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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랑 정원예술가 Sep 30. 2016

스타일의 조화로운 공존
Villa CARLOTTA

정원의 선물 02 harmonic coexistence of styles

자신의 삶을 로마의 대 귀족의 삶, 대 부호의 삶으로 이동시켜 살아보는 방법이 있다 

로마의 의회 위원장이었던 귀족이나, 섬유수출로 헤아릴 수 없는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거나 

프러시아의 왕자이거나, 네덜란드의 공주이거나 한 사람들의 주말이나, 

휴가가 궁금하다면 이탈리아 북부의 코모(COMO) 호수에 가면 된다. 


가서 5만 평쯤 되는 정원이 딸린 방이 100개쯤 되는 빌라에서 하루를 건들건들 산책을 하고

빌라 가득  채워져 있는 컬렉션을 하나하나 애무하듯 감상하고, 

그러다 조금  텅 빈 머리가 필요하다 싶으면 앞의 호수에 나가 요트 위에서 

호수로 다이빙을 하며 일광욕을 즐기고

호숫가 노천 카페에서 와인 한잔에 해산물이 그득한 파스타나, 소고기 구이를 먹고 

다시 돌아와 세계 곳곳에서 수집해와 컬렉션 한 정원 사이로난 오솔길을 노래하듯 걸어보고

저녁이면  불을 환히 밝힌 클럽에 나가 춤을 추고 돌아와 이탈리아 대리석으로 

잘 가꿔진 침실의 아름다운 레이스로 장식된 창문을 열어젖히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이 든다

아침이면 다시 어김없이 그 눈부신 태양과 기암절벽의 산으로 둘러싸인 푸른 호수가 나를  반긴다.  

 죠지 클루니도, 히치콕 감독도 그런 곳에서 이탈리아의 귀족처럼 살아보고 싶었는지 

그곳에 별장을 두고 휴가를 즐긴다.

나도 그렇게 간다."빌라 카를로타"로    

Villa Carlotta 입구의 동상과 뮤즈엄으로 올라가는 계단

Carlotta의 정원을 거닐고 나오면서의 느낌은 흡사 거대한 세계 식물원을 다녀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단지 꽃과 나무의 종류에서 뿐만 아니라 온갖 형태의 정원 유형을 디자인하여 각각의 식물 특성에 따라 

그 유형을 살리는 새로운 형태의 정원을 변화무쌍하게 볼 수 있게 한다. 

이탈리아 귀족이자 부호의 별장은 단순한 빌라, 정원 그 이상으로 막대한 부를 발판으로 

Garden Park에는 - 세계의 정원을 컬렉션 해 놓았고, 뮤즈엄에는 세계의 작품들을 컬렉션 하여 자신의 

정치적인 성공과 섬유 사업가로서의 부와 자신의 아름다움과 예술에 대한 고상한 취미를 하나의 

권력처럼 드러낸  화려한 Garden-park이다. 


우선 그 정원의 유형을 살펴보면 지형상 코모(Como) 호숫가의 가파른 산기슭에 자리 잡은 터이라 좁은 기슭을 

기단형으로 단계별로 올라가며 틈 생기는 대로 다른 유형으로 변형시킨 그 모습이 마치 세워져 있는  

입체 정원 같은 느낌으로 묘하게 다가온다.

들어가는 입구로부터 바로 이어지는 건축을 향해 올라가는 계단은 마치 하나의 조각처럼 서있고,

그 틈 사이  벽을 따라 올라가는 장미덩굴이나, 계단 중앙 부분에 작은 폭포와 샘을 만들어 습지 같은 느낌으로

자라를 키워내는 공간 등 역시 조각과 같은 모습을 한 공간 공간을 조성하고 그 조각품을 다시 식물, 폭포, 살아있는 동물 등으로 장식하여 전체가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다가오게 하는 하모니를 보여준다

중앙계단 아래 작은 분수 폭포와 양치류의 식물들 자라가 있는 샘 


이번 정원 탐사에서 집중적으로 다녀온 이탈리아 북부 호숫가의 정원들은 대부분 밀라노 근처의 이탈리아 귀족, 또는 부호들의 별장과 정원들이다. 빌라 카를로타는 그중 COMO호수의 중상류 지점인

 벨라지오의 멜지 정원을 바라보는 곳에 있다.


