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

by 송동섭

길쭉한 내 몸뚱이

필요해서

묶었으면

풀고 갈 것을

뭐 그리 급해

싹둑 자르고

간 놈이

이놈

저놈

여러 놈


내 어깻죽지에

걸쳐진

전깃줄로

내 소임 다하건만

모가지 밑에서부터

흘러내리는

네 놈들로

오늘도

대낮에도

부끄럽게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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