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이 반려견이 된 이야기

by 연두

“엄마, 이번에 온 07년 후배가 키우는 강아지가 꼬똥드 뚤레아래.”

세상에 꼬똥드 뚤레아라니. 오래전부터 키우고 싶었던 견종 아닌가. 꼬똥드 툴레아 이름을 듣는데 부러움과 동시에 우리 집 강아지를 쳐다봤다. 방금 전에도 딸이 들어옴과 동시에 집이 떠나가라 짖고, 뛰어오르다가 아는 척을 안 한다고 성질을 내다가 혼이 났다.


우리 집 개에 비하면 그에 비하면 꼬똥드 뚤레아는 사교적이고 온순해서 키우기가 수월한 견종이다. 사람과 친화력도 좋고 온순하기까지 해서 마다가스카르의 보물이라고 불린다. 활발하면서 영리하고 그러면서 온순하다고 하니 그야말로 육각형 강아지가 아닌가. 외모는 또 어떤가. 털은 솜사탕 같고, 쥬토피아 같은 애니메이션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귀여움이 뚝뚝 떨어진다.


아이 후배가 그런 강아지를 키운다고 한다. 몇 년 전 반려견을 입양하려고 할 때 이 견종을 열심히 찾아보고 알아보던 때가 있었다. 데려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한동안 꼬똥 앓이를 하다가 포기했다. 다른 강아지를 데려오면서 기억 속에서 잊혔었다. “후배는 좋겠다”라고 말하면서 착한 개를 딱 한 번만 키워봤으면 싶었다.


예민하고 별난 개를 키우다 보니 나도 모르게 착한 개에 대한 선망이 있다. 순한 개를 보면 보호자는 얼마나 좋을까가 무조건 반사처럼 나온다. 주변 소리나 자극에 무던하고, 보호자도 잘 따르고, 순종적인 아이들을 보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다. 그러면서 우리 개의 단점이 깔끄러운 샌드페이퍼같이 거슬린다.


짖기라도 하면 괜한 심통을 부린다. “다른 집 개는 순하고 얌전하다더라 너는 왜 이렇게 예민하니”라는 말과 함께 블로킹을 해본다. 그렇게 하고 나면 마음이 불편하고 황희정승이 만난 노인과 소이야기가 불쑥 생각나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들었는지도, 책에서 봤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 이야기. 황희정승이 들판에서 만난 노인이 짐승이라도 다 말귀를 알아듣는다고 말해주는 내용말이다.


후회가 밀려올 때면 미안한 마음에 겸연쩍게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준다. 반려견은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염치없는 꼬리를 빠르게 흔든다. ‘아. 맞다 하이는 사람을 좋아하지. 애교가 많았어. 참, 털도 거의 빠지지 않는데,’ 생각하다 보니 장점이 많았다. 꼬똥드 뚤레아 생각에 묻혔던 이 아이의 좋은 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유기견이었던 반려견이 처음 왔을 때 집안의 거울과 새시유리를 보고 밤새 짖었다. 사람도 개도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안이든 외부든 작은 소리에도 목에 피가 나겠다 싶을 정도로 짖었다. 사람의 발과 다리를 물고 놓아주지 않았다. 분리불안으로 혼자 두고 외출도 불가능했다. 하나만 있어도 힘들다는데 3종세트를 착장하고 우리 집에 왔다.


개가 우리 집에, 우리는 개에게 적응하는데 6개월 정도 걸렸다. 하루에 2번 교대로 산책을 시키고 분리불안 훈련을 하기 위해서 한 번에 5분 간격으로 10회 정도를 하루에 몇 번이고 반복했다. 간식으로 보호자의 목소리에 집중시키는 교육을 했다. 데려오고 나서 한 달 사이에 몸무게가 3킬로 가까이 빠졌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초췌해졌냐며 물어보기도 했다.


그러던 아이가 어느 날부터 산책할 때 지그재그가 아닌 일직선으로 걸었다. 불안이 가득해서 두리번거리던 눈동자는 주인의 눈을 본다. 앉으라는 소리가 들리고, 먹으라는 신호에 사료를 먹는다. 외부의 자극에 짖다가도 안된다는 소리에 잠시 멈추기도 한다. 발과 다리를 물리지 않고 주변을 지나다닐 수 있게 되었다. 혼자 있어도 하울링이나 짖지 않고 기다릴 때가 많아졌다.


오랜만에 하이를 보는 사람들은 정말 좋아졌다는 말을 한다. 야생동물에서 개가 되었다며 놀라워한다. 정말 그랬다. 처음 왔을 때보다 좋아진 정도가 아니라 다른 개가 되었다. 갱생이라는 표현을 써야 할 정도이다.옛모습이 조금 남아있다고 꼬똥드 뚤레아와 비교하다니. 아이들 키울 때도 하지 않던 비교발언을 했던 건가. 너의 비교대상은 꼬똥드 뚤레아가 아니고 6년 전의 너였어라는 말을 해 보아도 눈만 말똥말똥 하다. 그 사이에 달라진 내 마음을 반려견이 과연 알아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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