잠시 빌라의 History를 들여다보면 

이곳 역시 독특한 주인들의 특성으로 1690년도에  조르지오 셀레 리치에 의해 시작된 건축이 

그의 아들 조르지오 2세에 의해 완성되었고, 1801년 잔 바티스타 소마리바(Gian Battista Sommariva)

에게 매각되었다. 그 후 그의 정치 생명이 끝나자 그의 권력과 명성을 예술 컬렉션을 통해 

되찾으려 했던 그의 노력으로 수많은 예술 작품들을 매입하여 그의 빌라에 소장하게 되어 

지금의 뮤즈엄 갤러리의 형태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 후 다시 빌라는 1843년 프러시아의 왕자와 결혼한 네덜란드의 공주 마리안느에게 팔렸는데 

 그 후 빌라는 다시 그의 딸 카를로타(Carlotta) 결혼 선물로 주면서 다시 주인이 바뀌었고, 그 딸은 이

 빌라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았으나 상당수의 컬렉션을 처분하고 정원을 다양한 모습의  희귀한 

식물들로 조성하여 매력적인 정원으로 주는 공간으로 가꾸는데 매진하였다.

이러한 그녀의 작업이 지금의 "다양한 스타일의 조화로운 공존"을 만들어내는 데 

이여하게 되었다 

그 후 23살의 나이로 그녀가 죽은 후 다시 셱센 마이닝겐(Sachsen Meiningens)의 소유로 

넘어갔더 1차 세계 대전을 맞이하고, 그 전쟁 기간 동안 정부의 관리로 남아있다 

상원의원 쥬세페 비안치니와, 밀라노 로터리 클럽의 강력한 의지로 1927년 "빌라 카를로타 협회"

재단 설립되어 지금까지 유지 관리되어 오고 있다. 

이탈리아의 유적, 유물 관리는 가는 곳마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 귀족이 살던 빌라와 정원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더 아름답게 발전시키며 가꿔나가는 

그들의 유적 사랑은 어디서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와 같은 대 부호들과 성공한 귀족들에 의해 주인이 바뀌는 동안 정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에서 다음 사람의 개성을 덧칠하며 발전을 한 까닭일까, 유난히 주인이 많이 바뀐 카를로타는 

그 정원의 다양성마저 획기적일 만큼 다양했다

입구의 오른쪽을 따라 관목 숲기를 산책하듯 걸어들어가는  오솔길 

먼저 들어가는 입구만 해도 바로 빌라, 뮤즈엄으로 들어가는 중앙 계단 정원길이 있고 

왼쪽으로 언덕을 천천히 돌아 걸어 올라가는 길이 있고, 

작은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길이 있고, 

정문 입구에서 기다랗고 좁은 관목 울타리 사이를  산책하듯 걸어 올라가는 독특한 입구 길이 있다  

주인마다 특색을 달리해서 조성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불과 입구 하나 지나가는 데도 4가지의 다른 선택을 

해야만 해서 출입구부터 그 다양성을 실감할 수가 있는 정원이다.


입구의 관목 오솔길을 지나, 담장을 타고 다시 계단으로 이어지는 길 

식물 구성과 조성법에 관심이 많은 나는 오솔길을 골라 느리게 느리게 산책하듯 올라가 보았다 

U턴을 하듯 돌아 끝나는 오솔길에서 다시 중앙계단을 만나 올라가 본다 

중앙계단을 오르며 한계단 오를 때마다 다른 형태의 정원을 보게된다 

계단을 따라 오르며 기단식으로 조성된 평면마다 만들어 놓은  다른 형태의 정원을 본다, 이곳은 소철과 등나무 덩굴 터널, 베고니아 장미 덩굴들이 조화를 이룬 테라스 정원으로 조성된 모습이다 

한칸 위의 테라스 수국과 비비추, 사초류를 이용한 월가든

테라스 정원을 한 칸, 한 칸 올라갈 때마다 빈틈없이 수직, 평면, 사면할 것 없이  각자의 지형 형식대로 

꽃들을 피워 올린다 

뮤즈엄 앞 마지막 테라스 계단 난간아래 부착된 식물들 

뮤즈엄 앞 마지막 테라스에서 코모 호수의 전경이 보인다. 알프스의 산자락 끝에 떨어지는 코모 호수의 

산세와 전경, 벨라지오의 아름다운 마을 풍경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뮤즈엄 앞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고 예술 작품 감상은 좀 뒤로 미루어 둔다.

