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si Audio DS3
* 셰에라자드로부터 비용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Fosi Audio
Fosi는 거치형 DAC/AMP를 주력으로 하는 중국의 음향기기 브랜드입니다. 비슷한 포지션의 브랜드로는 SMSL과 TOPPING이 있는데, 저는 이들을 한데 묶어 거치형 DAC/AMP 가성비 3대장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다른 두 브랜드와 다른 Fosi만의 특징은 한마디로 '젊은 감각' 입니다.
SMSL과 TOPPING은 기존의 터줏대감 음향기기 브랜드와 비슷한 궤를 갖고 있습니다. 어느정도는 보수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선을 되도록 넘지 않고 우아하고 고급스럽게, 다른 말로는 점잖게 외관이든 사운드든 설정하지요. 그러나 Fosi는 과감하고 도전적인 디자인을 자주 선택하며, 가장 박력있고 재미있는 사운드 캐릭터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다른 두 브랜드가 진출하지 않는 게이밍 시장이라든가, 포터블 시장을 위한 제품도 적극 출시하는 특징도 있습니다. 확실히 '젊은 피'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 DS3
포터블, 즉 휴대할 수 있는 DAC/AMP는 두 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자체 배터리를 포함하고 블루투스 입력까지 지원하는 경우는 '블루투스 리시버'라는 별도의 명칭으로 불리는 것 같고요, 자체 배터리가 없고 재생기기에서 전원을 빌려쓰는 경우는 '*동글 DAC/AMP' 혹은 '꼬다리'라고 부릅니다. DS3는 후자로 판매 가격은 168,000원이네요.
* Dongle(동글)이라는 말 자체는 자체 전원을 포함하고 있지 않으며, 추가적인 기능을 위해 메인 기기에 연결하는 작은 하드웨어라는 의미라서 이곳저곳에서 쓰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무선 마우스 신호 받는 작은 USB 부품 명칭도 동글입니다.
재생기기와 분리된 채로 사용하기 때문에 휴대에 제약이 덜한 블루투스 리시버와 달리 동글 DAC/AMP는 크기에 꽤 제약을 많이 받습니다. 조금이라도 크고 무거우면 덜렁덜렁거려서 꽤나 신경쓰이거든요. DS3는 최근에 제가 접한 동글 DAC/AMP 중에 가장 작고 가벼운 편인 것 같습니다. 딱 제 새끼손가락만 하네요. 그런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3.5mm / 4.4mm 듀얼 헤드폰 출력을 지원하는 것이 기특합니다. 기본 케이블은 USB-C to USB-C이며, PC나 노트북에 사용할 수 있도록 USB-A로 바꿔주는 어댑터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눈길을 사로잡는 오렌지 베젤은 젊은 감각을 표방하는 Fosi의 핵심 디자인 포인트입니다. Fosi의 모든 제품에는 어딘가에 이것이 숨어있어 찾아보는 재미가 있지요. 하판은 반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어 내부 디자인을 감상할 수 있게 되어 있고요. 여기엔 상태를 표시해주는 LED가 숨어 있습니다. 이 LED는 레드/그린/블루/옐로우/시안(청록)/퍼플 6종의 색상과, 불빛이 지속되느냐 깜빡이느냐의 총 12가지 상태 변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LED 불빛이 제 시선을 끄는 것을 싫어해서 바닥을 향해 놓지만 이런거(?) 또 좋아하시는 분은 뒤집어서 놓고 사용하시면 좋겠습니다. 오디오는 보는 감성도 중요하니까요.
- 오디오파일을 위한 제조, 게이머를 위한 설계
이 제품에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기능이 있습니다. 하나씩 빠르게 정리해보도록 하지요.
1) UAC(USB Audio Class) 1.0 <-> 2.0 전환
당연히 버전이 높은 UAC 2.0의 사운드 성능이 더 좋지만 다양한 기기에 연결시 호환성이 좋은건 UAC 1.0입니다. 특히 PC나 스마트폰, 태블릿이 아닌 콘솔 게이밍(예 : 닌텐도 스위치)에 연결하려면 반드시 UAC 1.0여야만 합니다.
UAC를 전환하는 방법은 연결을 해제한 상태에서 볼륨 +키와 -키를 동시에 길게 누른 상태로 연결하면 됩니다. UAC 1.0(게이밍 모드, 옐로우/시안/퍼플 LED) 상태에서는 재생기기의 볼륨이 고정되며, DS3로만 볼륨 조작을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UAC 2.0(하이파이 모드, 레드/그린/블루 LED) 상태에서는 재생기기의 볼륨과 독립적으로 DS3의 볼륨을 조절할 수 있어 세밀하게 적정 수준을 맞출 수 있습니다.
2) 게임 사운드 효과 스위칭
UAC 1.0 상태에서 볼륨 +키와 -키를 동시에 길게 누르고 있으면 게임 유형에 맞게 사운드가 변화됩니다. FPS Effect(시안 LED)에서는 발소리와 총소리를 더 부각시키고, Virtual 7.1 Surround Effect(보라 LED)에서는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적용해 공간을 확장하고 몰입도를 향상시킵니다.
