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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ing cognitive May 27. 2024

호흡 가다듬기 ('23.3월)

숨 막힐 정도의 AI 발전 속도를 보면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쓴 글

2022.11월에 ChatGPT가 대중에 공개된 이후 AI 대생성시대가 열렸습니다. 이후로 워낙 빠른 발전 속도로 인해 그 트렌드에 올라타기는 커녕 그 트렌드를 읽는 것 조차 버거운 하루하루인 것도 사실입니다만,

저는 최근 AI를 거울삼아 우리 인간에 대한 이해가 보다 깊어지고 있는 경험이 소중하다고 느낍니다. 

이에 그동안 느꼈던 그리고 앞으로 느낄/경험할 감정들을 기록해놓기 위해, 과거 페이스북에 남겨놨던 노트들을 정리해두고자 합니다. 


#'23.3월 글 옮깁니다.


글을 쓰면서 정리되는 생각들도 있을테니까,

숨이 막힐정도의 AI 발전속도를 보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 써보는 글. (재미없음 주의, 망상 주의 ㅠ)


0. [ 벌써...? ]

작년 말부터 최근까지도 사람들을 만나면 첫 인사가 "ChatGPT 써봤어? midJourney는?"였다.

언어모델의 빠른 발전에 대해서는 '22.6월 구글 람다 연구원이 인공지능이 자의식이 있는 것 같다는 글 등을 보면서, https://cajundiscordian.medium.com/is-lamda-sentient-an-interview-ea64d916d917

아주아주 빠르면 5년 정도 후에는 her같은 것이 정말로 대중화될 수도 있겠다... 라며 별다른 근거는 없는 게으른 '예상'을 하고 있었는데,

5년은 커녕 ChatGPT가 바로 작년에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서비스 공개한 것을 보고 정말 많이 놀랐음.


그 빠른 속도에도 놀랐지만, 

+ 연구실에 갖혀있던 AI가 세상에 뛰쳐나와버렸으니,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변화가 시작되어버린 것 같아서 많이 긴장되기도 하고, 사람들과 AI는 어떻게 서로 어울려지낼 수 있을지 매우 궁금해짐.


1. [ 충격 -> 수용 ] 


예전에도 짧게 썼던 것 처럼, 일단 ChatGPT를 대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많이 놀랐음. 

간단한 대화 몇마디를 나눴을 때, 기계와의 대화 과정에서 맥락이 유지된다고 느껴본 것은 처음이었고, "권위에의 호소"와 같은 논리적인 오류도 짚어내는 등 평균 이상의 대화가 가능하다는 인상을 받게 되자,


곧바로 나의 '현안'을 ChatGPT에게 물어보고 이 아이로부터 삶의 지혜를 구하고자 하는 나 자신을 보며 흠칫했음. (그런데, 실제로 삶에 도움을 받은 것 같음...)


* (지금은 대화 이력이 남지만, 초반에는) 대화 이력이 남지 않는 것도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와, 망각도 해준다고...? 세션을 리프레시해가면서 새로운 대화를 시작했고, 그 덕분에 이런저런 고민들을 더 쉽게 털어놓게 되었음...


2. [ 거짓말쟁이 vs. 스토리텔링 ]


어쨌건, 사람들의 반응도 많이 궁금했는데,

태연하게 거짓말을 일삼는 ChatGPT...라면서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 것을 알게 됨.


(1) 이 점은, 

기술적으로는 ChatGPT API의 temperature라는 값을 1로 높일수록 다양한 말을 뽑아내게 되고 (창의성), 0으로 낮출 수록 정해진 말을 뽑아내게 되기 때문에 (정확성), API사용시 설정값을 통해서 해결하는 방법도 있겠고,


MS Edge브라우저를 통해서 bing.com의 chat을 사용하면 Creative/Balanced/Precise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해서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Precise로 대화 모드를 정하는 방법으로 해결 가능.


(* MS에 근무하시는 양파님 최근 글들에서 많이 배워서 링크 남겨놓습니다. https://www.facebook.com/seattleyangpa )


(2) 그런데, 위와 같은 기술적인 해결과 별개로... 김영하 작가님의 TEDtalk이 떠올랐다. https://www.ted.com/talks/young_ha_kim_be_an_artist_right_now/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게 되면 부모님들은 충격을 받는데, 이는 사실은 아이들이 스토리텔링을 시작하는 순간이기 때문에 이를 경축해야한다고... ^^;;;


...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ChatGPT에 대해서도 (위와 같은 기술적인 해법을 떠나서) 거짓말쟁이라고 여기기보다는, '스토리텔링'을 잘 하는 친구라는 관점으로 평가해줘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


3. [ 만약, bing.com 과의 chat만으로 충분하다면... ]


말이 나온 김에,

나는 최근에 구글링 '대신' Edge브라우저에서 bing.com의 chat을 사용하는 비중이 늘었음.


(* ChatGPT는 2021년까지만 학습을 한 상태에서 인터넷과의 연결이 끊겨있지만, bing.com의 chat은 필요한 정보는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대화를 이어가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인사이트를 얻는데에는 구글보다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한다고 느껴짐.)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구글은 링크를 연결해서 트래픽을 보내주는 역할을 하는데,


bing.com과 chat을 하고 나면... (물론 링크를 보여주긴 하지만), 이미 필요한 인사이트는 chat을 통해 대부분 얻었기에 원글을 굳이 클릭하지 않게 됨.


그렇다면, 원본 글을 읽는 사람은 점차 줄어들게 될텐데, 

이 경향이 좀 더 극단적으로 진행된다면, 


원본 글을 읽는 주체는 AI 만 남고, 사람들은 AI와만 대화하게 되겠구나...?


