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 하시지요.

by 밤호랑이

20대에도 방황했고 30대에도 방황했고 사실 10대 때는 지금 쓰는 글보다 더 두서없고 더 깊고 캄캄한 글들을 썼습니다. 그렇게라도 표현하지 않으면, 내뱉지 않으면 숨이 막혔다고 할까요.

애들 술 마시고 스타 할 때 혼자 방구석에 누워 시계 분침이 시침이 열심히 일하는 것을 목도했습니다. 다들 소개팅도 하고 데이트도 한다는데, 나는 그 아이 싸이를 몇 시간이고 들락날락하는 게 내 마음을 더 깊게 파이게 하는,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는 무슨 의례 같았지 뭐예요.


언제쯤 나아질까요. 어떻게든 되겠지. 망하기 혹은 죽기밖에 더하겠어.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요새 받고 있습니다.

마흔 살 즈음되면 나아집디다. 마흔이 되면 불혹이라는데. 어떠한 유혹도 받지 않는다는데. 난 여전히 호기심이 엄청 많고 자극 추구 성향도 강해서 도저히 통제가 안되는데. 거기다가 조울증이어서 이상행동을 보이곤 하는데.

그게 마흔 살 되니까 나아집디다.

언젠가는 극복해 낼 수 있겠지, 지금은 많이 힘들지만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억지로 웃는 연습하라는 그 말 자체도 무겁고 축축해서 부담스럽지만 나도 언젠가 웃는 날 오겠지.

그 생각만 가지고 있으면 됩니다.

담배도 그래요. 끊자 끊자 하면서도 답답하니까 아휴 모르겠다 하며 내뿜는 연기에 내 고민도 같이 날아가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그냥 피고 죽을래 대신 언젠가는 떨쳐 내야지 하니까 떨치게 되더라고요.

죄송합니다. 제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결론이 안 나네요 ㅋㅋㅋ 근데 뭐 당신들도 글 어렵게 쓰잖아요........


핫초코 한 잔 하시지요.

쓸쓸하고 쌀쌀한 날씨에 따뜻하고 달달함. 안성맞춤 아니겠습니까.

검색해 보니 던킨 핫초코 딱 그 한잔 값 밖에 안되지만,

한 잔 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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