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한 성장, 우리가 나눈 이야기 <트레바리 클럽장 회고>
지난해 9월, 트레바리에서 클럽장 제안을 받았다. 처음엔 고민이 많았다. 독서 모임이나 오프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년 새해 다짐으로 적어놓고도 실천하지 못했던 "모임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기"를 이룰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 들었다.
제안을 수락한 뒤, 클럽 모임의 주제를 정하고 소개글 작성, 나에 대한 소개, 읽을거리 선정 등 여러 준비를 시작했다. 무엇을 중심으로 이야기할지, 나의 경험을 통해 이 모임에 참여하는 멤버들에게 어떻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결국, 그로스 마케팅과 데이터 분석이라는 두 가지 영역을 큰 틀로 잡았다. 사실 이 두 영역은 별개의 주제가 아니라,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에 있다.
클럽명을 정하는 데에도 고민이 많았다. 마케팅과 데이터 분석과 관련된 콘텐츠나 이론, 방법론은 이미 쉽게 접할 수 있지만, 현장에서 이를 실제로 활용하고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이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실무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유용한 내용을 공유하는 모임을 만들고 싶었다.
특히, 이 도메인에는 가끔 알맹이 없는 내용으로 사람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파고드는 이른바 '사짜'들이 많다고 느꼈다. 그런 ‘사짜’들과는 달리, 우리는 실무에서 진짜 쓸모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우리가 하는 진짜 그로스 마케팅과 데이터 분석>이라는 클럽명을 정하게 되었다. 이 이름에는 '실제 현장에서의 실천적 접근'과 '진정성 있는 지식 공유'라는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담았다.
첫 번째 모임에서는 실무에서 데이터를 활용해 마케팅과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논의했다. 또한, 각자 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공유하며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 모임의 읽을거리로 선정된 도서는 외머 아튼과 도미니크 레빈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측마케팅 전략: 측정하고 반응할 줄 아는 기업으로의 안내』였다. 비록 출간된 지 오래된 책이지만, 여전히 많은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도서라고 판단했다.
책의 주요 내용을 바탕으로 발제문을 준비했으며, 여기에 관련된 추가 자료도 함께 마련했다. 예를 들어, 책에서는 고객 가치와 리스크를 기반으로 예산을 배정해 마케팅 지출을 최적화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특히 고객평생가치(LTV)를 활용한 최적화 전략이 강조되는데, 이는 많은 마케팅 서적에서도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중요한 개념이다.
하지만 실무에서 LTV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따른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고민은 "LTV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나는 실무에서 LTV를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세 가지로 정리해 소개했다. 또한, LTV 개념을 실무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나의 생각도 공유했다. 이와 더불어, 내가 기존에 블로그에서 작성했던 관련 글들을 함께 나눠 참석자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책에서 실행 전략으로 제안한 고객 페르소나 예측을 위한 군집화(Clustering) 활용에 대해 다루었다. 이론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실무에서 군집화 기법을 활용해 고객 세그먼트를 도출한 가상의 사례와 실제 분석 코드도 함께 제공하여, 참여자들이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두 번째 모임에서는 구도 다쿠야의 『앞으로 데이터 분석을 시작하려는 사람을 위한 책』을 선정했다. 이 책 역시 출간된 지 오래되었지만, 데이터 분석의 기본 개념을 잘 다루고 있어 초심자뿐 아니라 실무자들에게도 유용한 내용이 많다고 판단했다.
이 모임에서는 데이터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방법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중요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데이터 분석에 대한 이해와 친숙함을 높이고자 했다.
이 책에서는 통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할 때 최소한의 통계 지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와 관련해, 나는 책에서 다루는 기초 통계 지식을 바탕으로 실무에서 데이터를 해석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법에 대해 추가 자료를 준비했다.
또한, 모임 멤버들이 더 쉽게 내용을 이해하고 실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가상의 예제를 함께 준비했다. 예제는 구글 시트와 구글 Colab을 활용해 분석 결과물과 코드까지 제공하여, 멤버들이 직접 실습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세 번째 모임은 박준서, 조성후의 『기획자의 탄생』을 선정했다. 이 책을 통해 마케팅과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기획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나누고자 했다. 특히,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넘치는 오늘날, 성공적인 기획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며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책에서 강조하는 기획의 핵심 내용을 바탕으로, 나는 추가적인 실무 사례를 준비해 멤버들이 현실적인 관점에서 기획을 고민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했다. 또한, 실제 실무에서 대형 프로모션을 기획한 마케팅 전문가를 게스트로 초대해, 대형 캠페인을 준비하는 과정과 인사이트를 나누는 특별한 시간도 마련했다.
