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교류
Visual Dialogue와 창의의 꽃

Chapter 09, Visual Dialogue를 통한 대화의 꽃

우리들의 대화는 상당수 모호한 개념이나,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주제를 두고 같은 단어를 되뇐 것 만으로

다 이해했거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더군다나, 서로가 살아온 경험이나 배경이 완전히 다른 경우

단어, 문장 등이 갖고 있는 의미는 사전적 의미와 상관없이 전혀 다른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힘의 불균형에 의해, 기회의 불균형에 의해 서로 주고받는 대화의 내용이

완전히 무시되거나 폄하 혹은 동일하게 치부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을 본다

이런 경우에 비주얼 다이얼로그를 통해서 그 대화의 불균형과 오해를 바로잡을 수가 있다.


연재 중인 비주얼 다이얼로그 2-4편에 소개된 뇌과학 원리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상대의 대화를 들으며 자신의 기억을 환기하여 다시 기억 저장한다는 점을

주의 깊게 고려하면, 단어의 뜻이 사전적으로 같다는 이유로

동일하다고 치부해 버리고 상대의 이야기를 잘라 버린다거나, 자신의 생각으로

덮어버리는 것은 형식은 둘의 대화인데 실은 한 사람만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게 된다


“ 평생 경영자이자, 시민활동가로 살아온 사람과 예술경영 디자이너이자,

교육자, 정원 디자이너로 살아온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나누는 대화를 예로 보자



경영자이자 시민활동가가 관심을 갖고 주력하는 도시 재창조 활성화 관련 논의 중에,

집합 강의와 현장 답사 중심의

도시재생 교육을 마친

도시 재창조 지원자들의 실행 성과를 높이기 위한

재교육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전문가로 회의에 초대된 컨설턴트에게 의견을 물었다.


question-mark-1495858_960_720.jpg 수많은 질문을 예상 했었다

"어떤 방식이 좋을까요? 이렇게 이미 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위한 것으로요?"

" 실행을 목적으로 한다면 관광 진흥 차원의 도시 재창조 관련 과제를

직접 수행하면서 관련 역량, 필요 지원 등을 찾아내고,

그런 지원이 이루어졌을 경우 관광 진흥을 위한 시민들의 활동 변화와

관광객의 관광서비스 이용 변화 상황을 실제 영화로 제작해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

AAE_4398.JPG 영화제작 관련 안내와 논의 과정 H그룹

그 영화를 통해 행정기관의 지원이 만들 변화의 실체를 보여주고

시민들은 영화 제작 과정에서 협동 창작 성공 경험과, 아이디어를 재현해가는 과정을

경험하고, 그들의 협동 창작 과정이 즐겁고 성공적일 수 있음을 믿게 되어

향후 실제 활동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경험 근육이 생기게 됩니다 "


"좋겠네요. 근데 우리 영화 제작 수업 해 봤어요"

"아, 언제요 어떤 방식으로요?"

" 여기 작은 영화관에 모든 장비가 다 있어요

그걸로 한번 해 봤어요"


"그런 경험까지 있다면 더 잘하시겠네요.

이제 실질적인 내용을 영화로 제작하는 제작 과정이 되면

더 흥미 있어 할 것입니다"


..........


더 이상 이야기가 진전이 안 된다

AAA_3566.JPG


경영자, 시민운동가의 머릿속에는 기존에 해 보았던 영화 수업에 관한

기억이 돌아가나 보다, 그리고 뭔가 부정적인 혹은 기대와는 다른 그 기억 때문인지

더 이야기를 진전시키질 않는다.


그리고 주제를 바꾼다.

그런데 그 사람이 이 도시에선 결정적인 영향 가이다.

지원해줄 행정팀 책임자도 와있고, 담당자도 와 있는데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났다.


예서 이야기를 더 디테일하게 하자고 과거 그들이 한 영화의 경험을 물어보고

그 영화에서 다룬 방식, 프로그램의 디테일 로드맵, 사용 장비는 어떤 걸 썼고

감독, 조감독, 연출, 조명, 분장, 기계부, 등등 의 심도를 어느 정도 구성하여

얼마 기간 동안,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었는지 구체적인 것을 주고받는 시간이 필요했었다

그리고 영화의 장르도 어떤 장르였는지,

다큐멘터리 방식인지, 픽션 방식인지, 아님 보도를 위한 뉴스 취재형이었는지

전시 홍보성의 광고영화였는지,

제대로 된 감독 제작진과 글로벌 대기업 임원들과의 영화 제작 창조학교를

10년간이나 운영하며 국내 10위권 안의 대기업 창의 컨설팅에

기여했던 예술경영 전문 컨설턴트는 속이 암담했다.


'아니 뭔 의논을 하자고 불러놓고 이야기를 진행하다 본론으로 들어가려 하면

다른 데로 튀고 다시 돌아오면 또 넘어가며 은근슬쩍 자랑이 풍년일까?'

이런 식이다.

'나 이거 있다, 우리 이것 해 봤다, 우리 이렇게 유명한 것도 다 안다.