[ User, 사용하는 사람] -> [답변해주는 AI | 학습하는 AI ] <- [ Publisher, 글 쓰는 사람 ]


...


그럼, 독자들의 트래픽에서 나오는 광고 수익에 의존하던 글 쓰는 사람들은 AI만 글을 읽어주는 시대에는 어떤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4. [ 글쟁이들만의 일은 아니다. 그림은? 음악은? ]


그동안 사람이 만들어내던 수많은 저작물들이 디지털 형태로 유통되고, 그것을 사람이 감상하는 것에 대해서 대가를 지불받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림도 잘 그리고 음악도 잘 만들어내는 AI가 생겨나는 중이어서...


[ User, 감상하는 사람 ] -> [ 그림, 음악 만들어내는 AI | 학습하는 AI ] <- [ 예술가 ]


만약 이런 형태가 대부분이 된다면... 특정 스타일의 마스터가 된 예술가들은 어떤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5. [ 학습하는 AI로부터의 저작권 ]


그래서, 모든 창작자들은 "AI가 학습하는 것에 대해서 저작권"을 요구해야한다고 생각함.

(지금은 뭐랄까... Napster가 처음 나왔을 때의 느낌이다. 화질열화가 없는 무한대의 디지털 복사 기술에 열광하는 동안 저작권은 '잠시' 잊혀져있었던 시절처럼...)


AI 업계가 '창의 영역'에서 빠르게 발전하는 것을 보면서, 예술가들은 잠시 낙담할 수도 있겠지만,

예술가들답게 다시 힘을 내서, 예술가들이 만들어낸 창착물을 학습해서 무한대로 생성해내는 AI에게 그 대가를 요구하는 방법을 빠르게 찾아내는건 어떨까?


6. [ Originality ]


단, 함정이라면... 우리가 만들어내는 창작물의 Originality가 충분히 강해야 하겠다.

AI조차 학습할 필요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이미 어딘가에 있는 비슷비슷한 스타일이라면 저작권을 충분히 얻어내기는 쉽지 않을 듯.

(말만 쉽다는 건 저도 압니다... 나도 Doobie Brothers급의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싶음...;;;;)


(AI가 학습할 필요...라는 의인화 표현이 어색하다면, AI 모델이 그 창작물로 학습을 하더라도 parameter에 변화가 거의 없다는 표현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상상해보자면, 학습 후 모델이 parameter가 변화한 정도를 측정해서 Originality를 평가도 해줄 수 있을 것 같음...)


7. [ 감히 기계가 사람을 평가한다고...? ]


이미 취업 이력서도 AI가 스크리닝을 해주고 있(다고 하)는데,

창작물의 Originality 평가를 기계가 수행하는 것에 대해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시기가 올 것 같기도 하다.


+ 얼마전에 AI로 쓴 SF소설 공모작이 쏟아져서 진행을 무기한 중단한다는 기사를 봤는데, 나중에는 혹시 여기도 AI가 1차 평가 역할을 맡게 되는건 않을까...? 


https://www.yna.co.kr/view/AKR20230222043800009?input=1195m



8. [ UBI (Universal Basic Income, 기본소득) ]


이런 새로운 소식을 볼 때마다, 우리 인류의 일자리에 대한 위협에 대한 논의로 무조건 이어질 수 밖에 없는데,

우리의 관점을, 일자리를 보전하는 문제로만 바라보지 말고,

충분한 분배를 통해서 기본적인 삶의 수준에 대한 취약함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잡으면 어떨까? 


이미 인류 생산의 총합에 더해 AI까지 생산에 가세한다면 인류 입장에서는 충분한 생산량이 될 것이라 함.


잉여 생산으로 인해 사람들의 생산에 참여 기회가 줄어들게 된다면, 사람들이 경제에서 irrelevant해질 우려가 있음. 그렇다면 '소비'에라도 참여할 수 있도록 기본 소득을 지원함으로써, 사람들이 경제 system으로부터 irrelevant해지지 않고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UBI 기본소득...!


(* OpenAI 창업자인 Sam Altman또한 UBI 기본소득의 적극적인 옹호론자로 알려져있습니다. 아래 bing.com에 물어본 이미지도 참고해주세요... ^^;)


9. [ 그나저나 내 코도 석자... ]


공개된 ChatGPT API를 보면서 정말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예제 코드를 가지고 위에 말한 temperature값만 바꾸고, ChatGPT에게 요청하는 프롬프트만 작성해서 이커머스 서비스 예제를 만들어봤는데,


1시간... 아니 30분도 안걸림. -_-; 


(BackEnd도 ChatGPT로만 만드는 예제가 해커톤 우승을 하지 않나 https://www.youtube.com/watch?v=VtwdRa4wdI8 )


이것이 본격 입코딩의 시대인가 싶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조코딩 채널에 나온 1인 개발자분 말씀처럼 https://www.youtube.com/watch?v=L6TNhTNHRIA


1인 유니콘이 가능하게 하는 기반 API가 나오는건가... 생각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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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AI, MS가 세상에 풀어버린 AI가 촉발한 변화가 기대도 되지만 그 변화를 우리가 (당장 나부터도) 잘 받아낼 수 있을지 걱정도 많아서 이런저런 글 줄 올리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면 생각이 많이 정리될 줄 알았는데, 하나로 꿰어졌다기보다는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생각의 나열에 더 가까워졌네요... 


이외에도 계속 발산되는 생각들은... 블록체인의 역할은? Celebrity에 의한 데이터 Fine-Tune은? Super-human 초인의 시대 vs. 무한대의 잉여력? AGI 속도 조절? 취향저격 어나더레벨 성인물 시장의 등장? 등등 계속 생각이 이어지는데요... 뭐, 다음 기회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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