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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목싸목 걷는 길》 출생 신고

ㅡ 첫 시집을 기다립니다

by 솔바우


2020년 7월 중순, '원고가 책이 되는' 순천시의 <시민 작가 발굴 프로젝트> 공고를 접한 후 8월 말 원고를 접수하고 9월 중순 최종 선정 작품 발표가 있었습니다. 출판사 지정을 위한 입찰과 선정과정도 있었고, 작품 선정 후에도 수 차례에 걸친 퇴고와 디자인 결정에 이르기까지 2개월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었지요.
아마 이러한 프로젝트와 무관한 출판이었다면 보다 신속하게 진행되었을 터이지만, 출판사가 여러 권의 작품을 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조율하는데 많은 절차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제 출간서적 바코드 확정과 ISBN 등록까지 마치고 나니 어떤 모습으로 출간물이 저자와 마주하게 될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발행부수도 협의를 통하여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이 추가되었습니다. 일정상 시집 《싸목싸목 걷는 길》이 11월 말쯤 제 손에 들어오게 됩니다.
예전에 첫 아이를 안고 생명의 경외감을 느꼈었는데 그 정도는 아닐지라도 역시 자신의 감정을 오롯이 담은 책을 대할 날이 코앞에 닥치니 기대와 우려가 교차합니다.
《싸목싸목 걷는 길》 책 표지와 내지에 삽입된 여러 컷의 그림은 함께 문학공부를 했던 문우님(운초 이종례 화가)의 작품사진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특히 최희준 시인님과의 만남은 물론이고, 이번 프로젝트에 함께 선정되신 은강 이형순 시인님과의 문학교류는 글쓰기에 많은 도움을 얻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울러 <시민 작가 발굴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라고 용기를 백배 불어넣어 이번 시집 발행의 결실을 얻게 해 주신 문학교실의 전담강사 전흥남 교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의 뜻을 담아 전 교수님의 추천사 전문을 소개합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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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목싸목 걷는 길》 추천사
ㅡ전흥남 / 순천문인협회장. 문예대학 22기 전담강사


김명환 시인의 첫 시집 상재를 축하합니다. 평소 문예 창작의 열정을 키워 오던 김명환 시인은 순천시에서 지원하는 ‘시민 작가 발굴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시집 출간을 앞당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순천시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권의 창작집(혹은 저서)을 쓰도록 권유하는 분위기의 조성은 탁견(卓見)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근래 들어 책을 발간하는 일이 과거에 비해 쉬워졌다고는 하지만 소시민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쉽지 않고 또 망설이게 됩니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자부담까지 해서 출간할 용기를 내기도 쉽지 않고, 더욱이 창작집을 내는 건 여러 면에서 주저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시(市)에서 주관해서 엄선하고 출판비를 부담함으로써 시민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고 봅니다.
뿐만 아니라 문화 시민으로서 자긍심도 갖고 창작 및 저서 발간에 관심을 둔 시민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명환 시인의 이번 시집 출간도 이런 면에서 의미가 큽니다. 순천문협이 주관하는 문예대학에 22기 과정을 수강하는 과정에 이런 경사(?)가 있어 전담강사로서도 고맙고 뿌듯합니다. 김명환 시인의 시집 출간을 상찬(賞讚)하는 입장에 있다 보니 올해 봄 문예대학을 수강하는 지역민들에게 필자가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문학(글쓰기)은 세상과 사회를 보는 또 다른 창입니다. 문학을 통해 좀 더 지혜롭고 풍요로운 삶으로 연결되었으면 합니다. 글쓰기를 통해서 우리네 삶이 좀 더 행복해지고 나아가 누군가에게는 치유로 이어지는 통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문학은 일상의 소소한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또 거기서 생각의 싹을 틔워 글쓰기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또 제대로 된 문학은 우리의 일상의 삶이 진솔하게 배어있기 마련이라고 봅니다. 요컨대, 여러분 각자의 삶과 인생이 문학이 될 수 있고, 동시에 문학을 통해서 여러분이 삶이 달라질 수 있는 길을 함께 모색해 보고 싶습니다.

위 글은 문예대학 22기 수강생들을 맞으면서 전하는 전담강사 환영사의 일부입니다. 문예창작은 일정 정도 교육자의 영역도 있지만 수요자(수강생)의 의지와 끈기가 더 우선한다고 봅니다. 더욱이 창작의 경우 완숙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수적천석(水滴穿石)의 자세로 정진하지 않으면 도달하기 어렵지요. 글쓰기 및 문예창작과 관련해서 신화의 한 토막을 언급하지면, 미궁으로 들어가는 테세우스에게 아리아드네가 건네주는 실타래처럼, 수강생 스스로 은근과 끈기, 그리고 치열성의 자세로 정진하는 자세가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합니다.
물론 어느 분야이건 첩경(捷徑)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글쓰기는 때론 단독자(單獨者)로서의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이 요청되기도 하고 동시에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덧붙여 우리네 삶 속에서 내면적으로 절제와 균형 그리고 균형 감각을 갖고 있지 않으면 좋은 글을 쓰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피력하고 싶습니다. 김명환 시인은 이러한 자세를 일관되게 견지하고 실천한 모범적인 사례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창작을 통해 보다 더 지혜로운 삶을 지향하는 독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간혹 글만 기능적으로 잘 쓰는 문인들도 없지 않습니다. 영혼이 없거나 진정성이 없는 창작은 단순한 배설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문학은 콘크리트로 점철된 삭막한 경쟁사회를 좀 더 따뜻하고 온기가 흐르는 사회 공동체의 건설에 보탬이 될 때 창작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김명환 시인의 이번 시집에 수록된 시를 비롯해 몇 편의 산문에는 작가의 지나온 삶의 역정이 올올히 배어 있을 뿐 아니라 평소 시인의 따뜻한 인간미와 배려심도 추단(推斷)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심장한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특히 순천지역의 명소로 널리 알려진 선암사, 송광사, 낙안읍성을 비롯하여 와온해변, 순천만 습지와 국가정원, 그리고 봉화산 등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에서 퍼 올린 감성과 문학의 향기는 우리네 삶을 좀 더 따뜻하고 행복한 자양분으로 안내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명환 시인은 내년이면 이순(耳順)에 이릅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서 미래를 점검하는 적절한 분기점을 맞고 있다고 봅니다. 이번 시집을 통해 공직자로서 성실함과 근면함으로 맡은 일에도 성심을 다했을 뿐 아니라 시인으로서 창작의 치열성을 견지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건강도 잘 챙기면서 건필해서 창작의 꽃을 더욱 활짝 피우기를 기대합니다.




165쪽 분량이며 고급양장(하드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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