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시 샬라메, 젠데이아, 드니 빌뇌브 감독 ‘듄 파트2‘ 리뷰
드니 빌뇌브 감독의 초대형 SF 블록버스터 무비 '듄 파트2'가 전작의 명성을 뛰어넘을 채비를 마쳤다. 웅장하면서도 고요하게 흐르는 신화 속, 화려한 액션과 완벽히 압도되는 경험의 스펙터클이 공존한다.
오는 28일 국내 최초 개봉을 앞둔 '듄 파트2'가 베일을 벗었다. 2021년 전작 개봉 당시 극찬을 받았던 드니 빌뇌브 감독의 비전은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비주얼라이징과 탄탄한 세계관, 끊임없이 벌어지는 초대형 사건들에 몰입하는 동안 어느새 자연스레 현실의 여러 상황을 경고하는 듯한 메시지가 성큼 다가온다.
모든 면에서 압도적…올해 최고의 SF 블록버스터 찬사
'듄 파트2'에서는 전편에서 아라키스 행성에 표류한 폴 아트레이디스(티모시 샬라메)가 프레맨 전사로 성장하고, 메시아로 각성하는 과정이 담겼다. 프레맨 전사인 스틸가(하비에르 바르뎀)의 든든한 지원 속에 하나씩 과제를 수행해 나가는 폴은 살기 위해 적응하면서도, 자신을 향한 맹목적인 믿음을 경계한다. 메시아를 향한 근본주의 신앙에 심취한 남부 주민들과 달리, 아라키스의 주체적 독립을 꿈꾸는 북부 프레맨을 대표하는 챠니(젠데이아)는 그런 폴을 걱정한다.
폴 역의 티모시 샬라메는 전 편에 이어 끊임없이 시험과 담금질을 당하며 한계에 도전한다. 흔들리는 그의 눈동자에는 개인의 생존과 더불어 어머니(레베카 퍼거슨)의 안전, 아라키스의 자유 같은 복잡한 과제들이 뒤엉켜있다. 무엇보다 베네 게세리트 종족이 심어둔 퀴사츠 헤더락(메시아)에 대한 징조들을 자신이 실현시켜 나가는 것에 극심한 부담감을 느낀다. 메시아로 우뚝 서 아트레이디스 가문의 명예를 회복하고 아라키스를 자유케 하는, 길목에서 서성이는 그의 얼굴은 수없이 고민하는 청춘의 표정이다.
레이디 제시카를 연기한 레베카 퍼거슨은 한층 강력한 카리스마로 신을 훔친다. 그 역시 생존을 위해 적응하지만, 각성 후 강력한 믿음과 예언으로 무장한 제시카를 막을 수 있는 존재는 없다. 젠데이아가 연기한 챠니는 폴을 사랑하지만, 그의 안전과 아라키스의 자유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강인함을 지녔다. 파트2에 새로이 합류한 오스틴 버틀러(페이드 로타 역)와 레아 세이두(레이디 마고 역)는 강력하고 폭발적인 케미스트리로 인상적인 활약을 한다. 황제의 딸인 이룰란 공주 역 플로렌스 퓨의 존재감도 못지않다.
원작 메시지와 공존하는 스펙터클…전편 뛰어넘었다
무엇보다 '듄 파트2'의 볼거리는 전 편보다 훨씬 더 서사적이고, 사건 위주로 구성된 탄탄한 스토리텔링이다. 매 신마다 웅장함 가운데서 고요하게 흐르는 신화적 매력이 넘친다. 페이드 로타와 폴이 마주하는 액션 신에서는 긴장감과 함께 타격감 넘치는 액션 쾌감이 가득하다. 폴이 그토록 피하고자 했던 제국 전쟁은 장면 하나하나가 놓칠 수 없는 액션 스펙터클 향연이다.
'듄 파트2'에서는 전 편보다 폴의 고뇌에 집중하면서 메시아를 향한 맹목적인 신앙에 경고의 메시지를 뚜렷하게 전달한다. 강력한 힘을 지닌 레이디 제시카가 갈수록 위험해 보이는 이유다. 결국 각성을 피할 수 없었던 폴이 해야만 하는 선택과, 원작 팬들은 이미 예감하고 있을 그의 운명은 관객들을 깊은 몰입감과 함께 다소 비애감에도 젖게 한다. 마지막 신에서 챠니가 슬픔을 접어두고, 놓을 수 없는 전사의 본분을 다지는 비장한 표정은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든다.
원작의 메시지를 짙게 담은 것과는 별개로, '듄 파트2'의 완벽한 액션과 비주얼, 흥행성은 여러 번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전 편에서 오로지 공포의 대상이었던 모래벌레의 탄생과 쓰임을 알고, 사막의 힘과 함께 돌진하는 장면들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이다. 레이디 마고, 페이드 로타, 이룰란 공주, 권력을 움켜쥔 레이디 제시카의 복색과 비주얼라이징 역시 경탄 이상의 비주얼 쾌감을 선사한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뛰어난 통찰력과 혼신의 미감을 발휘하며 전편을 뛰어넘는 후속작의 드문 계보를 이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