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글.
부활절에 전도한다면서 달걀을 나눠주잖아.
그때 내가 너무 배가 고파서
“이 달걀 네 개 가져가서 먹어도 돼요?”
이렇게 물어봤거든.
그랬더니 어떤 아주머니가
“친구들 한 명당 두 개씩인데, 왜 네 개나 먹고 싶을까?”
라고 하셔서
“내일 라면이랑 같이 먹으려고요…”
라고 대답했어.
그러자 갑자기 우리 집 주소를 물어보시더니,
엄마 아빠는 뭐 하시냐, 집에 계시냐고 이것저것 묻는 거야.
지금 생각하면 진짜 말도 안 되게 미친 상황인데,
그때 나는 또 그걸 다 대답했어.
당시 아빠는 병으로 병원에서 투병 중이었고,
엄마는 낮밤 가리지 않고 일하시던 때였거든.
그런데 이삼일 뒤에,
아주머니들이 여러 명 우르르 우리 집에 찾아와서
벨을 누르더라.
“무서운 사람 아니니까 문 열어달라”라고 하시면서.
집에 들어오시더니
“지금은 기도할 때가 아니네요…”
이러면서
집 청소랑 쌓여 있던 설거지를 전부 해 주시고,
엄마 오시면 같이 먹으라고 저녁도 차려 주셨어.
그리고 엄마한테 전해 달라며 편지도 써서 두고 가셨지.
그 편지 내용은 아직도 모르지만,
엄마가 그걸 읽고 많이 우셨던 기억은 또렷해.
그 뒤로도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아주머니들이 돌아가면서 우리 집에 와서
반찬을 가져다주셨어.
어떤 분은 시간이 많다면서 직접 요리해서
나랑 같이 먹고 가기도 하고,
같이 기도도 해 주고.
별것 아닐 수도 있는데,
그냥 누군가가 집에 놀러 오는 그 시간이
나는 참 즐거웠던 것 같아.
어른이 나한테 존댓말을 써 주는 경험도 처음이라
괜히 짜릿하기도 했고. ㅋㅋ
그렇게 1년 정도 도움을 받았고,
아빠도 수술을 잘 받고 다시 일하게 되셨고
엄마도 조금 여유가 생기면서
그 이후로는 아주머니들도 더 이상 오시지 않았어.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받았던 대가 없는 도움이
지금의 내 멘탈리티를 만든 게 아닐까 싶어.
그래서 가끔
신부님들이 한다는 봉사단체 같은 곳에
조금씩 기부도 하고 그래.
나는 끝내 종교를 갖지는 않았으니
아주머니들 입장에서는 실패(?)였을지 모르지만,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얼마나 따뜻한 존재인지는
지금도 종종 생각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