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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바우 Mar 11. 2021

신기루

신기루

회색 바람 가로수에 걸려
흔들거리는 밤
불 밝혀 마음 옮겨 쓴
몇 줄 사연 맥없이 흩어졌다

꿈꾸는 타가 너던 바다
고도(古都)의 빌딩 숲 헤치고
떼 지어 나는 잠자리

숙명처럼 드리워진
앙상한 나뭇가지 아래에는
낡고 긴 의자와
고요 닮은 그림자

오아시스 찾아가는 길
홍매화 한 송이
목멘 그리움 끌어안고
가만히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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