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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혁 Dec 14. 2023

알-시파의 공동묘지

불이 꺼진 인큐베이터 안에

어른의 주먹만 한 조산아가 숨을 쉬지 않는다

자고 있었다고 옹알이라도 해보렴

그 작은 손을 움직여 보란 말이다

병원 밖 땅속에서 기다리는 엄마에게 가지 말고

제발 눈을 떠보란 말이다 아가야


성자들을 위한 거대한 침묵들

권력자들의 위기론들

사막의 유정들이 뿜어 내는 검은 연기들

카인의 후예들은 떳떳하게 살육을 허락받는다  


주유소 가솔린에서 피냄새가 올라온다

알-시파의 땅밑에 스며든 핏물들이

대양을 건너고 대륙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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