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
가슴 두근거리는 이에게
그리운 마음이 날아가는 날이면
연분홍 꽃잎 위에서 춤추는
열락(悅樂)의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떠나간 인연으로 훌쩍이던 날
회색 바람을 짊어진 방랑자가 되어
퉁퉁 부어오른 얼굴로
또각또각 밤길을 걸어갔지요.
한가한 노천카페에 앉아
어느 여행객의 뒷모습에 매달린 노을이
너무 외로워 애수라고 써보았습니다.
여전히 종잡을 수 없이 이어지는
인연의 끈을 따라가며
세상 그림자들과 줄다리기도 합니다.
한 가닥 줄 위에 온몸 실은 광대가 되어
저 혼자 울다가 웃다가
다 보듬고 가는 어쩌면 나는 추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