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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상담소 양희조 Jun 14. 2021

[겨우 서른] 이마고 치료법을 통해 관계 회복하기

2회기 좌절 대화법과 돌봄행동 대화법으로 관계를 회복한 중샤오친과 천위



(가상 상담)

'겨우 서른'의 중샤오친·천위 부부의 방문 



1) 부부의 고민


   부부상담을 받기 시작한 아내 중샤오친과 남편 천위. 샤오친은 평소 부부 사이에서 느꼈던 소외감이 유산을 겪으며 단절감으로 증폭되어 관계에서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던 마음의 배경을 이마고 대화법을 통해 천위에게 전하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 시간에 충실하게 아내의 이야기를 들었던 천위가 오늘은 말하는 사람이 되어 그간 표현한 적 없던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 한다.


출처: 넷플릭스, 겨우 서른


2) '이마고 치료'로 다루기

  

     - 1단계

    이미지 재구성  

    이마고 치료에서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좌절을 그 사람의 어린 시절 경험과 연결 지어 바라봅니다. '이렇게 행동하는 건 나를 배려하지 않아서야.' '이런 말을 하는 건 나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이야.' 마치 의도를 가지고 나에게 상처를 주는 것 같았던 행동과 말로 우리는 갈등을 겪게 되죠. 이마고 치료에서는 이러한 갈등의 요인들을 나의 파트너가 상처 받고 힘이 없던 어린 시절에 살아남기 위해 배운 적응 전략과 연결시켜 다른 관점으로 보도록 도와줍니다. 나의 파트너는 나에게 고의로 상처를 주는 괘씸한 사람이 아니라, 상처 받았던 어린 시절에 효과가 있었던 적응 전략을 사용하면서 살아남으려 애쓰지만 여전히 그 문제로 고군분투하는 아이로 이미지를 재구성합니다. 우리의 관계는 이러한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이 일어날 수 있는 관계이며, 갈등은 이러한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선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 2단계

    좌절 대화법을 사용한 이미지 재구성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서 두 분이서 이마고 대화법을 이어가 보도록 할게요. 지난 시간에는 중 샤오친 님이 이야기를 시작했으니, 오늘은 천위님이 먼저 대화를 요청해볼게요. (Sender = 천위, Receiver = 중샤오친) 이야기를 편하게 이어나가실 수 있도록 상담사가 문장 줄기를 제공해드릴 거예요. 그 이후에 내가 원하는 이야기를 편하게 나눠주시면 됩니다.



S: 샤오친, 오늘은 내가 느끼는 좌절에 대해 당신과 이야기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R: 좋아요, 이야기해주세요. 들을 준비가 되었어요.


S: 나는 당신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임신을 한 후에 나와 충분한 상의를 거치지 않은 채 낳겠다고 결심을 굳히고 나서, 당신의 친한 친구인 구좌로부터 그 이야기를 전달받았을 때 많이 당황스러웠고 막막했어요.

그때의 내 심정은 나는 마치 아무런 선택권도 없이 이미 정해진 결과를 그저 받아들여야만 하는 사람처럼 느껴져서 무력했어요.

그때 내게 가장 고통스러웠던 건 내게 주어진 것들이 내가 마치 소화할 수 없을 만큼 턱턱 크게 느껴지는데 아무 곳도 내가 의지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거였어요. 이 고통은 영영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데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무것도 없어 보였어요.

그때 내가 정말 두려웠던 건 좋은 아빠라는 모습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채 혼자 애만 쓰다가 결국에는 실패하게 될 것 같았고, 그게 샤오친 당신을 굉장히 실망시킬 것 같았다는 점이었어요.


R: 그래, 천위. 내가 당신과 충분히 임신과 출산의 계획에 대해 나누지 않고 덜컥 결정한 후에 당신에게 통보했죠. 그게 당신을 굉장히 당황스럽고 막막하게 했던 것 같아요. 좋은 아빠가 되고 싶지만 그러한 방법을 잘 알고 있지 못하다고 느껴서 애만 쓰다가 결국 나도, 아이도 실망시킬 것 같아 많이 괴로웠겠네요. 내가 잘 이해했나요? 거기에 대해 더 이야기해주세요.



출처: 넷플릭스, 겨우 서른



(이와 관련한 비슷한 상황/감정을 최근 혹은 과거 어린 시절 느꼈다면 연관 지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S: 내가 아빠가 되어야 한다고 느꼈을 때, 그건 나의 어린 시절에 아버지를 잃었던 순간을 생각나게 했어요.  

그때 내가 가장 두려웠던 것은 나보다도 더 어린 동생과 엄마를 이제는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과 그럼에도 나는 아직 어려서 무언가를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었어요.

내게 정말 상처가 되었던 건, 아버지의 부재 자체였던 것 같아요. 나도 나이가 그때 되게 어렸거든요. 힘들 때 의지하기도 하고,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 모르겠을 때에는 보고 배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는데. 엄마는 혼자서 민박 일을 하시면서 돈을 버시느라 하루 내내 버거 워보이 셨어요. 내 몸뚱이 챙기기도 버거웠는데 동생은 매일 사고를 치고 어린 동생이 불쌍해서 내가 대신 혼나기도 하고. 힘들다고 칭얼거리는 건 어릴 적부터 허락된 적이 없었어요.

