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창원국제실내악축제
어제는 제 아들과 함께 두 번째로 공연장에 다녀왔습니다! 예전부터 아이와 함께 공연을 보러 다니고 싶었는데 뭐랄까 로망 같은 거라고 해도 좋겠네요. 결혼 전 공연장에서 공연보고 행복해하던 시간을 즐기던 저인터라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아이를 낳고서는 공연을 보러 갈 수 없었거든요. 현실적으로 대부분이 그렇죠. 제 아들은 7살때까지 오후 8시 이전에 잠들어야 했는데요. 초저녁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통잠을 잤거든요. 그리고 그 시절 제 남편은 집에서 잠시 쉬다 병원에 출근하는 레지던트 시기였던지라 맡기기도 어려웠고요. 그런데 대부분 공연은 늦게 시작하고, 제가 공연을 보러 나가려면 반드시 누군가에게 아이를 맡기고 그가 재우는 것 까지 해야하니까요. 쉽지 않았죠.
하지만 아들이 열 살이 되고 9시 넘어 잠들어도 되는 시기가 되었지요. 또 바이올린도 배우고 하니 클래식 음악회에 데려가도 좋겠다 싶더라고요. 그러던 참에 얼마 전 대구에서 대구시향과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의 협연 소식을 접했어요.
그렇게 전 아들과 첫 번째 공연 데이트를 떠났습니다!
사실 아이들을 연주회에 데려가면, 저녁 시간이기도 하고 잘 모르니 대부분 잠에 빠진다고 들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제 아들도 결국 스르륵 잠들더라고요.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대구 시향 1부 첫 서곡은 깨어서 봤어요. 스코틀랜드에 여행갔던 멘델스존이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던 핑갈의 동굴 이야기를 프로그램 북에서 읽으면서 신기해하더라고요.
하지만 서곡 이후에 신지아 바이올리니스트의 협연 무대가 시작되고 2악장이 시작된 지 몇 분 되지 않아 바로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다행히 3악장 할 때 다시 일어나 연주자가 객석을 향해 인사할 때는 언제
자신이 잠을 잤느냐 하는 표정으로 박수도 치더라고요. 풉.
여튼 그렇게 첫 번째 공연을 잘 보고 돌아온 아들에게 창원에서 연주회가 열리는데 또 가볼래? 하니 좋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창원에서 몇 해 째 개최 중인 창원국제실내악축제의 토요일 공연에 다녀왔습니다.
1부는 포르투갈 출신의 피아니스트 첼리스트 클라리네티스트의 공연이었어요. 트리오 이름은 루메니스 트리오! 알고보니 포르투갈의 한 지명이 루메니스더라고요. 세 명의 연주자는 베토벤의 실내악 작품을 재미나게 연주해주었습니다. 공연 종료 후 공연장 로비에서 학생 관객들에게 사인도 해주더라고요. 제 아들에게도 사인 받고 싶냐 물으니 싫다 합니다. 분명 눈길은 사인 받는 다른 아이들을 향하면서요!
2부는 그리움 앙상블이 만들었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유시연 교수가 설명을 하고 연주를 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참 재미있었어요. 확실히 클래식 공연에서는 연주자가 마이크를 잡는 것이 음악을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되지요. 설명을 들으니 친한 선후배끼리 앙상블을 만들었다고 해요. 그리움 앙상블의 활동 특징은 한국의 동요 민요 선율을 소개하고 연주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라는 입장은 아니지만 어쨌든 고유 문화를 연구하는 것도 대학교수인 동시에 연주자들로 구성된 그리움 앙상블이 해 나갈 좋은 취지의 프로젝트라 생각했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 아들과 저는 공연장 앞 장작구이 치킨 집에서 뒷풀이를 했습니다. 아들은 치팅데이야 엄마! 하고 제게 맥주를 주문하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제게 이런 날이 다시 올까 싶었는데 너무 좋았네요. 제가 창원에 살며 아쉬운 점은 공연이 다양하지 않다는 점인데요. 그래도 갈 수 있는 한 자주 다녀보고 싶네요. 또 제 아들과 세 번째로 갈 공연은 어디가 될 지! 저도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