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베리 Sep 21. 2020

매일 나를 칭찬하는 모임

"변화하는 사람들을 위한 인정모임" 후기

4개월간 변화하는 사람들을 위한 인정모임에 참여했다. 매일 1가지 스스로 칭찬하는 모임이다. 하루를 돌아보며 칭찬거리를 찾아 슬랙에 기록한다. 8명의 멤버들은 슬랙에서 응원의 코멘트를 남기고, 온라인 모임에서 서로를 격려한다. 일과 삶을 기획하는 여성들을 위한 커뮤니티, 빌라선샤인에서 홍슬기 님이 직접 기획한 소셜 클럽이다.


스스로를 자책하는 일이 참 많은 사람이다. 퇴근하고 일찍 잠에 들면, 일어나서 일찍 잠든 어제의 나를 탓했다. 저녁 시간에 운동, 사이드프로젝트 같은 무언가를 했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였다. 그러다보니 모든 시간을 의미있게, 생산적으로 보내고 있는지 자꾸 판단하게 됐다.


모임 초반에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칭찬할 거리가 별로 없어서 어려운 숙제였다. 내 자신이 더 열심히 살 수 있는데 그러지 않은 게으른 인간처럼 느껴졌다. 나 이렇게 잘했어, 하고 스스로 우쭈쭈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건 낯설었고, 겸손하지 않은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의 따뜻한 코멘트에도, 내가 이런 말을 들어도 되나 싶기만 했다.


오늘의 인정, 매일 슬랙에 올렸다
온라인 인정회고, 일요일 저녁 9시면 일주일의 인정을 돌아보고, 서로 격려했다.



나는 이제 누가 칭찬하지 않아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 버지니아 울프


칭찬할 거리를 찾으려면 오늘 하루를 아주 꼼꼼하게 돌아봐야 했다. 자연스럽게 하루를 기록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게 됐다.


덜 판단하고, 스스로를 더 칭찬하는 태도가 생겼다. 있는 그대로 수용하다보니 칭찬을 할 수밖에 없었다. 쭉 적어놓은 나와 다른 사람들의 하루를 보는데 어쩜 이렇게 다들 열심히 살았는지. 설사 나는 별거 아닌 일이라고 생각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세심하고 따뜻하게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말해줬다.

'나는 이것도 못하고 이것도 부족해' 하는 자책보다는,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잘 하는데, 참 잘 살고 있구나' 싶은 시선이 점점 커졌다. 자책하는 습관이 점차 흐릿해졌다.


무엇보다 쉼이 필요할 때 죄책감 없이 쉴 수 있게 되었다. 직장인이니 회사 출퇴근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잘 살고 있고 대단한거다. 그런데 생산성을 따지다니, 나를 너무 몰아부치는게 아닌가? 생산적이지 않다고 쓰잘데기없는 죄책감을 느낄 필요 없다.


지금의 나는 불완전하지 않다. 홀로 잘 서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존재로 느껴진다.


인정모임에서 들은 말을 모은 "인정 아카이빙" 모임이 끝나고도 필요할때 꺼내보려고 만들었다. 자신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기가 어렵다면 주위 사람들과 인정의 말을 주고받길 추천한다. 빌라선샤인 밖에서도 이런 따뜻한 모임이 많아지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2019 민트 어워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