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라는 컬러와 시간이라는 소재로."
최근 삼성의 BESPOKE Infinite Line의 광고 카피이다. 누군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고 또는 심오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작가에겐 상당히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왜 그랬는지 하나씩 짚어보겠다.
먼저 단순하게 생각해 보았다. BESPOKE 제품군의 명칭이 'Infinite Line'이다. 곁에 오래 두어도 질리지 않는 '무한한' 가치 제공에 초점을 두고 있는 제품이란 얘기다. (이것은 사실 모든 제품 디자이너들의 염원 같은 것이다) 그렇다 보니 광고 카피 역시 우리 삶을 이루는 '영원한'가치의 것에 초점을 두고 단어를 선별했을 것이다. 하지만 '빛과 시간'은 어찌 보면 뻔하고 진부한 선택지이다. 삼성 정도의 일류 글로벌 기업이면 단어 선택 하나에 신중할 것이다. 언어는 존재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번 광고 카피에서 작가가 의미 있게 바라본 단어는 '컬러'와 '소재'이다.
제품 디자인에서 CMF가 중요해진 것은 꽤 오래된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가 보는 'Color:색'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색을 어떻게 '보는지'는 중학교 교과서에 나와있다.
출처 : 네이버 검색즉, 빛 자체가 색인 것이다. 우리는 빛이 '보여주는' 것을 인지할 뿐이다. 인간의 빛에 대한 연구는 수많은 과학적 발견과 생활의 편리로 이어졌다. 특히, 디자인 분야에서 색의 이해는 빛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고 작가는 생각한다. 물건의 표면처리(Finish) 역시 표면에 반사되는 빛 양(amount)의 '조절'이기 때문이다. 조금 다른 관점에서도 바라보자. 지금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컴퓨터 혹은 모바일 화면의 색 구현은 RGB 즉, '빛의 삼원색'으로 가능하다. 현대 콘텐츠 소비의 핵심은 영상인데 영상은 '빛으로(by light) 움직일 수 있게 된 이미지'이다. 그리고 '움직이는 빛의 이미지'는 컴퓨터에 의해 만들어진 '화면' 안에서 만들어진다.
이렇게 이미 우리는 빛이 보여주는 세상을 인지하고 각자의 취향에 따른 '빛의 움직임'을 즐기고 있다. 그렇다면 빛이란 무엇일까. 앞서 말했듯이 인류의 수많은 업적이 빛을 이해하고 활용하면서 가능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중력의 이해, 전구의 발견 모두 빛의 속성(behavior) 때문에 가능했다. 빛은 인간의 역사에 관여하고 있는 '무한한 존재'인 것이다. 그리고 삼성은 그들의 언어로 'infinite'한 빛의 속성을 제품에 담았다고 얘기하고 있다.
'소재(Material)'란 의도에 따라 자유롭게 가공될 수 있는 어떤 물질이다. 그렇다면 '시간이라는 소재'는 무슨 말일까. 시간은 변형이 불가능하고 모두에게 공평하게 통영 되는 절대적인 기준 같은 것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현대 과학은 '시간은 절대적이지 않다'라고 얘기한다. 세월의 야속함을 탓하는 것이 아닌 논리적 사고에 의한 결과이다. 시간은 상대적인 것이다. 같은 하루를 살아도 70억 명이 개인의 하루를 산다. 하루 종일 바쁘게 장소를 바꿔가며 움직이는 사람과 하루 종일 한 자리에 앉아 일하는 사람의 시간의 속도는 분명히 다르다.
그렇다면 24시간으로 나뉜 '하루'와 365일이라는 '1년'이란 시간의 사회적 '통념'은 무엇일까. 날짜와 시간은 인간의 편리한 합의를 위해 마련된 대명사라고 설정해보자. 그러니까 인간이 상대적으로 존재하는 시간의 한 부분을 '1시'라고 명명하여 타인과 본인의 '1시'를 공유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만약 시간이 유동적이고 선택에 의해 달리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면 어떨까. 회사와 같이 사회적 활동을 위해 다수의 사람이 '같은 시간들'을 공유해야 하는 상황을 제외하면 인간은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시간이라는 '소재'는 누군가에겐 어쩔 수 없이 부분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한정적인 자원인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시간이라는 소재'를 제약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광고를 통해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실 빛과 시간을 이야기하면서 공간을 빼놓을 수 없다. BESPOKE 냉장고가 존재한다는 것은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간은 빛과 시간이 투영될 수 있는 'medium(매개체다)'이다. 이번 Bespoke Infinite Line이 삼성 언어의 매개체인 것이다. 빛이라는 무한한 색과 시간이라는 소재를 자유롭게 가공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삼성이 만든 BESPOKE 제품은 단어 그대로 'Infinite'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래서인지 광고의 마지막 코멘트는 이러하다.
'취향 그 너머까지도.'
출처 : behance.net/solidwork
풀 광고 영상 링크 : https://www.behance.net/gallery/144418357/SAMSUNG-BESPOKE-INFIN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