이 모임에서는 멤버들이 기획과 관련한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며, 실무에서 성공적인 기획에 필요한 요소와 역량이 무엇인지 함께 논의했다. 실무 경험과 이론을 연결하는 대화를 통해, 각자의 기획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마지막 모임에서는 최지연과 조은태의『모던 그로스 마케팅』책을 선정했다. 이 책은 최근 국내 실무 사례를 잘 담고 있어, 멤버들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기에 적합했다. 특히, 책에서 다룬 지그재그 사례를 바탕으로, 실제 마케팅 기획 과정에서의 고민과 그 결과가 비즈니스 성과로 어떻게 이어졌는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임의 오프닝 토크에서는 멤버들이 느끼는 현재 시장 환경에서의 그로스 전략의 실효성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책에서 소개하는 순증분(Incrementality) 개념을 쉽게 설명하며, 이를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도 함께 소개했다. 이 과정을 통해, 단순한 이론이 아닌 현실적인 전략과 실행 방안을 탐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추가로, 책에서 다루지 않는 준실험(Quasi-Experiment)에 기반한 인과 추론의 개념과 이를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예시와 분석 코드도 함께 제공했다. 책에서 소개하는 순증분(Incrementality) 개념을 실무에 적용하려면 반드시 대조군 설정이 필요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를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동일한 처치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나,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대규모 세일 이벤트처럼 실험군과 대조군을 물리적으로 분리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랜덤화(Randomization)가 불가능해, 준실험을 활용한 대안적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실무적인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며, 멤버들에게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공유했다.
마지막 모임에서는 특별히 카카오스타일 CRM 마케터 하동권 님을 게스트로 초대했다. 동권님은 매우 높은 전문성과 더불어, 실무에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수많은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한 경험을 가진 분이다. 작년에 콘퍼런스 연사로 참여했을 때도 많은 분들이 동권님의 경험과 일하는 방식에서 깊은 인사이트를 얻었듯이, 이번 트레바리 모임에서도 멤버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동권님은 내가 생각하는 '사짜'들과는 다른, 진정성 있는 '진짜' CRM 마케터다. 믿을 수 있는 동료이자 훌륭한 인품을 가진 분으로, 트레바리 멤버들에게도 그분의 경험과 이야기가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많은 멤버들이 동권님의 실무 경험에서 영감을 얻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남겨 주었기에, 게스트 초대가 정말 적절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꼈다.
이번 시즌 2 모임에서는 세 번째 모임의 책을 변경하기로 했다. 시즌 1의 세 번째 모임에서 기획과 관련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많은 멤버분들이 이미 기획에 대해 높은 경험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대신, 멤버분들이 더 큰 관심을 보인 주제는 실무에서의 성과 측정과 마케팅 효과성을 판단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방법이었다.
이러한 니즈를 반영해, 나카무로 마키코의 『원인과 결과의 경제학』을 선정했다. 이 책은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인과 추론 기법을 흥미로운 사례로 쉽게 풀어내고 있어, 통계나 프로그래밍에 익숙하지 않은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된 데이터 분석 입문서로 적합하다. 또한, 실무에서 데이터를 적절히 해석하고 활용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시즌 1 마지막 모임에서 소개했던 인과 추론 실무 사례를 기반으로, 이번 시즌에서는 이를 한층 더 심도 있게 다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도서를 통해 멤버들이 실질적으로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두 번째로는, 이번 시즌에서는 책의 내용을 넘어 Case Study 형태를 각 모임마다 시도해 보려고 한다. 가상의 실무 사례를 제공하고, 모임에서 배우고 나눈 내용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해 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멤버들이 실제로 적용 가능한 인사이트를 얻고, 실무적인 감각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 분석 방향성 수립부터 그로스 전략 설계에 이르는 과정을 동일한 상황에서 각 멤버들이 각자의 관점으로 접근해 보는 방식은 매우 흥미로운 시도가 될 것이다. 멤버들이 서로의 방법론과 시각을 공유하면서, 더 나은 해결 방안을 도출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시즌 2를 진행할지 고민이 많았다. 시즌 2가 끝나는 시점이면 사랑스러운 나의 둥지, 둥돌이가 세상에 나올 시기이기 때문에 모임을 진행하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 1을 진행하며 멤버분들께 인사이트를 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 역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기에, 조금 힘들더라도 한 번 더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아마도 시즌 3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싶다. ㅎㅎ
시즌 1에서는 각자의 업계와 직무에서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멤버분들의 모습을 보며, 나 또한 큰 자극을 받고 성장의 동기를 얻었다. 특히, 모임이 끝난 후에도 이어질 수 있는 멤버들과의 관계가 트레바리 모임만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모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좋은 자극과 도움이 되는 동료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졌다.
시즌 2 모집은 이제 오픈한 지 이틀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신청해주고 계신다. 덕분에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이번 모임을 준비하려 한다. 만약 이 모임에 관심 있는 분이 계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시면 좋겠다.
https://m.trevari.co.kr/product/d8162bf9-ab3a-4f92-b41a-2112917d8c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