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EZE 행사 후기
* 셰에라자드로부터 비용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2026.04.14 (화) PM 7 셰에라자드 청담 매장
셰에라자드에서 오프라인 Audeze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새로운 두 가지 모델 (LCD-5s, MAXWELL 2) 소개와 함께 오디지의 역사와 기술, 그리고 전망을 알리는 자리였습니다. 아마 행사 내용 자체는 많은 분들이 후기로 남겨주실 것이고, 똑같은 내용이 반복되면 영양가 없는(?) 글이 될 테니 제가 10년 넘게 경험해왔던 오디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과 행사 내용을 적절하게 섞어서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의식의 흐름대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AUDEZE
오디지는 2008년 '세계 최고의 헤드폰'을 목표로 설립된 음향기기 브랜드로, 미국 캘리포니아 공장에서 모든 공정이 이루어집니다. SF 광팬인 설립자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2001 :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오디세이와 비슷한 발음을 따와 만들어졌지요.
제가 오디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12년 LCD-2라는 모델로부터였습니다. 이 때 감상은 양극단의 두가지였지요. '이렇게 단단하고 정확한 소리가 있다니'와 '진짜 무겁다......' 이건 2026년 현재까지도 그다지 변함없는 것 같습니다. 오디지하면 떠오르는 것이 몇 가지 더 있긴 합니다. '헤드폰 끝판왕으로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 '전 제품에 적용된 평판 자력형 드라이버'입니다. 2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하나의 무기를 갈고 닦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점에서 장인정신이란 말이 아깝지 않은 브랜드이지요.
- TECHNOLOGY
다음으로 오디지의 핵심 기술에 대해서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봤습니다.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가진 오디지는 뛰어난 기술력을 원천으로 삼고 있는만큼 다양한 특허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1) Planar Magnetic Transducer
오디지의 핵심 기술은 평판 - 자력형 드라이버입니다.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헤드폰의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40~60mm의 직경을 갖고 있으며 분할 진동, 느린 과도 응답, 주파수에 따른 임피던스의 요동과 같은 여러 성능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오디지의 평판 자력형 드라이버는 평균 100mm 사이즈로 일반적인 헤드폰에 비해 두 배는 크고, 진동판의 두께는 훨씬 얇으며, 드라이버의 모든 면적이 균일하게 움직이는 특성 덕분에 정교하고 정확한 사운드를 표현해 낼 수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평판 자력형 드라이버가 탑재된 헤드폰을 꽤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나름 명성 있는 브랜드의 플래그십 제품에서도 볼 수 있고, 가성비로 무장한 중국 브랜드에서도 종종 만나볼 수 있지요. 그러나 오디지만큼이나 오랜 기간 파고든 브랜드는 없기 때문에 쉬이 따라올 수 없는 깊이가 존재합니다.
2) Uniforce Voice Coils
헤드폰에서 사운드를 결정짓는 핵심 부품은 드라이버이고, 드라이버의 핵심 부품은 실제로 소리를 만들어내는 진동판(다이어프램)입니다. 머리카락보다 수십배 가는 진동판을 이용하여 정교한 소리를 만드는데, 이 진동판 전체를 균일하게 움직이기 위해 진동판 전체 면적을 덮는 보이스 코일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이 보이스 코일의 간격이 일정한데 오디지의 연구 결과 그렇게 만들면 자기장의 형태가 오히려 일그러진다고 합니다. 형성된 자기장의 강도에 따라 코일 간의 간격을 조절하여 보이스 코일을 설계하는 것이 2015년 특허받은 Uniforce 기술입니다. 2021년에는 이를 더 개선한 Parallel Uniforce로 특허를 받았고, 현재 몇 모델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3) Fluxor Magnets
평판 자력형 드라이버를 제어하는데 중요한 또다른 요소는 자석입니다. 자석이 크고 무거울수록 자성이 강하고, 이는 곧 *더 얇은 드라이버를 제어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오디지의 헤드폰들이 팬들의 간곡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무게를 현격하게 절감하지 못하는 까닭은 이 절대적인 법칙을 위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진동판을 향한 쪽의 자기장만 사용하는 평판 자력형 드라이버와 달리 오디지의 Fluxor Magnets은 반대 방향의 자기장도 활용하여 낭비를 하지 않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드라이버가 얇고 클수록 더욱 섬세하고 큰 스케일의 사운드 표현이 가능하지만 그만큼 제어가 어려워짐
4) Fazor Wave Guides
드라이버에서 만들어진 파형이 좀 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드라이버 내부에 추가적으로 설치한 구조물입니다. 소리의 산란을 방지하고 위상을 정렬하여 더욱 매끄러운 중역대를 구현한다고 하네요.
