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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노래 Nov 04. 2023

누가 모니터링 이어폰/헤드폰을 써야 하나요?

음악 감상용 이어폰/헤드폰과의 차이


음악이라는 콘텐츠를 대하는 두 부류의 집단이 있습니다.


하나는 생산자, 다른 하나는 소비자입니다. 생산자는 음악을 직간접적으로 만들며, 소비자는 말 그대로 만들어진 음악을 감상합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 소비하는 쪽보다 생산하는 쪽이 훨씬 더 어렵습니다. 따라서 생산하는 쪽을 전문가라고 부르며, 다른 말로는 프로라고 합니다.


물론 소비라는 행위도 엄격한 기준에 입각해 할 수도 있겠지만 생산은 그보다 훨씬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최상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 내가 만들어낸 음악을 정밀하게, 집요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사용되는 이어폰/헤드폰이 '모니터링, 모니터용' 입니다. Monitor는 감시를 의미하며, 모니터용 제품은 칼같이 정확한 기준과 높은 성능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이들 모니터링 제품들은 냉정한 기준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굉장히 깐깐한 성격입니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날 것 같은 그런 소리를 가지고 있어요. 보통 이런 성격은 재미가 없습니다.  


이제 반대 진영인 음악 감상용 이어폰/헤드폰 얘기를 해봅시다. 이들은 음악성이 뛰어납니다. 음악을 들을 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성을 표출합니다. 특정 음역대를 강조하기도 하고, 음을 길게 늘어트려 여운을 남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브랜드는 아주 감성적인 소리를, 어떤 브랜드는 쭉쭉 뻗고 빵빵 터지는 소리를 만듭니다.


모니터링 제품들은 소리의 정확성을 따지기 때문에 브랜드가 달라도 소리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모니터링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 역시 소수죠. 이를 두고 '업계 표준' 이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반면 음악 감상용 제품은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무수히 많은 브랜드가 있습니다. 음악 장르에 따라 좋은 제품, 좋지 않은 제품이 나뉘기 때문에 듣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평가도 들쭉 날쭉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음질'이라는 기준에서는 대부분 모니터링 진영의 승리입니다. 그러나 음악을 듣는 사람의 감정은 획일화 될 수 없고, 예전과 달리 절대적 기준보다 나의 취향이 더욱 높은 가치를 갖게끔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음악감상용 제품의 평가가 크게 올랐고, 가격 또한 덩달아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음악감상용 제품을 평가하는 것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어떤 사람이 평가해도 모니터링 제품은 거의 비슷한 후기가 나오지만, 음악감상용 제품은 어떤 사람의 평가에 전혀 동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음악감상용 제품들은 체험형 매장에서 직접 들어보고 구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체험형 매장을 청음샵이라고 부릅니다)


정리해보겠습니다. 모니터링 제품은 성능이 검증되어 있으며, 취향을 타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선택입니다. 음악 관련업이나 음성/영상 콘텐츠를 업으로 삼으시는 분들은 당연히 모니터링 제품으로 선택하셔야 하고요. 일반적인 음악감상을 위한 목적으로 제품을 찾으시는 분들은 각 브랜드가 내놓은 여러 제품을 음미하며 내가 원하는, 나에게 맞는 소리를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부디 즐거운 여정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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