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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랑 정원예술가 Sep 18. 2016

정원 조각 Balbinello Garden Learn

정원의  선물   01- 북 이탈리아  코모

북 Italia Lago Di Como(코모 호수)의  Villa del Balbianello(빌라 발비아넬로)는 격조 있는 탐험가이자

로맨티시스트의  아름다운 영혼의 이야기를 나누는 단아한 건축과 테라스 정원이다

외부의 건축은 마치 작고 아담한 부호의 별장  빌라로만 보이지만 빌라 내부를 따라 들어갈수록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의 어마 어마한 지리학 관련 서적, 히말라야 사진과 지도, 진귀한 소장품과

예술 컬렉션, 장인의 가구들을 가득 안고 있는 전시장의 모습을 갖춘  빌라를 품은 테라스 정원이다.

그리고 벨비아넬로의 건축물들은 크게 라이브러리, 뮤즈엄, 생활 내부 공간, 작은 교회, 정원으로

나뉘어 있다, 1700년대에 수도원이었던 것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며 1974년도에

이탈리아 최초로 히말라야 원정대를 이끌었던 등반가 이자 밀라노의 귀족인 Guido Monzino에게

넘어간 후 미혼인 그가 죽자 내셔널 트러스트로 기부되며 이 유산을 관리하는 재단이 설립되었고

그 재단에 의해 20년 후에야 비로소 하나하나 복원, 정비되어 지금의 모습으로 전시되고 있었다.





   정원 테라스에서 바라본 코모 호수  서쪽 풍경과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나무

이 보석처럼 잘 세공된 정원은 알프스의 산악지역을 바라보며 400여 미터의 깊이로 최고의 담수량을 자랑하는 코모 호수의 맑은 물과,  병풍처럼 둘러싼 봉긋봉긋 솟은 산들의 풍광을  배경으로

깊이 있고 단아한 탐험가이자 산악인이었던 Guido Monzino가 생전에 살았던 빌라를

하나하나 보고 난 후에야 정원을 바라보아야만 비로소 그의 정원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접근해 들어가는 길은 2곳으로 나 있는데 하나는 코모 호숫가 도로변에서 동산을 하나 넘어 들어오는 길이고

또 한길은 택시 보트를 타고 선착장으로 들어가며 바로 빌라와 정원의 풍광을 바라보며 진입하는 길이다

머나먼 나라에서 비행기 타고 달려간 나는 성급히 택시 보트를 타고 바로 테라스 정원으로 다가갔다

코모 호수의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열심 열심 설명해 주던  숙소의 아름다운 Mari여사의

말씀대로 암말 못한 채 바라만 보았다 배를 대는 선착장부터가 암벽 정원에다 계단 하나하나 빈틈없이

빌라 발비아넬로 선착장 진입로
빌라 발비아넬로 선착장의 나무와 꽃들

꽃들과 식물들이 가득 채워져 있다, 심지어 벽돌 틈에조차 작고 하얀 꽃을 피우는 미니 국화같이 생긴 꽃이 앙증맞게 벽에 매달려 피어있었다.


보트 택시에서 내리니, 이탈리아 남자가 가이드가 해설이 있는 투어를 할 것인지, 그냥 할 것인지 물으며 티켓 부스로 안내한다, 티켓 부스는  기념품과 사진집 등 서적을 함께 파는 곳이다 작은 빌라의 구석구석을 아기자기 활용하며 테라스 정원을 경영하는 모습이 먼저 인상 깊게 다가왔다. 서둘러 달려온지라, 물한병사고, 간단한 과자를 사서 점심을 대신하고 정원 탐색과 빌라 가이드 투어를 하기로 했다. 특별한 사람의 특별한 정원이니

그 사람의 삶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는 것이 정원이나 건축, 빌라 내부를 더 느낄 것이라 보았다.