정원 탐사를 목적으로 두고 한 여행이라, 작품의 향기를 눈앞에 두고 돌아서는 마음에 

맘속에 눈물이 흐른다, 이탈리아 대 부호와 귀족의 컬렉션을 보지 않고 어데 가서 

Live Collection을 본단 말인가..

하지만  이따라 보이는 자연의 풍광에 그도 잠시 잊고  정원과 코모 호수의 풍경에 넋을 뺏긴다 

플라타너스와 붉은 수국의 조화로운 풍경 

  

적절한 나무들의 칼라를 배치하여  풍경을 이루는 모습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나무와 떡갈나무와 수국의 모습이 호수를 배경으로 적절한 구조미를 보여준다

간간이 서있는 사이프러스 나무와 관목 울타리들이 마치 사원의 기둥처럼, 소망을 끌어올리는 종탑처럼 

세워져 묘한 신비감을 자아낸다

뮤즈엄 뒷마당에 작은 벽천과 샘 

진달래와 연산홍 오솔길

이곳의 특징 중 하나는 나무 군락을 이룰 때 이들을 밀착 식재하여 오솔길을 만든다

아래 울타리도 그렇고 들어오는 입구부터 적당한 거리를 지나면 계속 오솔길이 나온다 

정원을 걸으면서도 타인이나, 다른 시야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자신만의 공간을 갖기 위함일까? 

조성 방식에서 매우 독특했던 것이 숱한 오솔길이었다.

연산홍 기슭을 지나가면 그 끝에 사이프러스 오솔길이 나온다, 지면의 경사로 인해 경사와 테라스가 반복된다
관목 오솔길
초록의 경사면 사이, 한공간을 돌로 쌓은 축대 위에 칼라풀한 셀비어 종류와 봉선화,  남국 풍의 식물들로 조화를 보여준다 

경사면을 다루는 솜씨가 워낙 탁월하여 경사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는 모습 중에 하나이다

드넓은 초록의 공간 사이에 자그마하게 칼라풀한 경사면을 액세서리처럼 끼워 놓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그 옆에 남국 풍의 소철류와 삐죽삐죽 솟은 잎새들의 모습이 부드러운 것과 날카로운 것의 

묘한 대비를 이루며 조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정원 산등성이로 오르는 오솔길 
오솔길 끝의 사막 식물  조성지

정원을 각각의 오솔길과 관목류로 분류하고, 분류한 사이사이에 전혀 다른 종류의 정원을 조성한다.

그러므로 서로 간에 완충제 역할은 초록의 관목이나 오솔길이 해주며 사람들을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동시키며 연결해 낸다. 전체 톤이 비슷하여 조금 걷다 보면 금세 지루해지는 곳이 아니고

오솔길 끝에 뭐가 나올지 무척 궁금한 채로 다음 길로 이동하도록 유도한다 

고사리 계곡의 나무에 매달린 초미니 스프링쿨러

7일 내내 머무는 동안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며 구름 한 점 없는 북부 이탈리아에서 

어떻게 그렇게 풍성한 초록을 가꾸는가 놀라웠었는데 요렇게 필요한 곳마다 초미니에서 지름 1m 반경에서

도는 것, 위로 솟구쳐 나무 잎 아래만 치는 것, 등등 다양한 스프링클러들을 나무마다, 숲마다 배치해 놓은 것을 

발견했다. 역시 선진국의 매니지먼트는 늘 경탄이다.. 우리나라 공무원들  조경 식재 관련 회의 때 

입버릇처럼 나오는 소리가 나중에 관리 안 하게 해달란다. 

관리 안 하고 유지되는 정원이 어디 있담, 풀 안 뽑고, 물안 주고, 보강 안 하면서 크는 곳이 있다.

