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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바우 Mar 05. 2022

산비둘기 애가(哀歌)



산비둘기 애가(哀歌)



새들은 한결같이 경쾌한 노래를 부르건만

너는 혼자

세상에서 가장 구슬피 우는 새가 되어

구구 구구 구구 구구

금새 숨이 끓어질 듯 통곡한다      

천 년 전 가뭄의 보릿고개에서

흩어져 버린 혈육을 찾으려

빈궁한 세월의 기억을 떠올리며

한 서린 목멤으로 애간장을 태운다     

지난가을이 닳도록 온 산을 헤매더니

아직도 그리움을 찾지 못했나 보다 

꿈처럼 빈 들을 바라보며 

부르는 저 노래     

이별의 아픈 가슴을 다독다독 쓸어내리고

올봄에는 간절히 풍년의 기도를 가득 채워다오

구구 구구 구구 구구

옳아, 4월이 저기에 있네 

곡우(穀雨) 곡우 곡우 곡우




 



이미지 출처 : pexels





지난해 가을이 끝나도록 아침마다 앞산을 찾아오던 산비둘기가 어느 날부터인가 종적을 감추었는데 봄볕이 따스해지자 어제 아침에 다시 찾아와 새벽잠을 깨웠습니다. 여전히 슬픔에 가득 찬 울음으로...  저토록 슬피 우는 새가 또 있을까 하고 그 연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곡우(穀雨) : 청명(淸明)과 입하(立夏) 사이에 있는 24절기 중의 하나이며 양력으로 4월 20일경입니다. 곡우에는 모든 곡물들이 잠에서 깨어나고 곡우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는 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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