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와 무대 뒤편에서
삶이 땅에 발을 딛고 서 있다고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빙빙도는 지구의 끝에 발바닥을 붙이고
겨우 서 있을 뿐인데.
온전하다고 믿는 삶이
있기는 한 것일까?
사막의 신기루 처럼
봄날의 안개처럼
삶 또한 허구는 아닐지
숱한 달콤한 꽃잎이 봄바람에 진다
간간이 꽃이 진 자리에 새순이 돋고
붉은 열매의 속살이 오르고
그 새순이 자라 다시 누군가의 한 생을
지탱하는 가지로 크지만,
그건 꽃을 맺지 못한 숱한 자리를 대신하는
상실과 죽음의 합주의 끝에서이다
모두가 열매가 되고
모두가 새 생이 되는 줄 나는 알았다
내 나이 22에
그러나 뒤늦게 다시 확인한다
누군가는 무대 뒤에 남는다는 것을
내나이 50이 되어서야
그러나 한가지 또 다시 확인한다.
비록 무대 뒤로 남을 지언정
삶은 계속 무대에 오르는 연습임을
자신과의 대화를 주고 받으며.
주인 공의 모습이 아닐지라도
또 다른 무언가로
끊임없이 무대를 완성해 가는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