우리가 보지 않는 데서만, 국립공원도, 정원도, 길바닥의 초록 띠도, 가로수도 다 전지하고 약치고

낙엽 정리하고, 솎아내 주고 해야 한다.. 세계의 정원들을 다녀보면  쉬지 않고  

떨어진 나뭇잎 조차 주워서 케에백에 담아서 이동하고 시든 꽃을 계속 따주며 관리하는 정원사들을 본다 

그래서 그렇게 싱싱하고 풍성하게 계속 꽃을 피우고 초록의 잎을 밀어 올리는 게다. 

앞으로 한국에 돌아가서는 그런 관리자나 공직자나, 대표들을 만다면 좀 더 설득적으로 

관리의 필요성을 말해야겠다. 

공간 포인트 별로 하나의 Painting 작품같은 조성을 한 모습 

villa Carlotta Garden -Park은 1/3만 보고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다. 

애초에 코모 호수에서 이틀 만 머물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이었다. 

북이탈리아의 호수 지역은 4개의 호수가 모여있는데 한 호숫가마다 5일씩은 머물러야 한다 

5일간 머물러 봐야 둘레가 180KM나 되고, 깊이가 400나 되는 이 맑은 호수에서 수영한 번 못하고, 

둘레를 다 돌지도 못하고 몇 군데를 포인트로 찍어서 다녀야 겨우 명소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가서 기념사진만 찍고 다니면야 그럴 리가 없다  하루면 차로 이동하고 보트 택시 타고 찍고 찍고 가능하다 

그러나  나처럼 발로 정원을 다 돌아다니고, 거리를 다 돌아다니는 사람에겐 코모 호수는 

딱 열흘 아니 한 달쯤 머물러야 제대로 살아볼 수 있는 곳이다. 

마리 아줌마가 아침밥을 든든히 먹이며 하는 소리가 다시 떠오른다 

코모는 절대 2일 동안 다 볼 수 없다고... 

맛나게 먹었던 마리가 차려준 아침식사와 마리 집에서 본       코모호수 풍경 


카를로타 전경 , 저위에 석산아래 하룻 밤을 신세진 마리의 집이 있다 
카를로타 직전의 개인 저택앞 선착장 

코모에서 빌라 카를로타로 이동하는 길은 길 자체도 하나의 예술이었다 

중세 12-13세기경에 만들어진 도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채 보존되어온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길이다

무수히 매여있는 요트들


카를로타를 가는 동안 지나갔던 길가 호숫가의 레스토랑이다.

문득 우리나라 청평호수에 있는 매운탕 집들과 비교가 되었는데

요즘은 우리나라도 너무나 이쁜 까페들과 식당들이 많아져서 별 감흥이 없을수 있으나

이런 건물들이 12세기 13세기의 건축을 그대로 보존하며 지켜온 것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근원의 깊이가 

느껴지는 그런 풍경이다 

이길은 유네스코에 등록된 아름다운 Green Way이자 북 이탈리아의 로만 로드이다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 내내 거리에 오토바이, 자전거, 오픈카 등이 뒤엉켜 들어오며 사람들로 붐비는 

그 거리는 지질하거나, 혹은 각박하거나, 혹은 허세롭거나 기죽거나 한 일상생활을 

중세 로마 귀족들의 여유로운 주말과 휴가를  맘껏 즐길 수 있는

시간 이동의 공간이다

그래서 이탈리아에서, 할리우드에서, 스위스, 독일 등의 다른 국가들에서 로만드림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단 하루만 지내봐도, 카를로타와 같은 빌라에 세 시간만 머물러 봐도 삶의 격이 

그렇게니 다른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탈리아의 긴 집권 기간의 부가 귀족들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그때가 부러운 것이 아니라, 그런 유적과 유물과 그곳에 머물렀던 사람들의 정신과 

문화를 오롯이 보존하며 지금도 그때의 영화처럼  문화 강국의 파워를 즐기는 그 정신이 부러웠다.

많이 배우게 된다. 

특히 빈틈없이 가꾸고 여전히 대국의 꼬장함으로 완성도 높은 공간과 문화 미를

높이 자랑할 만큼 아름다운 그들을..


2016. 09.02일 보고 30일에 쓴다. 권영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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