내가 정말 원했던 것은 굳이 다 내가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말. 내가 할 수 있는 만치만 하고 너무 힘들면 정말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에게 의지해도 괜찮다는 안도감이었어요.


R: 천위, 당신이 어린 시절 얼마나 애써왔는지 알아요. 아빠가 되어야 한다고 느꼈던 순간 아버지를 잃고 의지할 곳 없이 매번 버거운 책임감을 느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고, 그간 견뎌왔던 버거운 책임감과 내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는 무력감이 다시 느껴졌겠어요. 이번에도 역시 혼자서 다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에 많이 괴로웠겠네요. 내가 잘 이해했나요? 거기에 대해 더 이야기해주세요.


출처: 넷플릭스, 겨우 서른



(마음속에 남아있는 말이 있다면 더 이야기를 이어가 봅시다. 최근에 겪었던 좌절과 과거 어린 시절의 좌절을 연결해서 다시 이야기해주시겠어요?)


S: 아버지를 잃고 나서부터 책임감은 나에게 늘 버거운 일이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이상의 것을 해야 하는 일로 여겨졌어요.

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 아이가 찾아왔고 그런데 당신이 혼자서 아이를 키우겠다는 결정을 했을 때, 난 또다시 내 의사와 상관없이 굉장한 책임감을 부여받은 느낌이었고 곧바로 무력감이 들었어요.

아마 이 감정은 당신을 만나기 이전부터 굉장히 오랫동안 내 삶에서 누적되어왔던 감정이기 때문에 미안하기도 해요. 당신에게는 여태 내가 이런 마음을 지녀왔다는 걸 충분히 설명한 적이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 사이에서 아이가 생기고 당신이 아이를 키우겠다는 결정을 했을 때 내가 함께 기뻐해 줄 수만은 없다는 것을 당신에게 이해시키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게 아마 당신에게는 상처가 되었고 그래서 우리 사이에 오해가 생겼던 거겠죠.


R: 천위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당신이 이해가 돼요. 뭐가 이해가 되냐 하면 당신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삶에서 어려운 일들을 혼자서 견뎌내야 한다고 생각해왔어요. 그래서 우리 사이에 임신과 유산이라는 중요한 일들이 생겼을 때 겪게 되는 아주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나에게 나누지 못한 채 이 역시 혼자 해결해야 한다고 여겨왔던 것 같아요. 그것이 당신이 느낀 건가요?   


S: 맞아요. 당신에게 무심해서, 당신이 내게 중요하지 않아서 말을 하지 않은 게 아니에요. 눈에 보이지 않은 감정 같은 것들은 내가 알아서 해결하고, 그저 행동으로 당신을 챙겨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러한 내 방식이 당신에게 상처가 되었던 것 같아 미안해요.



     - 3단계

     돌봄행동 대화법 

      과거에서 현재까지 경험했던 돌봄행동과 이전에는 한 번도 받지 못했지만 미래에는 받고 싶은 돌봄행동을 생각해보고 나의 파트너에게 알려줍니다. 내가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특정하고 아주 구체적인 행동으로 상대방을 초대한다면 두 사람이 서로 잘 교류할 수 있는 방법을 학습할 수 있겠죠. ex. 먼저 출근하는 배우자가 자고 있는 배우자의 이불을 목까지 덮어주기. ① 과거나 현재 (이미 하고 있거나 과거에 했던 것) ② 미래 소망 (앞으로 받고 싶은 것)과 관련된 돌봄 행동을 고민해보고 서로 기꺼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합니다.  


R: 나는 당신이 나를 위해 말만 하지 않고 행동으로 먼저 움직여줄 때 사랑받고 돌봄 받는다고 느껴요. 다만, 그런 것들을 내가 매번 알아차리지 못하고 넘어갈 때가 많아요. 그러니 때때로 내가 당신의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하고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S: 나는 당신이 내 끼니를 걱정해주는 말을 해주고 냉동실에서 만두를 꺼내어서 삶아줄 때 내가 돌봄 받고 있다고 느껴요. 내가 왜 그렇게 느끼냐면 나는 어릴 때부터 누가 내 끼니를 챙겨주는 경험이 잘 없었고 오히려 내가 동생 챙기느라 바빴으니까. 당신이 그렇게 해줄 때 나는 아 나보다 나를 더 챙기고 염려하는 사람이 있네, 든든한 느낌이 들어요.  



R: 내가 당신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장 마음에 와닿은 것은 당신이 얼마나 혼자서 그간 버텨왔고 누군가에게 자기 감정을 말하는 게 얼마나 익숙하지 않은가 였어요. 나는 당신이 날 대접하지 않는다고 여겨서 그간 화가 많이 났고 우리 관계에서 혼자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이제 당신의 마음을 알았으니 당신이 감정 표현이 어려울 때마다 우리의 관계에서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내가 먼저 손을 뻗을게요.


S: 나의 치유와 나의 성장을 위해 함께 해주는 사람이 당신이어서 너무 감사해요. 내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마워요.


R: 당신의 이야기를 내게 나눠줘서 나도 고마워요.


출처: 넷플릭스, 겨우 서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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