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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헤라자데 Nov 20. 2021

만학도 간호대생 이야기 2

어? 이건 뭐지? ㅎㅎㅎ

드디어 합격발표 날짜가 다가왔고 가슴이 쿵쾅쿵쾅!!!!했는데...결과는?

엥...예비번호 받고 떨어진 것이다. 그것도 두자리수로 ... 안되겠네라는 생각과 함께 잠시 절망... 나는 수시라는 것이 대학 여러군데 지원할 수 있다는 것도 몰랐고 -너무 입시를 치룬지 오래 되었어....- 한군데만 지원을 했는데 똑 떨어진 것이다. 10명안에 들지 못했다니... 엥.....

그 다음 수시 2차를 보니 그 대학에서는 수시 2차를 대학졸업전형이 없었다. 그래서 다급하게 다른 대학 수시 2차를 하는 곳을 찾아 보았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한군데 찾았는데 거기는 1명을 뽑는다는....그것도 줌으로 면접을 본다고....아...이걸 해 말아...1명 뽑는다는 것이 몹시 마음에 걸렸지만 그래도 도전!!!줌이라는 것도 처음 해 보는 거라서 초6학년 조카에게 " 줌 어떻게 설치한는 거야 이모좀 가르쳐줘 ?"라고 물어보면서 ...세상에나....정말 난 무식했다. 

결국 핸드폰으로 줌 면접을 보았는데 덜덜 떨었다. 더군다나 첫번째 질문은 들리지도 않아서 그냥 면접관들이 패스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세상에나...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끝까지 면접을 보고 허탈해서 쓰러질 것 같았다. 

그 대학 합격도 예비 6번 받고 떨어졌다. 어휴....세상에 쉬운 일은 없구나... 점점 비관적으로 되어 갔다. 

한번 간호대학에 가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1년후를 기약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고...1년 동안 간호조무사로 돈을 벌고 그 다음에 전략을 잘 짜서 간호대학을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11월이 그렇게 후딱 지나가고 12월이 되었다. 좀 우울한 감정도 들었고 면접봤던 의원이나 병원에서 와 달라는 연락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가기가...싫었다. 두번의 불합격이 사람을 이렇게 의기소침하게 만들다니. 간호학원 동기생들은 하나둘씩 직장을 얻어 일하기 시작했다.

나도 일해야 하는데... 돈을 벌어야 하는데...어쩌지?라는 생각이 들때 간호학과 편입 공고가 뜨기 시작했다. 아니 이건 뭐지?했더니 학사를 졸업한 사람들은 간호대 2학년으로 편입하는 공고인 것이다. 오 좋았어...1년 단축할 수 있잖아. 그렇잖아도 나이는 마흔인데 4년을 3년으로 단축해서 빨리 취업하는 것이 낫겠지? 그래 해 보는 거얏!!!하면서 두군데 대학에 편입 원서를 넣었다. 그 편입은 1,2월에 면접+ 대학성적이었기에 면접을 잘 보리라 생각했다.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자라고 다짐 또 다짐....!!!!

그렇게 편입 원서를 집어넣고-도대체 원서비가 얼마나 드는 거야? ㅠㅠ- 기다리는 중에 12월도 후딱 지나가고 2021년 새해가 밝았다. 

1월 1일 되었는데 좀 심란했다.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었기에 ...산책을 하고 다시 집에 돌아와 내 방에 있었다. 오후 늦은 시간이었는데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모르는 번호여서 에라 안 받아 급하면 문자로 오겠지하고 만사 귀찮아서 안 받았다. 그런데 핸드폰 벨소리가 끊어지고 집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거실에 계시던 아빠가 받으셨는데 잠시후 급하게 나를 찾으셨다. 어서 전화 받아보라고...뭔일이고 ?? 하면서 전화를 받아보니 내가 처음에 수시1차에서 냈던 간호대학이었다. 내가 추가합격이 되었다는 것이다. 윙??? 정말???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목소리는 지금의 간호학과장님 목소리였던 듯도 한데...확실하지는 않다.

오 이럴수가 추가 합격이 되다니!!!!정말 예상치도 못했는데!!!이게 왠일이냐!!! 간호대학에서 입학하고 싶으면 내일까지 예치금 20만원을 넣으라고 했다. 그리고 축하한다고 !!!전해주었다.

전화를 끊고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부모님께 달려가서 한 말이 "어떡하지? 어떻게 하는게 좋지?"라고 연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편입학 준비를 하던 중이라 지금 추가 합격된 대학으로 갈건지 아니면 포기하고 편입학 쪽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지 24시간 이내로 판단을 해야 했던 것이다.

부모님과 머리를 맞대고 상의한 끝에...지금 합격한 대학으로 가기로 했다. 편입학이 치열할 것 같다는 예상이었고 거기서 떨어지면 정말 1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원래 내가 가고 싶었던 대학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오...난 추가 합격이라는 것도 몰랐는데 ...그런건 기대도 안 하고 있었는데...나에게 새해 첫날 합격의 소식이 들려오다니..!!! 하느님 감사합니다!!!

41세 간호학과  만학도 인생이 펼쳐지게 되는 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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