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만든 정원에 대한 못 말리는 사랑
정원을 낳아 놓고는 저 혼자 사랑에 빠졌다.
괜히 혼자 가서 사진을 찍고,
지는 잎을 따주고
꽃이 사라지면 몰래 갔다 심고
다시 피는 꽃을 사진 찍고
괜히 좋아하는 사람들을 불러대고
괜스레 이 사람 저 사람 오라 하고
어떠냐고 물어보고
그리고 휴일에 여행 온 사람들이 뭐하나 훔쳐보고,
좀 머물면 가서 말 걸고,
그 정원에서 뭐하나
구경하고,
쓰레기 보면, 얼른 주워서 치워버리고
그리고 괜히 오라고도 안 하는데
새벽으로 저녁으로 가서 보곤 한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정원은 장마와, 폭염과, 태풍을 이겨내고
씩씩하고 아름답게 잘 자라주고 있다
'바닷물에 청나비 날개 절듯 식물이 죽을 거라고 소리소리 질러대며
온갖 걱정과 비난을 퍼붓던 사람들의 우려와 상관없이
폭싹 세 번 물에 잠겼던 쪽배의 꽃과 사초들은
무척 씩씩하고 악동스럽게 뿌리를 뻗어 세력을 넓히고
열매를 물들이며 살아주고,
반면 , 건조한데서도 잘 살 수 있던 바위솔이 그만
장맛비를 품고 있다가는 쉬지 않고 물을 흘려보내는 통에 녹아 없어져 버렸다.
어촌 계장님은 어떤 놈이 슬그머니 녹으며 누런 떡잎을 보이면
게눈 감추듯 휘리릭 떡잎을 처분해 버리고 흔적을 없애 버리신다.
덕분에 매일 싱싱하고 푸른 정원이
짱짱하게 살아 있는 Show Garden 의 멋진 풍모를 보여준다
아기를 낳듯 하는 일인지라
돌아와 홀로 누우면, 애기를 홀로 두고 온 듯이 안타깝다.
그런데 , 성숙하고 똑똑한 아이가
빨리 부모의 곁을 떠나듯
건강한 식물들은 재빨리 자기가 살길을 찾아
독립선언을 한다.
물이 적으면 적은 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바람이 심하면 심한대로
제살길을 찾아 생존하는 법을 터득한다
그리곤 마치 거기가 원래 제집이고 고향인 듯 세력을 넓힌다
식물에게 배운다.
환경은 지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적응하고 극복하여 살아내는 것임을
존경한다 꽃들아
너희들의 지혜를...
그래서 열심 들여다보며
사진을 찍어댄다
그리고 누군가가 그런 나의 모습을
찍어주었다.
정원과의 사랑에 빠진 내 모습을..
그런 나의 뒷모습은 또 다른 이름의 사랑이다.
그렇게 사랑에 빠지기도 하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