요새 스마트폰의 성능이 워낙 뛰어나고, 그에 따라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퀄리티의 게임들이 많이 출시되어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3D 공간에서 모험하거나 전투하는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즐길 때 DS3의 게이밍 모드를 이용하면 효과가 탁월합니다. 저는 음감만큼이나 게임 쪽에도 관심이 많아 이런 저런 소식을 많이 접하는데, 생각보다 폰 게이밍 시장이 엄청나게 큽니다. (최소한 음향기기 시장보다는 몇 배 더 큼) 무선 이어폰/헤드폰이 주류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선 이어폰/헤드폰을 찾는 분들의 적지 않은 비중을 '게이머'가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3) 디지털 필터 변경
UAC 2.0 상태에서 볼륨 + 키와 - 키를 동시에 길게 누르면 디지털 필터가 변화합니다. 총 8개가 존재하는데, 이런 디지털 필터는 변경해도 어지간해서는 차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물론 사운드 차이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닌데 일반적인 EQ처럼 완전히 느낌을 바꾸는 정도는 아닙니다. 한번 자신의 귀가 황금귀인지 테스트 해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4) 게인 조절 : UAC 상태와 관계없이 볼륨 + 키와 - 키를 동시에 짧게 누르면 게인이 변화합니다. LED의 불빛이 지속되면 Low 게인, 점멸하기 시작하면 High 게인 상태에 돌입했다는 걸 의미합니다. 요즘 동글 DAC/AMP의 성능, 특히 출력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자체 전원이 없고 재생기기에서 빌려오는 주제에(?) 이렇게 높은 출력을 갖고 있는건 기적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적은 전력 양으로 효율을 극대화시키는 기술이 발전했다는 의미라고 봐야겠지요.
제가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의 경우, 본사 정책상 외부로 전력을 내보내는데 제약이 많기 때문에 동글 DAC/AMP를 연결하면 '이 장치는 전력을 너무 많이 소모합니다' 라는 오류 문구가 뜨고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DS3는 그런 문제가 없었고 제 귀가 허락하는 데까지 볼륨을 마음껏 올릴 수 있었습니다. 다만..... High 게인시 LED가 계속 깜빡거리기 때문에 시선을 너무 많이 잡아먹습니다. 전 어차피 바닥에 놓고 쓰니까 큰 문제는 없지만요.
사소한 단점을 더 언급해보자면, LED가 여러 상태를 표기해주고는 있으나 현재 볼륨 수준이나 적용중인 필터가 몇번인지까지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더 많은 정보를 문자로 표기해주었으면 좋겠지만 그러면 크기도 커지고 가격도 올라가겠지요. 마지막으로 볼륨 + 키와 - 키를 동시에 누르는 게 손가락이 작은 분한테는 약간 불편할 수 있습니다. UAC 1.0으로 진입하려면 볼륨 키 2개를 누르면서 USB 포트를 연결해야하는데 여기서 약간 의문이 들더라고요. 그냥 따로 버튼을 하나 내줘서 그걸 누르게 하면 안됐었나......? 하고 말이지요.
- 확실한 재미, 쭉쭉 뻗어나가는 자신감
스피커를 사용 목적에 따라 음악 감상(하이파이), 프로 장비(모니터/스튜디오), 영화(홈씨어터)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헤드폰 진영에서 마지막 영화용 스피커에 대응하는 것이 게이밍 기어입니다. 둘이 추구하는 사운드가 아주 비슷하거든요. 크고 웅장하며, 박력 넘치는 사운드를 기본으로 입체감과 현장감을 극대화한 사운드를 지향합니다.
DS3는 UAC 1.0으로 게이밍 기어 성향을, UAC 2.0으로 하이파이 성향을 둘 다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용도라 할지라도 그 둘 모두를 관통하고 있는 것은 Fosi가 추구하는 사운드입니다. 그게 뭐냐면 '확실한 재미가 있고, 쭉쭉 뻗어나가는 자신감'입니다. 즉, 섬세하고 여리게 안쪽으로 파고들기보다는 시원하게 바깥으로 지르는 타입입니다. 물론 하이파이 모드에서 좀 더 섬세하고 여린 맛을 맛볼 수는 있지만 다른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는 기본적으로 영화나 게이밍쪽으로 향해있는 사운드라고 생각합니다. 이걸 다시 간단하게 정리해보죠.
(음감용 성향) < 일반적인 음감용 포터블 하이파이 < DS3 하이파이 모드 < DS3 게이밍 모드 < (영화 및 게임용 성향)
- 그래서..... 재미가 있습니까?
제 아내가 볼 영화를 고를 때, 그리고 제가 읽을 책을 정할 때 1순위는 '재미가 있냐, 없냐'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그 재미의 기준이란게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겠습니다만 중요한 건 다른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손이 가기 마련이라는 겁니다. Fosi는 소리를 듣는 것의 재미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브랜드이며, DS3는 하이파이 유저와 게이머를 동시에 충족시켜줄 수 있는 작지만 박력 넘치는 동글 DAC/AMP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