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색의 여백이 사라진 시대에 우리가 설계해야 할 것
개인화 알고리즘이 점점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콘텐츠, 음악, 뉴스 등 거의 모든 플랫폼에서 "나를 너무 잘 아는" 추천을 만나게 되죠.
이건 분명히 기술의 진보이자 사용자 경험의 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나는 이 알고리즘 덕분에, 지금껏 모르던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한 적이 있었을까?
개인화 추천 시스템은 사용자의 기존 선호를 강화하는 데 탁월합니다.
문제는 그 결과로 새로운 스타일, 브랜드, 관심사를 접할 기회가 줄어든다는 점이죠.
이른바 ‘필터 버블(Filter Bubble)’입니다.
이건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 플랫폼의 전략적 딜레마이기도 합니다.
사용자 만족도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경험과 탐색의 여지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그래서 실무에서는 ‘정교한 추천’과 ‘우연한 발견’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게 됩니다.
실제로 많은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1️⃣ 비개인화 컴포넌트 구성
추천 영역 외에도 인기 상품, 신규 입점 브랜드 등 다양한 기준으로 상품을 제안합니다.
2️⃣ 검색 결과 위치 설계
일부 인덱스에는 신규 브랜드나 광고 상품, 실험적 셀렉션을 배치해 편향을 완화합니다.
3️⃣ 탐색형 기획전 운영
기존 선호와 무관한 브랜드를 유도형 콘텐츠로 연결하고, A/B 테스트와 같은 방법으로 실제 반응을 검증합니다.
“얼마나 정교하게 추천하느냐” 못지않게,
“얼마나 우연한 발견을 설계하느냐”도 매우 중요한 과제다.
개인화의 끝에서 다시 ‘우연성’을 설계하는 일.
데이터 분석과 추천 모델링을 넘어 ‘탐색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일은 앞으로도 여러 서비스에서 계속 중요한 화두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