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프리랜서, 누구와 한 배를 타야 할까

사람,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


직장생활을 정리한 후 프리랜서 선언을 하신 분과 식사를 하게 되었다. 해당 분야의 경력도, 실력도 있고 꾸준히 홀로서기를 준비해온 분이라 퇴사하자마자 다양한 제안을 받는 모양이었다. 우린 장장 4시간의 긴 대화를 나눴다. 그날 나눴던 대화 중, 이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막상 나와보니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잘 모르겠어요. 
안으로 들어오니 밖에서 보던 것과 사뭇 다르네요. 
이런저런 제안도 주고 협력하자는 말도 하는데 갈피를 잘 못 잡겠어요. 다른 것 보다 이게 제일 곤란하네요.”



온라인으로 나 자신을 브랜딩 하는 시대. 아무래도 SNS를 잘 활용하는 사람,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유리하다. 그림이나 영상을 다룰 줄 안다면 더더욱 유리해졌다. 아무리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글을 쓴다 할지라도, 그것은 이미 편집된 내용이다. 당연히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줄 수 있고, 사람들의 인식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성격도 중요하다. 나를 드러내는 게 어색하고 불편한 숨은 고수도 참 많다. 어쩌면 진짜 실력자는 온라인에서 자기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대학생활이 끝나고서야 부잣집 아들인 줄 알게 된 대학교 친구처럼 말이다.


 비슷한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종종 ‘이 사람은 어때요?’라고 물어보는 전화도 받는다. 강의를 요청하기 전, 협업할 파트너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종종 진행되는 레퍼런스 체크 과정이다. 어째서 나에게 묻느냐 물으면, 온라인상에서 서로 주고받는 댓글을 보고 친분이 있는 것 같아서라는 답이 돌아오곤 했다. 사람들의 글 뿐 아니라 댓글까지 열심히 보고 있다는 증거다. 


“그 분은 지식은 정말 많은 것 같아요. 글도 잘 쓰셔서 제가 정말 도움 많이 받고 있어요. 그런데 경험이 많지 않으시거든요. 이 부분을 참고해서 함께 할 수 있는 포인트를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음. 디자인은 정말 괜찮게 하거든요. 그런데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조금 서툴러요. 그 부분은 감안하고 컨택 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잘 모르는 분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지만, 보통 물어보면 내가 아는대로 다 말씀드리는 편이다. 몇 년동안 알고 지냈고 함께 했던 프로젝트는 무엇이 있었으며 성과 혹은 내 감정은 어땠는지 솔직하게 말한다. 


나는 네트워킹 모임을 즐기진 않지만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정보들이 꽤 많다. 마케팅을 가르쳤던 제자들이 스타트업에 입사하면 자연스레 그 기업 문화에 대해 듣게 된다. 한 다리만 건너면 (특히나 요즘같이 SNS가 발달한 시대에는) We are the world가 될 것 같다. 부정적인 언급을 할 때에는 최대한 조심스러운 표현을 찾으려 노력한다. 감정은 빼고 사실을 전달하려 고심한다. 지인이라고 무조건 좋은 점만 말하지 않는다. 상대방에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줘야 그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힘으로 모든 것을 다 잘하기는 힘들다. 함께 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경우도 많다. 혼자지만, 결코 혼자가 아닌 형태. #따로또같이 라는 표현이 딱 적합한 것 같다. 대학시절 봉사활동 동아리를 했었는데 내부에  <따로 또 같이>라는 소모임이 있었다. 영화를 보는 모임으로 같이 영화관에 가서 각자 보고싶은 영화를 보는 형태였다. 우르르 가서는 두 팀으로 쪼개져 각자의 취향에 맞게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과 <미스 엔 미세스 스미스>를 나눠서 본 기억이 난다. 목적이 같으면 뭉치고 그 안에서 각자 도생을 해야 하는 시대. 그러므로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단지 아군이냐 적군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함께해서 서로에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존재냐 아니냐가 더 중요하다. 자칫 잘못하면 시간낭비 뿐 아니라 엄청난 감정소모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묵묵히 내 일을 하다 보면 여러가지 제안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마다 덜컥 OK 해선 안된다. 누구나 장단점이 있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분 짓는 게 아니다. 나와 맞는 사람, 한 배를 탈 사람, 같은 곳을 바라볼 사람, 보완해줄 사람 등 이를 구분해내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사기꾼을 보는 눈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이것은 몇 번 당해봐야 아는 것 같지만 말이다.



김인숙

퍼스널 브랜드 디렉터, 현재 be.star라는 브랜드 매니지먼트와 1인기업스쿨을 운영하고 있으며 동시에 기업의 디지털 마케팅, 브랜딩 전략을 자문하는 일을 하고 있다.

브랜딩과 마케팅, SNS와 콘텐츠에 관심이 많아 관련 일을 해 오고 있으며, 특히 사람을 좋아해 개인에게 적용하는 퍼스널 브랜딩 일에 뛰어들었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 수 있는 방법으로 '1인기업'과 '퍼스널 브랜딩'을 제시하고 있다.


 * 유튜브 (뭐해먹고살지?) : http://bit.ly/2Phvn84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dreamingkis/

 * 개인 블로그 : http://bestarbrand.blog.me/


브랜드 매니지먼트 be.star

 * 홈페이지 : http://www.bestar.kr

 * 인스타그램 : http://www.instargram.com/bestar.kr       

작가의 이전글 거절도 실력이다. 당당하게 No를 외치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