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의 온도에 대하여
요즘 나는, 어떤 감정이든 ‘조금 더’ 느끼고 싶어 하는 나를 자주 본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단지 더 강하게.
그게 사랑이든, 일의 성취감이든, 혹은 누군가의 관심이든.
처음엔 작은 불빛이었는데, 어느새 그 불빛이 나를 태우기 시작했다.
중독은 언제나 ‘조금 더’라는 말로 시작된다.
조금 더 맛있게,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강하게.
그런데 그 ‘조금’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탐닉의 본질은 쾌락이 아니라 ‘통제감’의 착각이다.
내가 그것을 쥐고 있다고 믿는 동안,
사실은 그것이 나를 쥐고 있다.
중독은 리듬을 가진다.
처음엔 설레고, 다음엔 안심되고, 끝내는 집착으로 진화한다.
그 리듬은 음악처럼 익숙하고, 그래서 더 위험하다.
우리는 그것을 ‘내 일부’라 착각하지만,
사실은 결핍이 만든 그림자다.
무언가를 끝없이 채우려는 마음은,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감추는 또 다른 이름이다.
빠져나온 뒤에는 공허함이 남는다.
그것은 금단이 아니라, 잃어버린 자기 자신에 대한 애도다.
그 공허함을 견디지 못하면, 우리는 다시 돌아간다.
결국 중독은 ‘쾌락의 순환’이 아니라 ‘상실의 순환’이다.
하지만 그 허전함 속에 잠시 머물면,
비로소 보인다.
진짜 나의 결핍이 무엇이었는지.
나는 이제 조금씩 안다.
중독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무언가를 끊는 일이 아니라 나를 다시 느끼는 일이라는 것을.
그 느림이 처음엔 고통스럽지만,
그 속에서만 비로소 자유가 자라난다.
중독의 끝에는 늘 공허가 있다.
하지만 그 공허를 견디는 사람만이,
다시 자신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