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by 밤호랑이

저는 다윗을 보면 꼭 저 같습니다.

다윗의 용기와 지혜가 저 같다는 게 아니고, 전쟁 그 난리통에 갑자기 밤에 산책을 하고 싶고, 달빛 좋은 그 밤에 하필 저 멀리 누군가 목욕을 하고 있는 것을 봤는데, 그걸 또 좀 더 자세히 보겠다고 옥상에 올라가서 망원경으로 유심히 쳐보고야 마는 그런 파렴치한 짓을 하는 모습이 꼭 저 같다고 느꼈습니다.

평생 물맷돌 던지며 노래나 부르고 시나 쓰다가 영문도 모르고 전쟁통에 심부름꾼으로 보내진 천둥벌거숭이가 갑자기 어디서 그런 분노가 끓어올랐는지.. 자기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는 채로 상대방 머리를 쪼개고요 그 결과로 평생을 쫓겨 다니며 삽니다.

또 요나를 보면 저 같습니다.

선한 얼굴을 하곤 있지만 맘에 안 드는 건 절대 안 하고 싶은 마음의 고뿔 같은 게 있어서 청개구리 마냥 아예 반대로 합니다. 사람들이 너 때문에 우리가 이지경이다라고 하니까 나를 바다에 처넣으면 모두가 해피할 거다라는 자조섞인 말을 내뱉고 결국 상어뱃속인가 냄새나는 어딘가에서 또 죄송하다고 펑펑 울다가.

결국엔 심부름 갑니다. 심부름을 갔는데 또 자기가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오니까 '아 이제 다 알겠고, 당신 계획도 다 알겠고 사실 이럴 줄 원래 알고 있었고'라면서 씩씩 대다가 텐트하나 펴고 소극적 자살을 택합니다. 너 지금 이러는 게 맞아?라는 말에는 "내가 화를 내는 것이 옳아! 죽을 때까지 계속 화를 낼 거야!"라고 합니다. 이거 완전 애색기 아닌가요- 신의 대언자, 그가 말하는 것은 예언이라고 하는데.. 이거야 말로 맞아요?



다들 뭐 사업이 잘되고 건강을 회복하고 가족이 회심하고 누구를 용서했고 그래서 너무 마음이 기쁘고 감사하다고 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간증은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데,

나는 사업이 망했고 마치 죽음이 목전이고 여전히 주변에서는 나를 핍박하고, 그들을 용서하는 게 너무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겠다고 고백했던 '바나바'의 예명을 가진 어느 집사님의 간증은 뚜렷하게 기억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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