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데일리 필로소피
이성적으로 말과 행동하기를 바랍니다. 감정으로 대했을 경우에 후회하기 때문입니다. 합리적으로 행동했을 경우에도 후회를 합니다만 단순히 후회로 그치지는 않는다는 게 다른 점이라고 봅니다. 이때에는 뭔가 배우고 부족한 걸 채워나가며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하지만 즉흥적이고 감정적으로 선택한 결과에 대해서는 부끄럽고 인성에 대해서 돌아보며 자책하게 된다고 봅니다.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책을 읽고, 배우며 이성으로 행동하고 판단하려 합니다.
<데일리 필로소피>의 이성적인 사람의 세 가지 특징 글을 읽으면서 나는 과연 이성적인 사람일까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책에 나와있는 세 개 중 한 개는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겠고요, 두 개는 자신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한 건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인데요, 저는 일기를 쓰고 글을 쓰기 때문에 예스라고 한 겁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부사하나, 단어 하나 들어가면 이 역시도 확신에 차서 말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들여다본다, 자신의 내면을 왜곡 없이 들여다본다. 자신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본다고 적었다면 저는 모두 x 표시를 했겠네요. 가끔씩은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을 때도 있거든요. 아니라고 한두 개 중에서도 한 단어에서 걸렸습니다. 반성은 하고 있으나 냉혹하게 한다고 물으면 아니었습니다. 100퍼센트 스스로 결정을 내리느냐고 질문한다면 이 역시도 50퍼센트를 넘기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중 저는 아니오라고 답한 두 가지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려고 합니다.
먼저 냉혹하게 반성한다는 부분입니다. 다이어리를 쓰면서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냉혹하게. 어느 정도로 해야 할까 생각해 보니 축구하는 시환이한테 들이대는 기준이면 되겠다 싶더군요. 시환이에게 축구 일지를 쓰라 하고, 리프팅도 하루에 오백 개는 해라 하고, 볼 컨트롤 연습도 필요하고, 달리기는 더 빨리해야 하며,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얘기는 연습경기나 대회가 끝나면 꼭 하게 되더라고요. 평소에 하라고 했는데 했냐고 묻고, 스스로 느끼고 해야 하는데 하지 않는다는 건 모르거나 간절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시환이한테는 엄청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데 저한테는 너그러운 편이더라고요.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요즘에는 제가 해야 할 일은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할 일을 정하고 오늘 합니다. 분량까지 정해놓고 하고요, 못한 일은 덜 채운 상태로 두더라도 조금이라도 하고 잡니다. 예전에는 무엇을 하든 꾸준하게 하지 못했으니까 매일 하는 이 행위에 대해서 저는 만족하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익숙해졌으니 새로워져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일을 추가해서 하루 안에 다 끝내도록 피드백을 하거나, 아니면 저의 집중도를 확인하거나요. 어제 다른 월요일보다 여유 있다고 느꼈는데요, 하나를 더 루틴에 넣거나 더 빠른 시간 안에 끝낼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집중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넘어가니까 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에만 만족하고 있고, 끝내기만 하면 되니까 늦은 시간에 하고 있더라고요. 늦게 자니까 다른 걸 추가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기준을 좀 더 엄격하게 잡아서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환이한테 하는 말의 강도를 저한테 먼저 적용했어야 했습니다. 눈으로 볼 수 있게 루틴을 하는 동안 폰은 몇 번 보는지, 인터넷 검색은 몇 번 하는지, 강아지는 얼마나 들여다보는지, 딴생각은 몇 번 하는지 점검해 보려고요.
다음은 편견이나 통념에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 결정을 내린다는 부분입니다. 남의 시선 신경 쓰지 않고 사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자기 의견을 내고, 행동하는 딸을 보면 부러울 때도 있고, 아직 어리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세상은 이렇다는 걸 알려줘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반대로 아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듣다 보면 타인이 이해되어서 따라가기도 하고요, 아니면 지레짐작하고는 말하지 않거든요. 내가 주인이 되어 판단을 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입장을 많이 고려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단순히 이 둘만 보면 저는 딸처럼 살고 싶어요. 남한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문제가 없더라고요. 스트레스도 안 받고요. 삶이 재미있고, 늘 웃고 있고, 행복하다는 말도 많이 하고요. 아이들은 이런데 저는 어떨까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결정을 내린다고 생각을 하지만 다른 사람의 입장이나 사회 관습을 고려하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결국 반영해서 선택하곤 합니다. 큰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은 성향도 좌우를 할 거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이미지도 고려한다는 뜻입니다.
무난하면 기억이 덜 나잖아요. 요즘에는 어느 쪽으로든 튀어야 합니다. 그걸 또 장점으로 봐주는 사람이 있고요. 저는 스스로 3.5차원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런 제가 왜 보통의 사람들의 생각을 따라가려 하는 것일까, 왜 내 모습이 아니라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에 신경을 쓰는 것일까 싶네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남 시선을 보며 살아왔습니다. 이제는 좀 더 나다운 모습으로 살고 싶네요. 더 늦다고 판단하기 전에요.
자기 인식, 자기반성, 자족적 결정. 어쩌면 사람들은 매일 이 과정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매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네요. 각각의 효과를 적어보겠습니다. 첫째,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알아야 여기에 맞는 말과 행동을 하게 됩니다. 어떤 사람과 삶이 바로 기준을 정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러면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은 자제하게 됩니다. 덜 후회하게 됩니다. 둘째, 자기반성을 매섭게 하는 일은 성장할 수 있도록 돌아보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자책 많이 해봤겠지만 우리의 삶이 달라지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형식적으로 말고, 합리적인 핑계도 대지 말고 내 말과 행동을 제대로 돌아봐야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겠지요. 셋째, 내가 결정한다는 말은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휘둘린다는 건 감정을 따라간다는 말인데요, 감정을 느끼면서도 다양한 관점을 바라보며 판단할 수 있을 때 진짜 스스로 결정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책임도 본인이 지게 되고요, 이때 자기 인식과 자기반성을 통해 제대로 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적으면서 제가 어떤 점이 부족한지 알았습니다.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났는지도 살펴보고 여기에 대한 대책도 찾아봤고, 이렇게 하기까지 저 혼자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성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서 한 건 아닙니다. 저는 그냥 지금보다 좀 더 나아지는 제 삶을 바라거든요. 그렇게 하려니 인식과 피드백과 주체적인 결정이 필요하네요. 오늘 당장 이러한 삶으로 바뀔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나아진 제 모습을 그리며 한 발씩 내디디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