5) CRBN
오디지는 UCLA 의학부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탄소 나노 튜브를 삽입한 특수 필름'을 개발했습니다. 이 특허받은 소재로 만들어진 정전형 헤드폰은 소재의 이름을 따 CRBN이라 불리며, MRI 내부에서 사용할 수 있어 소음에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현재는 CRBN 2 버전까지 출시되었지요.
6) SLAM (Symmetric linear Acoustic Modulator)
오디지의 가장 최신 기술로, 이어컵 바깥 쪽에 파인 홈을 따라 소리가 흐르는 길을 만들어둔 기술입니다. 저음과 이미징, 응답 개선을 위해 설계된 업계 최초의 방식이라고 하네요. (특허 출원 중) 진동판 양면의 공기압을 균일하게 조절하여 드라이버의 내구성을 늘리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최신 모델인 CRBN 2, MAXWELL 2, LCD-5s, LCD-S20에 적용되어 있습니다.
- 모비우스와 SIE(Sony Interactive Entertainment)
오디지는 2023년 10월, SIE에 인수되었습니다. 음향기기 유저분들은 SIE라는 회사를 잘 모르실 수 있을텐데, 소니에서 게임쪽을 담당하는 엄청나게 큰 회사입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이라고 하면 아!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여기서 난데없이 왜 오디지를 인수했느냐? 저도 관계자가 아니니 100% 정답은 아니겠지만 2017년에 출시된 게이밍 헤드셋 모비우스가 꽤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저는 음향기기 만큼이나 게임쪽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식음을 전폐하고 게임에 몰두했던 청춘의 나날들을 보냈었지요. 하필(?) 2017년에는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에 미쳐있었는데, 앞서 말씀 드린대로 모비우스가 2017년에 출시되었죠. 모비우스와 배틀그라운드는 환상의 콜라보레이션이었고, 저의 정상 생활을 어렵게 만들 정도의 위력을 가졌습니다.
모비우스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게이밍 헤드셋입니다. 당시 존재하는 모든 게이밍 헤드셋을 압살하는 해상력과 공간 연출력을 자랑했기 때문이지요. 숱한 게이밍 헤드셋에서 현실적인 공간 연출을 위해 가상 서라운드 기능을 도입했지만 모비우스에 내장된 가상 서라운드는 차원이 다른, 말 그대로 현실 그 자체를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머리의 움직임을 추적하여 현실감을 구현한다는 놀라운 발상까지 접목시켜 몇년은 앞섰다고 평가할 수 있는 진보적인 기술의 종합체였습니다.
초창기 게임의 목적은 '놀이'였지만 점점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서 '가상 현실을 체험한다'라는 개념으로 확장되었습니다. VR을 기점으로 이것이 더욱 가속화되었다고 생각해요. 소니 입장에서 이런 기특한 회사가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물론 소니 헤드폰이 가지지 못했던 평판 자력형 드라이버도 눈에 들어왔을 것이고요.
