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아이가 나에게 돌보는 친구가 나 말고 있냐고 물어본다. 아니라고 너밖에 없다고 했다. 그럼 친구는 있냐고 한다. 친구는 조금 있다고 말했다. 내가 인기가 없나 보다고 자기는 학교에서 인기가 아주 많다고 한다. 그리곤 나에게 인기가 많은 비결을 알려주겠다고 한다. 2학년 아이가 말하는 인기 많아지는 비결이 궁금해졌다. 잠깐 기다려 달라고 하고 메모지를 가져왔다.
2학년 아이가 말하는 인기비결은 4가지였다.
첫째 머리를 잘 정리하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아, 그렇구나 외모를 단정하게 해야 하는구나.‘ 이 말을 예전에 들었다면 그다지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 들어서는 이 말에 공감한다. 외모보다 내면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머리 스타일도 손질이 필요하지 않은 펌, 옷도 유행을 타지 않는 실용적인 것으로 화려함보다는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골랐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짧은 시간에 상대의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겉모습이라면 내가 폄하되게 하지는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 가지고 있는 옷 중에 가장 예쁜 옷을 입고 머리손질을 하고, 얼굴을 환하게 보이는 색을 찾아서 구매하고 입기 시작했다. 때와 장소에 맞는 복장, 깨끗한 외모, 거기에 몇 가지로 구색을 갖출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나의 가장 예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스스로를 존중하고 존중받게 하는 방법임을 알았다. 동시에 상대방의 만남에 정성을 들였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인기 비결의 두 번째는 친구들에게 착하게 대해야 한다고 한다. 9살짜리 아이가 주변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있었다. 사람들과 잘 지낸다는 것을 무엇일까. 최근에 관계에 대한 고민하게 되는 상황이 있었다. 얼마 전에 지인과 멀어지면서 마음이 무거웠다. 내가 무엇을 놓쳤을까. 잘못했을까 하는 미안함과 함께 내 그릇이 작게 느껴졌다.
잘 지낸다는 것은 무조건 참고 억지로 견디는 것이 아니라 서로 솔직하게 마음을 터 놓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일 텐데 그러지 못해서 후회가 밀려왔다. 다른 의견이라도 자유롭게 나누고 조율하면서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건강한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방법이다. 이제는 주변 사람들에게 무엇이 좋은지, 싫은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말하고 들으려고 한다. 물론 소통할 때는 아이가 말하는 착하게라는 좋은 그릇에 담아야 함은 물론이다.
세 번째는 아이들에 대해 연구하고 유튜브를 하라고 한다. 아이들에 대한 연구는 사람들에 대해, 상대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고 싶어 하는 태도가 아닐까. 나에게 집중되어 있는 생각을 타인에게 돌리라는 메시지처럼 들렸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하라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라고, 내가 특별하고 소중하다고 말하는 세상에서 자신보다 타인에게 관심을 기울이기가 쉽지 않지만 의지적으로 해야 할 영역이긴 하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부재에서 비롯되지 않은가. 유튜브를 하라고 하는데 이건 쉽지 않아 보이지만 인기를 위해 도전해 봐야 할까. 실수랑 재밌는 것으로 해보라고 하는데 어떤 콘텐츠로 해야 할지 고민이다.
네 번째는 자기를 귀엽게 만들라고 한다. 이 대목에서 장항준 감독이 생각났다. 왕사남과 함께 떠오른 태양, 장항준 감독. 그의 밝고 건강한 사고방식,언어, 결혼생활, 모든 것이 유행이 되면서 귀여움의 대명사가 되었다. 얼마나 그늘이 없으면 눈물자국 없는 몰티즈라고 불릴까. 아내가 대한민국 스타 드라마 작가이고 자신은 별 볼 일 없는 감독이었을 때도 자신의 상황을 좋아하고 즐기는 모습에 행복이 다른 게 아니구나 싶었다. 진심으로 행복한 사람은 귀티가 난다. 외모와 상관없이 귀여워 보이는 사람들의 특징은 내면이 건강하고 자존감이 높다. 중 타를 치는 자존감을 더 끌어올려 봐야겠다.
2학년 아이가 얘기해 준 인기비결을 살펴보니 초등저학년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에 적용이 되는 내용이다. 이대로만 하면 진짜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외모를 단정하게 하고, 서로를 착하게 대하고,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 스스로를 사랑하고 존중하면서 내면을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누구에게나 필요한 삶의 태도인 듯하다. 인기비결을 따라가다 보니 이 아이가 2학년이 아니가 아니라 아이의 모습으로 나타난 현자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