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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더 김인숙 Oct 27. 2019

얼마를 받아야 할까?
내 가치에 가격 매기기

1인기업가의 돈

가장 많은 분들이 힘들어 하는 것 중에 하나, 바로 내 몸값과 내 상품에 대한 가격을 매기는 것이다. 이것은 기업에서 상품을 출시할 때에도 크게 고민하는 부분이다. 마음 같아선 무조건 비싸게 받고 싶지만 비싸기만 하면 사람들이 날 찾지 않을까봐 걱정이 된다. 그 적정선을 찾는 게 핵심이다.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는 금액 중 내가 받을 수 있는 상한선을 찾아야 한다.


물론 사람들이 나에게 가격전략에 대해 물어보면 위와 같이 굉장히 so cool하게 답변하지만, 사실 나도 이게 가장 힘들었다. 아니, 여전히 힘든 영역이다. 애초에 상품을 판매한다면 원가와 인건비, 유통 마진 등을 계산하는 나름의 법칙이라도 적용할텐데 나와 같은 무형의 지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은 부르는 게 값이고, 또 그 기준의 적합여부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매우 애매하다. 조금만 금액이 올라가도 자칫 사기꾼으로 보일 수 있고, 또 너무 저렴하면 실력이 없는 것으로 폄하될 수 있다. 비싸고 저렴함의 기준 또한 사람마다 다르므로 굉장히 애매하다.


퍼스널 브랜딩 특강을 공개적으로 처음 진행했을 때, 1인당 3시간에 2만원을 받았다. 당시 공개강의를 진행하는 다른 강사들의 강의 시간과 금액을 살펴보았다.  2014년에 공개특강을 시작했는데 당시 온오프믹스라는 강연 플랫폼이 막 뜨기 시작하면서 정말 많은 종류의 강의를 검색만으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나와 유사한 강의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참고했겠지만 퍼스널 브랜딩 강의를 하는 사람은 없었다. 별수 없이 원데이 특강의 평균치를 대략 계산하여 2만원으로 진행했다.


 중간에 35,000원을 거쳐 마지막으로 받았던 금액은 3시간에 55,000원 이었다. 사실 주변에서는 더 금액을 높이라는 이야기도 많았지만 나는 이 금액이 적정선이라고 판단했다. 금액을 올리라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큰 금액을 내는 사람은 그만큼의 경제력이 되는 사람이거니와 자신이 투자한 것만큼 효과를 보기 위해 열심히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퍼스널 브랜딩의 대중화라는 목표를 가지고 공개특강을 진행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크게 부담없는 가격으로 접근할 수 있는 가격으로 결정했다. 다만 내 경험과 노하우가 쌓였는데 너무 저렴하게 진행한다면 오히려 비전문적으로 느낄 수 있을까봐 금액을 올렸다.  퍼스널 브랜딩 정규과정이었던 드림브랜딩도 처음엔 8주에 20만원으로 시작했다. 중간에 금액을 조금씩 올려 마지막 수업은 6주에 50만원으로 마무리했다.

 기업에서 가격 전략을 짤 때 취하는 방법이 2가지가 있다. 가격을 올려야만 하는 외부적 요인이 있을 때, 가격을 올리거나 제품의 용량을 줄이는 방법 중 선택 가능하다. 어릴 적에 맛있게 먹었던 빅파이가 더 이상 Big하지 않은 것을 보면 가격을 크게 올리는 것 대신 중량을 줄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때 가격을 올리려면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들이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 만약 금액을 올렸을 때 사람들이 거부감이 커진다면 금액은 그대로 두고 부피나 용량을 줄이는 게 좋은 선택이다.


 나는 이 것을 교육에 적용했다. 지식 서비스 제공은 시간이 곧 중량과 같으므로 가격을 높이고 싶으나 명확한 근거가 없을 때에는 시간이나 횟수를 조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렇게 8주에서 6주로 커리큘럼을 압축했다. 이후 금액을 올릴 때에는 명확한 명분을 제시했다. 이유없이 금액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노하우가 일정량 이상이 쌓였다는 판단이 들어 프로그램 전반을 개편을 할 때 같이 금액을 조정했다.


 기업에서 강의나 자문을 요청할 때에도 상응하는 가격을 매겨야 한다. 상대방이 제시해 주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나에게 견적을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많다. 수화기 너머로 대뜸 강연료 얼마 드리면 되냐고 했을 때 어버버했던 초기의 기억이 지금도 새록새록하다. 내가 코칭했던 분들에게 가장 다급하게 연락오는 경우도 이 경우가 많았다.


 지금 ㅇㅇ기업에서 연락이 왔는데요.
 저한테 금액을 제시해 달라고 하는데,
저 얼마 받아야 할까요?”


유형의 상품의 경우 가격이 오픈되어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지식 콘텐츠는 다르다. 업종마다, 사람마다, 년차마다, 인지도마다 받는 금액이 천차만별이다. 동종 업계의 비슷한 분들에게 얼마 받으시냐고 물어보고 싶지만, 개인의 몸값은 천차만별이라 실례가 될까봐 쉽사리 물어보지 못한다. 그래서 종종 고객인 척 위장해서 단가를 알아내는 경우도 발생하곤 한다. 이럴 때 취할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


1. 상대방에게 역으로 물어보자. 
 “정해진 예산이 있다면 먼저 제안해 주시겠어요? 검토해 보겠습니다.”
2. 내가 먼저 가격을 매겨야 한다면 ‘억울하지 않은 금액’을 책정하자.
 돈을 받으며 일을 하면서도 ‘내가 왜 이 돈을 받고 이러고 있나… 싶을 때가 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어쩔 수 없지만, 이후에는 금액을 올리는 게 맞다고 본다. 물론 몇 번의 시행착오가 필요할 것이다.
3. 내 일에 금액을 매길 수 있는 기준을 여러가지로 분류해 놓자. 예를 들어 강의료의 경우 인원수에 따라 금액을 달리 받을 수 있고, 의뢰 기업과 기관에 따라 금액을 달리 받는 경우도 있다. 내 시간당 몸값을 정해 놓는 것도 방법이다. 닥치기 전에 미리 생각해 놓자. 
: 내 경우, 공개강의로 3만원씩 돈을 받을 때 평균 10명 정도가 참여한다면 외부 기관에 갈 때에도 최소 30만원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강의료가 5만원으로 오르고, 참여 인원도 20명으로 늘었다면 1회당 최소 100만원은 달라고 요구한다. 물론, 내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여줄지는 미지수다.
4. 비싸게 부르면 상대방이 거절 할까봐 두려워 말자. 내 능력과 시장가격을 완전히 무시한 상태에서 무조건 높은 금액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반대로 너무 저렴하게 요청하면 도리어 내 가치가 떨어져 보일 수 있다.


 금액이 높고 낮음이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합당한 금액, 상대가 충분히 지불할 의사가 있는 금액을 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더불어 그 금액을 요구할 만한 충분한 명분과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김인숙

퍼스널 브랜드 디렉터, 현재 be.star라는 브랜드 매니지먼트와 1인기업스쿨을 운영하고 있으며 동시에 기업의 디지털 마케팅, 브랜딩 전략을 자문하는 일을 하고 있다.

브랜딩과 마케팅, SNS와 콘텐츠에 관심이 많아 관련 일을 해 오고 있으며, 특히 사람을 좋아해 개인에게 적용하는 퍼스널 브랜딩 일에 뛰어들었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 수 있는 방법으로 '1인기업'과 '퍼스널 브랜딩'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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