네가 갖고 있는 게 그것보다 더 좋은지 증명해봐'

그런데 증명할 기회는 좀처럼 주지 않는다


가끔 정말 이해되지 않는 우리나라 의사결정자나 이해관계자의 상위층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의논하자고 점심이나 저녁에 보자고 하고선, 사교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일 얘기도 할 겸 밥 먹자고 하고선, 밥 먹을 땐 일 얘기하지 말자고 한다'


일이 아닌 사교, 일이 아닌 로비, 일이 아닌 인맥 학연 지연 등으로 일을 풀어가는

방식이 익숙하다 보니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하나하나 아이디어를

더하며 발전시키고 결론지어가는 대화법이 연결이 잘 안 된다

대화가 툭툭 끊어진다.

미처 생각지도 못하고 의도하지도 않았지만 이야기가 자연스레 끊긴다


여기에서 비주얼 다이얼로그가 작동되어야 한다.

꽃잎을 한 장 한 장 열듯 각자의 경험을 열어서

서로의 경험의 퍼즐을 맞춰봐야 하는 것이다


위의 영화 이야기로 다시 돌아 가면

1. 영화를 과제 수행형 교육에 활용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이며, 어떻게 진행되나요?

라는 질문을 의사는 했어야 한다.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것에 대하여 잘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상대로부터

지식, 경험, 정보, 지혜를 얻으려고 하는 자세가 먼저 갖춰져야 했다.

또는 자신의 영화 수업 경험이 어떤 의미와 과정으로 진행되었고 또 그 결과가 어떠했는가를

먼저 설명해 주는 것이 상대와의 대화를 교류하는 방법이다


2. 1번에서 교류 한 내용을 바탕으로 요청한 기관에서 목적하는 교육을

컨설턴트가 제시한 영화 제작 방법으로 어떻게 진행하고

예측하는 기대 성과가 어떻게 드러나는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동원되는 자원은 무엇인지 설명 혹은 보여주도록 요구했어야 했다


3. 그리고 그것이 여타의 다른 방법을 제치고 왜 권장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확인했어야 한다.


4. 그리고 그 기관과 컨설팅 기업의 상호 역할과 책임은 무엇인지

비용은 어느 정도 인지

그림을 그리고 구조를 짜듯 하나하나 하나 씨줄과 날줄을 교차시켜 보았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눔으로 해서

이제 대화가 아닌 공식적인 제안 절차와 집행 계약 절차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 설 수 있을 것이다.


5. 그러면 그 후에 진행 절차와 일정에 대하여 계획과 로드맵을 가상 구상하여 대화를 마치고

돌아가서 절차를 밟으면 될 것이다.


위의 5절 차를 읽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그런 것은 나중에 문서로 보내서 확인해야 한다고.



그런데 바로 여기에 사회적인 낭비와 갑을 관계의 함정이 있는 것이다.


서로 충분히 이야기를 나눠보지 않고 대강 사교한 후에 제안서를

내라고 하면 위에서 교류한 각자의 경험으로 인한 오차로

서로의 의도와 생각의 디테일은 모른 채 총론적인 합의만 한 것이므로

크게는 알지만 상세히는 모르는 오류에 빠지게 된다

하여 제안 문서가 대여섯 번은 오고 간다.


처음엔 제안이었다. 그런데

한번 제출하자, 제안 요청자는 평가 혹은 분석을 한다.

돌아와 평가자의 기호가 슬쩍 들어간다, 독창적 아이디어가 살짝 빠진다

두 번 제안하면 검토 분석을 한다.

모난 것, 새로운 것이 이해되지 않으면 빼버린다. 요구사항에 맞추려고 기를 쓴다

세 번 제안하면 어느 정도 맞춰진 듯하다. 하지만 좀 아쉽다

네 번 제안하며 다시 처음 제안의 일부를 집어넣거나 다른 것을 추가하거나 한다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다.

갑이 의심한다

"말귀를 못 알아듣나? "

아님 엄청 탁월하거나 죽도록 노력해서 독창성을 살리면서도 갑의 고정된 생각을 담아내는

절충안을 만들어 제안한다.

이제 제안은 매우 매우 매끄럽지만 평범함에서 약간 조정된 정도로 마무리된다"


효율성, 제도, 조직의 한계, 실행 용이성, 관리 용이성 등이 다 포함된

평범한 것으로 전락한다.

이게 바로 첫 의논의 대화에서 충분히 속내를 보여주고,

가진 경험의 이미지와 상 등을 교차하지 못하여

벌어지는 일들이다.


창의성을 꽃피우려 만난 미팅에서 사교만 하고

로비만 한 후

한쪽은 갑이 되어 평가를 하고

한쪽은 을이 되어 눈치를 살피며 상납을 하듯 제안을 하므로

사교는 꽃이 피고, 창조는 사장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우리는 여기서 사교와 함께 관련 주제에 대한 대화의 꽃을 피워야 하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두개의 경험이 합일되는 교류와, 융합의 꽃을 피워야 한다.

그 시간을 공유함으로서 서로의 기억속에 유사한 경험을 저장 하는 거다.

그리고 그것들이 용해되어 나오는 제 3의 아디이어와 새로운 경험을 창조하는 것이다

그것이 대화의 목적이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아름답게 꽃피우는 것은

꽃잎을 한장 한장 열어 꽃을 피우고,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듯

한장 한장의 이미지와 이야기를 열고 쌓으며 이어가는

비주얼 다이알로그이다



권영랑. 박준영, 류건형 공동 연구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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