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 않은 새해

by 김삐끗

12월 31일.

한해의 끝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나를 발견했다


어렸을 때는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가슴 벅차기도 하고

새해 계획을 세우며 들뜨기도 했는데


12시까지 기다리지도 않고 평소와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누웠다


살아갈수록

먼 미래보다

오늘 하루 무사히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


그래서 새해가 아무렇지도 않다

마음은 점점 차가워지고 무뎌진다

당장 내일을 살아가야 하고 일주일 일정을 확인하는 일조차 피곤하다

1년 계획에서 도망간다


피하는 내 모습이 마음에 안 들지만

받아들이기로 한다


어쨌든 난 매일 열심히 살겠지

그렇게 살아가는 태도는 부모님이 유산으로 물려주셨으니 감사하며


작은 일에 휘둘리지 않고

때로는 조금 무심한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어쩌면 지금 내 마음이 그 시작이 될 수도


내일 아침 맛있는 커피를 마실 생각에 행복해하며 잠드는 단순한 삶이 멋은 좀 없지만

좋은 걸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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