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이병헌·김우빈 주연 영화 '마스터' 리뷰
영화 '마스터(2016)'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의 완벽한 콤비 플레이를 만난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사건부터, 살아 숨 쉬는 캐릭터, 짜릿한 카타르시스까지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마스터'는 범죄 오락 액션이란 장르에 충실한 영화다. 희대의 악역 진현필(이병헌)부터 그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김재명(강동원), 금융 범죄에 가담하지만 버림받고 수사를 돕는 박장군(김우빈)이 주축이다. 정의로운 형사가 지독한 악행에 맞서는 건 어쩌면 조금 빤한 설정이다. 다행히 강동원이 형사 역을 맡으면서, 사람 좋은 아저씨가 아닌 엘리트 브레인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악역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가 속고 속이기를 거듭하면서, 작은 반전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낸다.
◆ 박진감 넘치는 전개와 탁월한 리듬감…삼각 콤비 플레이 속 빛나는 조연
희대의 사기꾼 원 네트워크 진현필은 2조 원 규모의 금융 사기로 경찰의 추적을 당한다. 번번히 그를 놓친 수사팀은 전산실장 박장군을 첫 번째 표적으로 삼고, 집행유예를 대가로 전산실 위치와 진회장 장부를 빼오라는 미션을 준다. 동업자도 믿지 않는 진 회장과 김엄마(진경)는 냄새를 맡고, 박장군의 배신을 뒤로한 채 해외로 탈주한다.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 진회장의 만행에, 김재명은 분통을 터뜨리고 1년간 최후의 일격을 준비한다.
강동원은 친숙함이 물씬 풍기는, 마초적인 아저씨 형사를 넘어 새로운 캐릭터를 그려냈다. 김재명은 완벽주의 기질이 있는 데다, 사법고시까지 패스한 브레인이다. 지능범죄수사대 특수성에 맞게 엘리트적인 면모를 갖췄다. 유일하게 이성을 잃는 순간은, 진현필이 살인을 저질렀을 때다. 강동원은 그를 완벽한 계획과 준비를 통해, 최후의 일격을 준비하는 설계자로 빚어냈다. 단순하거나 단편적이기만 한 인물은 아니다. 다소 고집스럽고 깐깐한 표정과 어울리지 않는 내면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배우의 애정이 어린, 인간적인 해석이 돋보인다.
박장군 역의 김우빈은 이 영화의 유쾌한 톤을 책임진다. 다소 가벼운 행동과 말투 일색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전산실장의 잔기술은 그 역시 별 수 없이 브레인임을 깨닫게 한다. 극 초반과 후반, 변화가 도드라지는 입체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진현필은 상식을 뛰어넘는 행각으로 관객들의 맥을 탁 풀리게 한다. 그런 그가 궁지에 몰리는 상황은 카타르시스 그 자체다. 김엄마 역의 진경 역시 범상치 않은 아우라로 속고 속이는 사기꾼들의 큰 판에서 역할을 제대로 한다.
◆ 볼 만한 강동원·김우빈 관계성…판타지스러운 결말도 인상적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서로를 믿지 못한 채, 얼렁뚱땅 호흡을 맞춰 나가는 김재명과 박장군의 관계다. 계속해서 박장군은 딴생각을 하지만 김재명 역시 그를 끊임없이 의심한다. 서로가 아니면 스스로의 안위를 보장할 수 없는 사이, 묘한 긴장감과 끈끈한 유대감이 시시각각 돋보인다. 박장군을 믿지 못해 진현필을 놓친 김재명. 결국 "너도 네 머리 굴려"라고 말하는 장면에선 이제 별 수 없이 굳게 믿는 사이가 됐음이 드러난다.
김재명의 캐릭터성도 묘한 지점이다. 개인적인 사연 하나 없이, 직업적 사명감 하나로 포기를 모르고 끝까지 범인을 쫓는다. 김재명은 부유한 집안에서 잘 자란 인물이지만, 자신이 믿는 정의를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점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강동원이 직접 말한 것처럼, 형사가 범인을 쫓는 데 특별한 이유를 대야 한다는 건 어쩐지 씁쓸한 일이다. 타성에 젖은, 본말이 전도된 형사와 경찰, 법의 수호자들이 현실에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다.
그래서 이 영화의 결말은 통쾌하지만 판타지적이다. 진 회장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계속해서 누군지 모를 윗선에 돈을 대 법망을 빠져나간다. 신출귀몰한 범인을 잡기 위해 모두가 속고 속이는 와중에, 결국은 치밀한 설계자가 승기를 잡는 방향.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게이트'를 표방한 작품으로서, 거대한 스케일과 확실한 카타르시스를 보장한다. 국내 대표 배우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의 연기합과 스타일리시한 액션, 카체이싱 등 즐길 거리도 충분하다. 여전히 왓챠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