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상담소, 상담자는 딸

#1. 나는 내가 좋아

by 비온후

매일 초등학교 3학년 딸, 루디와 잠들기 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눈다.

내용이 기억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지만 그 시간이 우리 둘에게 얼마나 소중한지는 부인할 수 없다.

수면 독립이 쉬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리라.


며칠 전 밤에도 우리는 낄낄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시간이 늦어져 이제 자야겠다고 말했다.


"너무 늦었다. 이제 자야 해."

"응. 근데 엄마 있잖아..."

"왜? 할 말이 있어?"


"엄마. 나는 내가 너무 좋아~"


갑작스러운 자기 사랑 고백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졌다.

자신을 좋아한다 말할 줄 아는 마음, 그 단단함이 기특하고 행복했다.


오늘을 잘 보냈고, 내일도 좋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마음이 얼마나 단단하고 아름다운지.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할 줄 아는 루디가 참 멋지다."


나는 한 번이라도 나 자신을 좋아한다 말한 적이 있었던가

담담한 딸아이의 고백이 내 마음 어딘가를 흔든다.


내일 아침, 거울 앞에 서면 말해봐야지.

"나 너 참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