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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를 처음으로 마주한 순간의 감정은 내 방식으로 비유를 하자면, 24개의 프레임을 쪼개고 쪼개서 시간과 공간의 모든것이 뚜렸하게 기억된다.
2018년 9월 7일 오전 9시 16분.
첫째 딸 조이가 태어났다.
자매를 가지고 싶어 했던
결혼 7년 차인 우리 부부가 딸 쌍둥이를 가지게 된 것은 기쁨이었다.
말 그대로 JOY 그 자체였다.
조이가 태어나고 일분 후, 오전 9시 17분. 둘째 딸 다나가 태어났다.
오전 8시. 아내가 수술실로 들어갔다.
나는 수술실 앞 복도를 하염없이 서성거렸다.
그 시간 만큼은 한 시간이 열 시간처럼 느껴졌다.
내 쪽에서는 걱정이 많은 타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의자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식은땀이 자꾸만 흘렀다.
분만실앞 초조해하는 남편. 그간 영화에서나 보던 익숙한 그림이 머리속을 스쳐갔다.
쌍둥이라 두번의 만남을 가져야 한다. 그 감동적인 순간을 머리속으로 그림을 그리고 또 그려봤다. 한 시간이 막 넘어갈 무렵, 간호사분이 급하게 나를 찾았다.
나는 뛴걸음으로 분만실 문앞으로 달려갔다. 묵직한 자동문이 열렸다. 순간 거짓말처럼 딸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그렇다. 조이가 보였다. 인큐베이터 안에서 조이는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작고 유약하다. 그렇지만 오롯히 아빠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던 듯하다.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할 시간도 없었다.
둘째인 다나를 기다려야 했다.
이내 조이가 신생아실로 옮겨지고, 다시 기다림의 시간은 계속되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다시 한번 나를 찾았다. 이번엔 처음보는 의사 선생님이었다.
다나가 양수를 먹고 세상에 나왔다고 했다. 내 시선은 다나에게 향했다. 딸아이는 산소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인큐베이터 위로는 심장박동을 체크하는 작은 기계가 달려있었다. 하늘이 무너지는듯 했다. 나는 불안했다. 적막이 흘렀다. 다급하게 다나는 니큐로 옮겨졌다.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고 했다. 한 시간 후에 다시 나를 찾는다고 했다. 한시간 후. 라는 말만 내 귓가에 계속 맴돌았다.
멍했다.
딸아이들도,
아내도,
건강하기만을 바랬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아내의 주치의 선생님이 수술실에서 나오셨다.
아내가 회복실로 들어갔다고 걱정 말라.
그리고 둘째 딸아이의 호흡이 돌아왔고 건강하다.
는 말을 들었다.
나는 비로소 안도감과 함께 다리에 힘이 풀려
복도에 주저앉고 말았다.
눈물이 나왔다.
신을 믿지 않지만,
세상 모든 신에게 감사한 감정이 들었다.
한시간후 아내는 병실로 옮겨졌고, 다나를 찾았다.
나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아내를 다독거렸다.
다나는 건강하다고. 드디어 우리가 두 딸아이의 엄마 아빠가 되었다고. 사랑한다고.
쌍둥이를 가진 모든 아빠들이 그러하듯이,
37주간 곱절로 고생한 나의 사랑하는 아내가 대견하고 고맙다.
https://www.instagram.com/joyndana_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