝으로 안무를 거의 안 짰어요. 왜 안 짰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춤을 출 때는 해외 안무가들을 보고 춤을 추다 보니까 해외 안무가들이 많이 듣는 음악들, 작업하는 음악들을 위주로 들어서 케이팝을 아예 안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해외 안무가들 사이에서 어셔나 니오처럼 예전 가수들의 음악으로 안무를 짜는 유행이 생겼을 때가 있었어요. 그때 생각해보니 해외 안무가들에게는 그런 음악들이 어릴 때 들었던 음악인 거잖아요.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저는 예전에 케이팝을 더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케이팝으로 안무를 짜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때 마침 방탄의 <아이돌>이라는 노래가 나왔어요. 노래를 들어봤는데 비트가 좋더라고요. 그때 제가 또 한창 컨트롤에 빠져 있었을 때라 이 노래에 안무를 짜봐야겠다 싶었어요. 나름 재밌게 작업했던 안무인 것 같습니다.
Q. 이 안무 같은 경우는 어떤 걸 담아보려고 하셨나요?
- 케이팝이다 보니까 ‘한국적인 것을 살려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가사 표현을 스토리텔링해서 안무를 짜보기도 하고 아이돌이 계약서에 사인하는 것 같은 동작도 넣어보고, 그런 세세한 의미를 넣어서 재미있게 했던 것 같아요. 케이팝을 들으면 가사가 들리잖아요. 팝송을 들으면 가사가 온전히 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케이팝을 들으면 다 이해가 되니까 가사 그대로 진행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안무를 짰어요.
그리고 아이돌 안무는 동작들이 많잖아요. 음악 제목 자체가 아이돌이다 보니까, 그런 아이돌 음악의 동작들을 넣어보자는 생각으로 안무를 짰어요. 제가 생각하는 세련된 동작들을 넣어보려고 하기도 했어요. 제 춤에서 날카롭거나 샤프하다고 생각되는 동작을 많이 넣었던 것 같아요.
Q. 많은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 그런 걸 느껴요. 한국이라는 곳은 하나가 유행하면, 예를 들어 힙합이 뜨면 다 힙합하고, 감성적인 게 유행하면 다 감성적인 거 하고 그런 곳인 것 같아요. 물론 저는 그런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런 식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될지 생각을 많이 하고요. 다만 그런 걸 생각하는 와중에 자기의 춤도 잃어버리지 않는 자신의 정체성도 잃어버리지 않고, 진짜 내가 잘하는 게 뭔지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남들이 안하는 안무를 하면 의구심이 많이 들어요. '너 왜 그런 거 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듣고요. 그런 걸 새겨 듣고 고민하면서도 꾸준히 계속 자신의 것을 끌고 나가면 '너 왜 그런거 해?'라는 질문이 '너 어떻게 그런 걸 했어?'라는 질문으로 바뀐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하는 것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 유행이 찾아와서 그 사람이 더 뜬다고 생각합니다. 주저리 주저리 말이 길었네요. (웃음) 모두 파이팅!
- The End -
*본 컨텐츠는 서울특별시 청년허브 2021 청년 커뮤니티실험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