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과 기약에 관한 진한 고백
가을도 한해의 끝이고
노을도 하루의 끝인지라
떠남을 먼저 생각하고
다시 그로 인해 또 만남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는 이 둘의 색이
같은 것은 왜일까?
황금색으로 일렁이다 붉게 물들어
핏물같은 설움의 눈물을 흘리는 가을과
황금빛으로 이글거리다
붉은 빛의 절정에 쓰러지는 노을이
그 빛의 찬란함을 견디지 못하고
어둠 혹은 결빙의 겨울 속으로
굳게. 침잠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렇게 결빙, 침잠
침묵한 후에 그토록 화려한 푸르고 싱그럽고 화사한 봄을 준비하는
일종의 침잠기여서 그러한가?
문득 묻는다.
나의 침묵도,
침잠도
그 싱그럽고 화사한 봄을 준비하는
달콤하고 또 달착지근한 달뜬 기다림인지를...
그냥 절로 푸른 웃음이 난다
내 수줍고 서툰 입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