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이 당신의 전부다

_데일리 필로소피

by 벨리따

<데일리 필로소피>의 '이성이 당신의 전부다'라는 글을 읽고 내 생각은 어떠한가. 이성이 전부이고 이성이 곧 내 것이라는 말에 동의하는가. 나는 아니다. 중요하긴 하지만, 감성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성은 덜 후회하는 방향으로 가는 성장의 길로 이끈다고 본다. 그리고 성장하려는 계기가 되는 건 마음이고. 마음이 움직여야 동력이 생기고, 꾸준히 할 수 있다. 이성이 전부라고 할 정도로 이성만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 문과 1등 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녀는 의대에 입학했다. 이과를 가야 의대를 갈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었으나 문과에서 의대로 진학하는 경우도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 19년도에 하브루타 수업 때 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문과와 이과의 비율이 적절해야 한다고.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문과와 이과 비율이 55 대 45로 문과가 조금 더 높았다. 지식이 많다고 해서 환자에게 이를 잘 설명할 수 있지도 않다. 무엇보다도 아파서 오는 환자들은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서는 전문가에게 맡겨두는 편이다. 그들은 의료진들이 공감과 위로해 주기를 바란다. 치료하면 좀 더 좋아진다는 말 한마디 듣고 싶어 한다. 이런 이유로 문과 비율이 조금 더 높지 않았을까 싶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드라마를 보고 있다. '슬기로운 의사 생활'도 재미있게 봤었고, 드라마 OST를 듣기만 하다가 아이들이 드라마를 보고 싶다고 해서 최근에 다시 보고 있다. 때마침 전공의 생활도 방영 시작했고, 특별 출연으로 나오는 의사들도 보며 재미있게 보고 있는 중이다. 1년 차 전공의 중에 김사비라는 이물이 있다. 공부 1등이다. 논문을 사랑하고 책으로 공부하는 의사이다. 두 번째 암을 판정받고 수술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환자는 사인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착하게 살았는데 왜 나는 또 암 판정을 받았냐고 그 이유를 알고 싶다고 의사에게 묻는 장면이 나온다. 김사비는 착하게 산 것과 암은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이후에 4년 차 전공의가 환자를 다독거리며 수술 동의서에 사인받는 장면이 나온다. 이런 걸 본다면 의사는 사람 마음을 헤아릴 수도 있어야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전문적인 지식과 합리적인 판단이 다가 아니라는 말이다.



나는 내성적인 사람이다. 밖에 나가는 게 싫다. 집에 혼자 있고 싶어 한다. 사람들이 만나자고 하면 고민한다. 나가서 힘이 빠질 모임이다 싶으면 핑계를 대서라도 나가지 않는다. 혼자 집에 있는 걸 좋아하니까 밖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면 나간 김에 하고 돌아온다. 이런 이유로 또 나가서 어떤 순서로 일을 볼지 정하기도 한다. 이런 내가 말을 많이 할 때가 있다. 편한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다. 여기에서도 내향적인 모습이 있긴 하다. 말 많이 하다가 정신이 피곤하다 싶으면 그때부터는 입을 닫는다. 아니면 처음부터 충전을 하다가 말을 많이 한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면서도 사람들 만나면 수다쟁이가 될 때도 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다정하고 어디에서든 자기 의견 내는 모습이 좋아 결혼도 했다. 무엇보다도 술도 같이 마실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같이 살다 보니 맨날 폰 잡고 사는 모습을 본다. 자기보다 남들 더 챙긴다. 욱할 때, 꼭 말도 같이 하는데 목소리가 커서 뭔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어떤 모습은 좋고, 이런 모습은 고쳤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만약 내가 다 좋다고만 하면 어땠을까. 실망이 커서 우린 서로에게 비난을 퍼붓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분법으로 나누고 싶지는 않다. 모든 일에 논리가 맞아야 하는 건 아니고, 사람 만날 때마다 입 다물고 있는 모양새도 썩 좋지는 않다. 좋다고 푹 빠지면 조금만 안 좋은 모습을 보게 되었을 때 휙 돌아서게 된다. 이성이 중요한 건 알겠으나 나는 한쪽에 치우쳐 살고 싶지는 않다는 말을 전하고 있다. 스토아학파의 철학을 좋아한다. 실용적이기도 하고 내가 추구하는 삶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글만큼은 나의 생각과는 다르다. 중요는 하지만 전부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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