- 오디지의 모델들
오디지는 태생이 헤드폰 전문입니다. 그간 이어폰도 종종 내놓긴 했었는데 시리즈가 꾸준히 유지되지는 않는 듯해요. 또, 브랜드 자체가 프리미엄을 지향해서 시작부터 금액은 좀 높은 편입니다. 이 헤드폰들은 세가지 목적으로 구분되며, 오디지의 출발이자 가장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 프로 계통 제품만 등급이 나뉘어 있습니다. 셰에라자드는 오디지의 거의 모든 제품을 취급하고 있어 사용하려는 목적에 따라, 등급에 따라 직접 체험해보고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하이파이(음감) : LCD-2 / LCD-3 / LCD-2 Classic
모니터(프로) 일반 : LCD-S20(밀폐) / MM-100(개방)
모니터(프로) 프리미엄 : LCD-X(개방) / LCD-XC(밀폐) / LCD-MX4(개방) / MM-500(개방)
게이밍 : MAXWELL 2 / LCD-GX
- 신제품
이번 행사에서 공개된 신제품은 두 가지였습니다. 둘 다 아직 정식 출시일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1) LCD-5s
오디지가 판매하는 제품 중 가격이 가장 높은 건 CRBN 2인데 얘는 태생이 특수 목적용이고 특허 개발 비용이 많이 산정된, 상징적인 성격이 강한 모델이라 실질적으로 플래그십은 정통 계보를 이은 LCD-5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후속작 LCD-5s가 등장했어요. 최근 오디지가 밀고 있는 새로운 기술 SLAM이 적용되었고, 그에 따라 이어패드를 포함한 내부의 모든 것들이 변경됐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허락된 시간이 3분(-_-)이었고, 이 제품이 개방형이다보니 행사장 소리가 다 들어왔으며, 저는 성격상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야만 제대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보니...... 잘 못들었습니다. 즉, 실제 후기 내용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점, 정말 짧은 첫인상일뿐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LCD-5는 도회지의 화려한 불빛을 배경으로 고급 세단에서 내리는 셀럽같은 사운드를 냈습니다. 화려하고 자신감이 넘쳤으며, 생생한 아름다움을 적극 표출하는 스타일이었어요. 반대로 LCD-5s는 한적한 교외 언덕에서 바라보는 풍경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더 편안하고 웅장하고 자연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무게 중심이 아래쪽으로 많이 가라앉아있어 플래그십다운 무게감이 느껴졌습니다. 사실 LCD-5가 유달리 오디지 제품 중에서는 '적극적이다'라는 느낌이어서 원래의 오디지로 다시 되돌아왔다는 느낌도 듭니다.
2) MAXWELL 2
굉장히 기다렸던 모델입니다. 왜냐하면 오디지가 소니에 인수되고 나서 나오는 첫번째 게이밍 헤드셋이기 때문입니다. 이 제품도 오래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그나마 얘는 밀폐형이기 때문에 그럭저럭 들어봤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전작 MAXWELL에서 많은 것들이 변경되었는데 더 무거워진 대신(-_-;;) 이어패드 내부 공간이 넓어져서 착용감은 비슷한 수준에 안착했습니다. 그러나 해상도와 공간 연출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사실 전작 맥스웰도 무선 수준에서 끝판왕으로 구분되는 해상력과 공간감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큰 폭의 상승입니다. 맥스웰의 이전 게이밍 헤드셋들(모비우스 - 펜로즈)의 칼같은 해상력이 되살아났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공간감 역시 체감상 이전 맥스웰의 2배가량 넓어졌습니다. MD 스핑크스님 얘기로는 엄청난 정위감을 표현해준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거기까지 테스트는 못해봤습니다.
또한 맥스웰 2는 버전이 하나가 아닌 것 같습니다. ANC와 헤드트래킹 기능이 탑재된 것도 곧 선보인다고 하고요, 이어컵 바깥쪽 부분을 교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커스텀 버전 얘기도 하더라고요. 커스텀 이어폰처럼 좌/우 다른 디자인을 적용할 수도 있고, 마음대로 썼다 지울 수 있는 화이트 보드 에디션도 보여줬습니다. 정식 출시가 정말로 기대됩니다.
- 세계 최고의 헤드폰 브랜드
저에게는 다른 것 다 제쳐놓고 '모비우스' 하나 만으로 세계 최고의 헤드폰 브랜드입니다. 그런 제품은 이전에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당분간 맥스웰 2가 그 자리를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될 것 같습니다.
저의 취미 비중이 게임 / 음향 반반인데, 이 브랜드는 둘 다 그걸 완벽하게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오디지가 꾸준히 우주 명작(?)들을 출시해주길 바라며, 존경과 응원의 메시지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