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라 말할까요.

시부야 스카이.

by 밤호랑이

시끌벅적한 것보다는 조용한 게 좋고

신나고 들뜬 마음보다는 차분하고 차라리 적당히 젖은 축축함이 좋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학교 다닐 때부터 오해도 샀고, 별종이라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사람들을 좋아해서 같이 어울리고 싶어도, 그림 속에 내가 초라하고 어색해 보일까 봐 애써 자리를 피할 때가 참 많았습니다.

여행을 와서도 북적거리는 거리와 많은 사람들 속에서 눈길이 가는 곳은 지나치는 이들의 무표정함, 나와 다른 것 같은 빛나는 사람들, 그리고 바닥에 앉아있는 많은 예수님입니다.

시부야스카이. 가는 길이 험난했습니다.



야경이 뭐 별거 있나요 관광객들이 으레 들르는 코스, 여성들이 좋아하는 그런 분위기의 뻔한 고층 풍경 아닐까요.

그런데 해가 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눈물이 났습니다.

벅차오르는 감정에 울컥했습니다.

빨갛게 익은 사과 혹은 붉은 노른자가 지평선 너머로 사라집니다. 해가 지고 나서도 붉은 노을은 그라데이션이 되어 오랫동안 여운을 남깁니다.

멋있는 미술작품 같기도 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진 프로그램 같습니다. 만약 누군가 우연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복권에 연속으로 백번즈음 당첨될 확률일 것 같습니다.



남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여성호르몬이 많아진다고 하는데 그런 것과는 달랐습니다.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대자연 앞에서 사람들은 그저 감탄할 따름입니다. 마음이 어려운 사람 환희에 찬 사람 건강한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 가지각색의 사람들이지만 우수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은 동일합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은 일본행이었지만, 복잡한 시부야 한복판에서 이런 감정을 느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어디서나 나를 지키고 있고, 또 감동을 주겠다는 약속처럼 들렸습니다.

사람들은 모두가 우리가 중심이고 우리가 해내고 실패한다고 말하지만, 내가 봤던 풍경 속에서는 완벽히 엑스트라였습니다.



도쿄 여정 내내 당신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음악들을 귀에 꽂고 다녔습니다. 누가 억지로 주입한 게 아니고 교리에 따라서 의무감에 그러는 것도 아니고 감동받고 좋아서 그렇게 했습니다. 사십 평생 내가 이런 적이 없는데, 비로소 일상 속에 당신이 조금씩 녹아드는 것 같습니다. 삶이란 것이 당신이 만든 세상을 그저 감탄하며 걸어가는 여정이라는 목사님 말씀이 이해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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