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며, 꿈이고, 삶인 당신께 보내는 30년 째의 인사
어제 저녁 바라본 나의 모습은
한덩어리의 환한 빛이었습니다.
수년전 당신을 만나러 갈 때, 문득 차안 거울에 비친
빛을 머금은 듯 했던 나의 그얼굴을
저는 어제 또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 당신이 있는 듯 했습니다
신년 음악회를 함께 듣는 당신의 손길과 미소를 느끼며
저는 꿈길처럼 아련한 긴 음악 여행을 떠났습니다
처음 - 슬픔의 눈물을 솟아오르게 하는
Elga, Peace는 슬픔을 극복해내는 아프지만 숭고한 눈물로 이어지고
연이어 흐르는 Felix Mendelssohn의 Symphony No 4 in A major 'Italian'
그리고
Jean Sibelius의 Violion Concerto in D minor ,
언제나 함께 즐겨 이야기하고 그 감동을 나눴던
Brahms, Mendelssohn 그리고 Sibellious.
신년음악회의 이 편성을 보고,
나는 게서 그를 만날 줄 알고 있었지요.
그리고 그렇게 그 시간에 거기에서 이 작곡가들, 특히 멘델스죤과 시벨리우스를 만나
한번은 흥겨운 민속음에 맞춰 춤을 추는 듯,
또 한번은 격정적인 사랑의 시간을 보낸 후
왈츠를 추듯 그 시간을 채워 나갔습니다.
그렇지요. 그와는 함께 보내는 시간이 그렇게
서로의 속 깊은 기쁨과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나누고, 감탄하며
삶을 또 다른 세계로 이동시키곤 했습니다.
서로 함께 하지 않아도 함께 있을 것 같은 곳을 찾고
게서 함께 느끼는 그 마음을 찾아내어
서로에게 전하며 놀라곤 했습니다.
음악 때문일까요?
그 음악을 함께 이야기 했던 그와의 순간을
다시 보낸 듯한 기억 때문일까요 ?
나는 이렇게 살아있는 순간 순간을
나의 가장 아름다운 그 사랑의 순간으로 그와 함께 살아내고 있습니다.
멘델스죤의 교향곡 4번 이탈리아는
특히 2악장의 멜로디가 한곡의 노래처럼 입가에서 귓가에서 맴도는 단순한 멜로디를
반복하는데, 마치 우리가 함께 여행했던 스노우던 해안가의 아름다운 길과,
그곳을 가기위해 지나쳤던 시골의 한적하고 밝은 햇살아래 빛나던 그 길을
우리가 여행 하는 듯 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제가 홀로 여행하며 즐겼던 이탈리아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귀족들의 정원에서 바라보는 호수의 물결처럼 찰랑입니다.
이 곳을 여행하며 함께했던 영국의 윈저 정원과, 해안가의 풍경을 거닐던 그가
저와 함께 처음 만난날 하고 싶었던 팔장을 두르고 함께 하는 듯 했습니다.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전 악장의 각 음절을
터치하는 한음 한음은 온 몸안의 혈관을 타고 강한 파도처럼
때론 곱고 섬세한 신경의 떨림처럼 내몸을 뒤흔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함께 느끼는 그가 곁에 앉아 미소 짓고 있습니다.
싱끗 미소짓곤, 길고 부드러운 손가락을 내 손가락 사이로 파고드는 그.
그렇게 그와 함께 듣는 이 음악의 세계는 우리 삶의 다른 세계로 우릴 데려갑니다.
잠시 연주자의 호흡이 멈추고
숨죽여 기다리며 다음 바이올린의 첫 현이 울리기를 기다리고, 이내 시작되는 깊고 섬세한 터치.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은 파곳의 부드러운 저음이 밀어올리는 정점에서 떨고
다시 타악기와 더블베이스의 굵고 담백한 Allgro Ma No tato 부분에서
심장을 두드리며 화려한 비상으로 차고 올라갑니다.
저는 이 4악장의 반박차 차고 나가는 말발굽 소리 같은 이 부분이
너무나 좋습니다. 우리 둘이 함께 말을타고 멀고 먼 희열의 세계로 달려나가는 듯 합니다.
그리곤 이내 바이올린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독백
온몸이 터질듯한 희열에 넘칩니다.
우리의 사랑은 이부분에서 절정에 환호하고 하얗게 부서집니다.
그렇게
멘델스죤에서, 시벨리우스에서 다시 그와 나눈
길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의 다음 편을 이어 갑니다.
내 삶에 이런 사람은 아마도 이 한번 뿐이겠지요
삶이 지속되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