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요,

To be honest,

by 밤호랑이

요새 자꾸 예전 버릇 나오는 것 같아서 글 쓰는 게 두렵고,

브런치앱 클릭하기 전에 자꾸 주저합니다.. ㅋㅋㅋ 알림도 꺼놨어요. 쓸 말은 써야 하는데, 이게 내 마음에서 곰국처럼 우러나오는 정수인 건지 그냥 인스턴트 사랑도 아니고 무슨 3분 짜장처럼 배고파서 뜯는 그런 음식인 건지 구분이 잘 안 갑니다. 저는 참고로 국물을 좋아하는 아저씨입니다.


제 친구가 다른 친구들에게 화내고 진저리를 치면서도 섭섭해하길래, 그건 증오가 아니고 '애증'은 아니냐고 되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사람 좋은 착한 내 친구가 분노했던 건 따뜻한 마음으로 전한 진심이 차갑게 돌아오는 배신감에 결국 자신의 마음도 식어가는 걸 깨달았기 때문 아니었을까요.


쓴 글들을 전체 숨김 할까 하다가, 그런 기능이 없는 것을 깨닫고 곤란해했습니다. 너무 솔직한 글은 또 너무 허구의 글은 요새 트렌드에도 안 맞고, 또 제 공간에 방문해 주시는 분에게도 폐를 끼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나저나 브런치 앱은 철저한 익명성과 더불어 광고가 없고 정신을 분산시키는 그 어떠한 요소가 적어서 참 좋습니다. 분산되고 산만한 것은 제 마음이겠지요.


요새는 본질적인 질문들을 하게 되는 나날들입니다.

그런 짓들을 벌였음에도 나는 어떻게 살아 있을까. 친구들은 옆에 어떻게 남아있고, 나는 멀끔한 얼굴로 이런 단어들을 나열하며 살고 있을까, 아내는 왜 끝내 이혼 도장을 찍지 않았을까. 아이들은 어떻게 여전히 아빠 최고라고 말할까.

나는 왜 당신들의 행복을 바라고 때로는 안타까워할까, 누군가들에게서 내 그늘을 발견하면 왜 미간이 찌푸려지고 때로는 그를 잡고 깊은 바닷속으로 침전하고 싶을까.

뭐 어떻게 도움이 되어야겠다 조언을 해줘야겠다 이런 생각도 없습니다. 그런 식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It doesn't work.

당신이 반짝반짝 보석이라고 한다면, 만약 내가 제일 좋아하는 푸른빛 사파이어라고 하고 내 손에 주어졌다면, 난 그것으로 기뻐하겠지만 과연 잘 지켜낼 실력이 있었을까요. 진심으로는 안되고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진심은 있거든요. (아닌가요? 요새는 진심도 없고 가면만 쓰고들 있던가요......) 뭐 암튼 간에, 이제까지 갈구하고 구걸하며 살았던 내 모습 뒤로 정작 나에게 주어졌다면 무척이나 당황한 나머지 놓쳐버려서 깨어진, 사파이어 조각상 앞에서 정말 구슬피 울었을 것 같습니다.

하여, 나는 정말 실력이 있는 보석세공사를 당신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습니다. 찾게 되면 우체국 특급소포로 부쳐드리겠습니다. 아니다 DHL 이 확실할까요. 아무튼 특급으로 제일 빨리 보내드리겠습니다.


늘 그렇듯,

이 밤 안녕하시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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