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벨리따 Jan 17. 2023

올해 마지막으로 밤샌 이야기

아직 젊다

밤을 새웠습니다. 꼴딱이요. 어제는 새벽 3시 20분에 일어났으니 글을 쓰고 있는 지금, 26시간째 눈을 뜨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머리가 멍하지는 않아요. 눈만 조금 따갑고, 코도 좀 따갑네요. 욕실의 거울을 보고는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주름이 더 잘 보이고요, 모공도 확 넓어진 거 같아요. 수면 부족이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제 어후, 표지 선정에 시간을 덜 보냈으면 한 시간이라도 잘 수 있었을까요. 매번 집중한 건 아니니, 그 딴짓시간까지 다 포함하면, 두 시간은 잘 수 있었을까요. 지금이라도 한 시간 자고 일어나야 고민이 됩니다.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아플 거 같고, 안 자자니 아침까지 어떻게 버틸까 싶어요. 


밤에 일찍 자고 새벽에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난 날이 있습니다. 물론 어제도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난 날에 해당이 됩니다. 저는 왜 잠을 자지 않았던 걸까요? 

개인 저서 준비 중입니다. 출판사로부터 교정본을 받고 주고받기를 하고 있습니다.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넘어가지 않는 부분, 중복되는 단어를 수정하고 있어요. 몇 번씩이나 주고받았는데도 계속 나옵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라고 하는데 그럼 고쳐야 하는 글이 적어야 하는데 저는 기본 세 쪽 이상은 나와요. 언제까지 원고를 봐야 할까요? 소리 내어 읽다 보니 목은 따갑습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시간 안에 끝낼 수 있어서도, 여유가 있어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어서도요. 지금 해놓으면 오전이나 오후에 좀 더 편하게 잠도 잘 수 있습니다. 책 읽고 필사는 낮잠 한 번 자고 해도 되지요. 젊다는 것도 몸소 느낍니다. 체력이 달리면, 벌써 자러 들어갔을 텐데요. 감사한 일이네요. 


밤을 샐 수 있었던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반팔을 입고 있습니다. 방문은 열어 놓았어요. 온도가 떨어진다고 조심하라는 안전 문자가 왔는데, 방으로 찬 공기가 계속 들어와요. 알면서도 문을 닫지 않았습니다. 안그러면 멍해지고 잠이 올 거 같았어요. 


교정본을 주고받다 진짜 확정이 되면 예약 판매도 시작입니다. 표지도 결정했으니까 아마 오늘부터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종이책으로 나오는 개인 저서는 처음이라 두근두근 긴장되기도 하네요. 


책 한 권을 쓰면서 이때까지 하지 않은 일을 했습니다. 양가 부모님 댁에 가서도 새벽에 일어나 스터디카페에 가서 글을 쓴 일, 마무리한다고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 원고 본 일, 하루 여섯 시간이고 자리에 앉아서 글을 쓰고 수정한 일. 덕분에 지금 어깨는 뭘 해도 풀리지가 않습니다. 


이번이 마지막 밤 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밤 휴식하고, 내일은 브런치 글은 쉬는 날입니다. 모레, 다시 뵙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단정 짓지 말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