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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irut Mar 04. 2020

바 나인, 코그노센티 커피

LA 커피기행

자이드 나큅(Zayde Naquib)은 LA에서 소문난 커피 덕후였습니다. 영상업계에 커리어를 시작했던 그는 비치보이스 전 멤버가 LA현대미술관(MOCA)에서 열었던  ‘Mike D-curated Transmisson LA’에도 참여해 커피와 관련된 설치작업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본업이 있으면서도 커피를 동경했던 그는 영상작업이 끝나면 카페로 향했고, 파트타이머로 일하며 커피도 배우고 카페를 오픈할 돈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2014년에는 LA다운타운 북서쪽에 컬버시티에 위치한 1천여평의 상업 키친을 인수하여 바 나인(Bar 9)이라는 카페를 열었습니다. 영상업계에서 일하던 경력과 각종 설치미술 작업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바를 꾸렸는데, LA에서는 처음으로 언더카운터 에스프레소 머신인 모드바(Modbar)를 설치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매장의 한켠에는 프로바톤(Probatone) 12시리즈 로스터를 설치했고, 스테인레스를 활용해 바와 좌석들을 꾸몄습니다. 




커피를 사랑하는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의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싶었던 자이드는 보이지 않은 곳에서도 세심함을 바루히했습니다. 커피는 세계 곳곳의 마이크로랏과 나인티플러스 등 질좋은 생두를 활용해 볶았습니다. 재활용 가능한 유리잔에 커피를 서브하고 패키징에서도 친환경을 강조했습니다. 매장에서는 개인컵 사용을 권장하기도 하는데, 자이드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얼마나 중점을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저는 바 나인 블랜드로 만든 콜드브루(뜨겁게 내린 커피를 식혀 얼음과 서브하는 방식)와 콜롬비아 싱글오리진 에스프레소를 마셨습니다. 좋은 콩을 선택해서인지 클린컵이 좋았고, 단맛도 매력적인 컵이었습니다. 바 나인을 소개하는 수많은 페이지에서는 수제 헤이즐넛 밀크로 만든 커피를 추천하기도 했는데, 커피를 많이 마셨고(또 마셔야 했기에) 시키지 못했습니다. 혹시라도 이 포스팅을 보고 바 나인을 방문한다면 시그니쳐 음료인 헤이즐넛 밀크 음료를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지속가능성, 다양한 취향을 배려한 메뉴, 오랜 영상업계의 경력을 바탕으로한 멋진 인테리어까지. 바 나인은 말 LA 커피의 현재를 보여주는듯 했습니다. 조금은 외진곳이라 어떤 사람들이 올지 궁금했는데, 문을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카페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역시 좋은 곳은 사람들이 먼저 알아봅니다.





바 나인의 대표가 영상업계 출신이라면, 컬버시티의 터줏대감 코그노센티 커피의 대표 이카이 임(Yeekai Lim, 이렇게 발음해도 될는지 모르겠습니다)은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건축가입니다. 그는 엘에이에서 밀(miL)이라는 이름의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며 취미로 커피를 마셨었습니다. 모든 커피 덕후들의 출발이 그렇듯 그도 맛있는 커피를 처음 맛 본 2009년부터 집에서 커피를 내려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남을땐 팝업스토어를 열어 커피를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분야에 있어 엄청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집단을 의미하는 ‘코그노센티’라는 카페 이름처럼, 그는 취미로 시작한 커피를 본격적으로 파고 들었습니다. 커피스쿨부터 시작해 SCAA에서 주관하는 바리스타 워크숍과 인텔리젠시아 커피가 주관하는 워크숍에도 참여해 에스프레소 커피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그는 포틀랜드로 넘어가 허트커피(Heart Coffee)에서 시네소 머신을 한 대 구매했고 카페 창업에 나섰습니다. 



건축학을 공부하고 현업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아온 것처럼, 그는 커피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접근했습니다. 오랫동안 바에 머무르면서 고객의 취향을 섬세하게 따라가는 일은 그 어떤 학문보다 더 많은 탐구와 공부를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커피에 대한 넘치는 사랑과 열정으로 문을 연 카페 코그노센티는 오픈 10주년을 바라보며 다운타운에 2개 지점, 컬버시티에 1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편집숍의 형식을 빌어 허트커피 등 다양한 미국내 스페셜티커피를 소개해왔는데, 지금은 자신들의 이름으로 직접 로스팅을 하고 원두를 판매하기도 합니다.


커피를 사랑하는 이의 카페가 아니랄까, 이른아침에 방문한 코그노센티는 맛있는 커피를 찾아온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커피가 좋아 엘에이 카페들을 둘러보고 있다니 바리스타는 자신이 좋아하는 엘에이 지역의 카페들을 추천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커피를 많이 마셔 지칠테니 조금 색다른 음료를 마셔보라며 차가 들어간 브룰리 라테(Brulee Latte)를 추천해줍니다. 친절히 판매중인 원두들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었는데, 코그노센티에서 직접 볶은 콜롬비아 원두가 가장 맛있다고 하여 한 봉 구매도 했습니다.


커피를 사랑하는 도시에서의 여행은 즐겁습니다. 사랑스러운 카페들로 넘치고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딜가든 환영을 받기 때문입니다. 이틀동안 총 열세곳의 카페를 다니면서, 커피 마시기를 멈추지 못했던 이유입니다. 커피를 사랑하는 이들이 마시는 커피는 결코 거절할 수 없기도 하고요.



Bar 9

3515 Helms Ave, Culver City, CA 90232 미국

2JG8+PG 컬버시티 미국 California

barnine.us

+1 310-837-7815

매일 07:30 - 16:00


Cognoscenti Coffee

6114 Washington Blvd, Culver City, CA 90232 미국

2JJC+CV 컬버시티 미국 California

cogcoffee.com(다른 2개 지점은 홈페이지 참조)

+1 310-363-7325

월-토 6:00 - 17:00 / 일 6:00 -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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