17세기에 수도원이었던  특징으로 작은 교회가 하나 있었는데,  그 교회의 종탑에서는 15분마다 종이 울렸다. 맑은 호숫가에서 뎅그렁뎅그렁 울리는 종은 마치 휴일의 아담한 축제를 알려주는 듯 즐겁고 유쾌한 느낌으로 들려왔다. 특히나 재미있던 것은 빌라 맨 아래층에  시계의 작동장치를 연결하여 시계가 움직이는 태엽과 톱니바퀴 등을 보여주던 대형 기계장치를 배치한 것이다. 빌라 주인이 특수 시계와 장치 등에 관심이 많았음을 볼 수 있었다

빌라의 투어는 정원의 한가운데 있는 라이브러리 건물부터 시작되어 그의 손님맞이용  거실과 생활공간을 거처 소장품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 그다음 개인 전용  서재와 그의 어머니 방을 거쳐 시계장치가 있는 방으로 빠져나와 매표소의 가게로 다시 빠져나오게 되어있었다. 작은 빌라라고 생각했는데 어찌나 소장품이 많았던지 거의 한 시간 반 정도를 설명을 들으며 이동했었다

그의 소장품과 손님맞이용 방, 라이브러리 등은 한 개인의 소장품이기보다는 한때의 순간에 한 분야 -특히 지리, 산, 지도 등에 집중하여 컬렉션을 함- 에 정통한 한 연구소 도서관을 연상하게 까지 했다. 히말라야 등반, 남극 탐험 등을 삶을 바친  빌라의 주인은, 히말라야 지도 원본과 코모 호수 지역 지도와 사진 전집 등을 소장할 뿐만 아니라, 그러한 탐험의 과정에서 마주하게 된 사건 때마다 입었던 의상, 소품 등도 그대로 소장되어 마치,   그의 일생을 함께 지내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었다.

히말라야 사진들


특수 장치가 달린 무쇠 트렁크

사냥하는 타피스트리가 있는 프랑스 풍 리빙룸

남극 탐험 때 활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썰매와 여러 소장품들


빌라 내부의 아름다운 가구들


즐겨 사용하던  책상과  지도

지금도 바로 저 책상에 앉아 아름다운 이탈리아 남자의 미소를 보여줄 것 같은 리얼한 공간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Guido Monzino에게 유산을 물려준 집안은 밀라노의 부유한 사업가였었다고

한다, 유산을 물려받았으나 그는 사업에는 관심이 없고 히말라야 , 에베레스트 등반과 극점 탐험에 관심이

많아 지리부도, 지도, 해도 등을 구하고 세계를 탐험하였다고 한다. 집안에는 이탈리아 가구뿐만 아니라,

프랑스 풍 거실, 중국 가구 등과 소장품이 있었는데  세계 여행을 하며 얻은 안목 덕분이었으리라 본다

이 공간 중 특히 내 마음에 들었던 곳은 그의 작은 전용 서재였다. 호숫가의 둥근 나무 너머 알프스 산맥을

바라보며 독서에 빠졌을 멋진 탐험 감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들어왔다, 아래 사진이

그 서재의 작은 그의 책상이다

전용서재의 작은 책상
그의 서재에서 바라보는 둥근 나무와 정원

이제 비로소 그의 영혼에서 붙잡혀 있다. 정원으로 빠져나왔다. 한 탐험가의 자유로운

영혼이 만들었을 정원은 또 어떠할지 무척 마음이 설렜다. 처음 마주하는 테라스는 서쪽으로 천천히 이우는 햇살 아래 커다란 플라타너스 나무 사이로 늦여름 햇살을 즐기는 요트객들이 보이는 호수 풍경이었다



첫번째 테라스에서 보이는 섬입구와 요트
첫 테라스의 플라타 너스와 호수 풍경
첫 테라스에서  중앙 테라스 라이브러리로 가는길의 수국과 담쟁이가 덮인 플라타너스, 사이프러스 나무들
중앙 테라스의 장식과 건축문양,  가운데는 테라스이고 양 옆은 수천권의 지리학 라이브러리이다
같은 위치에서 오른쪽에는 개인 생활 공간과 뮤즈엄이 있는 빌라와 교회 . 전체적으로 나무 모양을 둥글게 정리하여 동그마한 언덕과 동글 동글한 나무들이 빌라를 감싸 안는 듯한 모양
어디든 빈 공간이 없다. 담쟁이 땅을 집고 피어나는 작은 지피류, 그리소 사이 사이의 소철 등으로 볼륨감을 살려준다
건축물을 오브제-조각처럼 정원위에 오두마니 올려 놓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건축을 살리고자, 주변을 비웠다
테라스 안쪽, 결혼식 준비중이다, 이날 하루 종일 신랑신부와 촬영동선이 겹쳤다.행운일까?


