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위한 연습

무대와 무대 뒤편에서

삶이 땅에 발을 딛고 서 있다고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빙빙도는 지구의 끝에 발바닥을 붙이고

겨우 서 있을 뿐인데.


온전하다고 믿는 삶이

있기는 한 것일까?


사막의 신기루 처럼

봄날의 안개처럼

삶 또한 허구는 아닐지

숱한 달콤한 꽃잎이 봄바람에 진다


간간이 꽃이 진 자리에 새순이 돋고

붉은 열매의 속살이 오르고

그 새순이 자라 다시 누군가의 한 생을

지탱하는 가지로 크지만,

그건 꽃을 맺지 못한 숱한 자리를 대신하는

상실과 죽음의 합주의 끝에서이다


모두가 열매가 되고

모두가 새 생이 되는 줄 나는 알았다

내 나이 22에

그러나 뒤늦게 다시 확인한다

누군가는 무대 뒤에 남는다는 것을

내나이 50이 되어서야


그러나 한가지 또 다시 확인한다.

비록 무대 뒤로 남을 지언정

삶은 계속 무대에 오르는 연습임을

자신과의 대화를 주고 받으며.

주인 공의 모습이 아닐지라도

또 다른 무언가로

끊임없이 무대를 완성해 가는 것임을

IMG_5988.JPG 또다른 허구 혹은 신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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