중앙테라스에서 동쪽정원으로 내려오는 암벽 역시 빈틈없이   작은 꽃과 나무들로 채워져 있다 . 상록은 역시 동글동글 ...
이탈리아 정원을 보며 느끼는 것 선을 정말 잘 뺀다 . ㄴㅏ무 를 참 잘 배치한다 건축과의 조화가 으뜸이다. 저아래 우리는 흔해 터졌다고 무시하는  저 빨간꽃 , 석상과는 그만이다
결혼식 피로연 준비가 한창인 빌라 앞
이탈리아 토 분은 이탈리아에서 이쁘다
 저무는 발비아넬로의 마지막 모습, 저 산등성이로 걸어 나올걸 하며 바라본 모습 작은 반도를 통채로 조각한 느낌. 정원을 본게 아니라 거대한 조각작품을 보고있는 느낌


정신없이 구경하다 6시를 넘겨서 마지막 택시 요트를 놓쳤는데 결혼식 손님이 들어오는 덕분에 요트를 타고 나오며 마지막 모습을 본다. 건축과 거대한 조각이 함께 한 듯한 정원이다.

이 공간을 보며 느낀 것은 우리나라 도시 곳곳에 땅이 없어서 정원 못 만들 곳은 없다는 것이다

틈나는 대로 심어서 알차게 키워서 주렁주렁 올라가게 한다. 물론 날씨 우리보다 좋지만

우리라고 계절에 살아남는 종자들이 없는 게 아니다. 부지런히 가꾼 탓이다.

재단을 설립하여,  전체 유물과 정원을 관리하며 보석 다루듯이 하는 그들을 보며

그렇게 하면 못 살 꽃도 나무도 정원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일자리 수만 개는 만들 수 있다. 전 국토의 정원화 그게 꿈이다.

북이탈리아의 알프스 산자락 뺨치게 봉긋봉긋 아름다운 우리나라 산등성이에

비루한 비닐조각에 농사짓다 버린 쓰레기들 걷어내고 틈나는 대로 꽃과 과실나무를 심으면 우리는

지금보다 세배는 더 부자가 될 것이다. 달디단 뜨거운 태양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뭐가 부족해서 지질하게 쓰레기 더미를 만든단 말인가 ...

 면에서 바라본 발비아넬로 라이브러리, 오른쪽  길 끝에 Guido Monzino의 무덤이 있다 행복하겠다. 죽어서도 그렇게 많은이의 사랑을 받으니
빌라 뒷 측면 모습 , 저 위 동산으로 걸어나오는 길도  무척 아름답다고 한다.아습다 봄에 다시 보자

배를 타고 빌라 델 발비아넬로를 돌아 나오며 크게 가슴에 남은 것은 한 개인의 생활공간,

서책, 물건 등을 완벽하게 살아 생활하는 것처럼 그대로 유지하여

마치 지금이라도 집주인이 금방 어디선가 튀어나올

  듯한 현장 보존과 그 도네이터의 무덤이 바로 곁에

 보존되어 실존감을 더해주며 관람객들과 교감하고 있는 점이었다

이탈리아가, 원화 복원과 유물 복원 등에서 세계적인 학교까지 갖추고 있는 곳이지만 역시 대국의 후예답게  대국의 유물들을 지켜내는 솜씨 또한 부러운 것 중 하나였다.


마치 아름다운 초록의 호수 위에 떠있는 건축 작품 하나와

   정원이라는 주제로 완성해놓은 정원 조각을 본 듯하다

공간과 기가 막히게 조응하며 앙증스러운 매력을 보이는 그런 공간이었다

늦가을 단풍의 짙은 색감 속에서나, 이른 봄 만개한 모습이 무척 그리운 그런 정원이다.

마치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운 아기를, 연인을 두고 떠나는 기분으로 아쉽게 발걸음을 돌린다

2016. 09.02 답사후.18에 쓰다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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