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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다돌아 Sep 03. 2024

출판사 서평단 아직도 유효할까?

2024년 8월 4주 소설 기대작 소개


1. 그레이트 서클



문학동네에서 <그레이트 서클>이 1,2편으로 나누어 출간되었습니다. 일단 표지도 예쁘고 제목도 직관적이라 눈에 띕니다. 세계일주 비행에 도전했던 20세기의 여성 비행사, 그리고 21세기에 들어 그 비행사의 역할을 연기하게 된 영화배우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라고 합니다. 두 여성의 삶이 세기를 넘어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한국어 번역판으로 10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라고 하는데도 무척 흡입력 있고 긴장감 있게 잘 읽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소설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이소설에 주목하는 이유는 저자 때문입니다. 저자가 첫 장편소설로 문학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던 것도 있지만 "매기 십스테드"라는 이름이 주는 발음감, 타격감이 너무 쫄깃하고 좋습니다. 이름이 십스테드라니요. 강세를 앞쪽에 두면 더 씹는 맛이 좋은 이름입니다. 작가의 이름만으로 오래기억할 소설입니다. 






2.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박경리 선생님의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는 다분히 자전적인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는 유고 시집이라고 할 수있습니다. 사실 이 책은 이미 오래전인 2008년 마로니에북스에서 동명으로 출간된 적이 있습니다. 똑같은 책을 출판사만 바뀌어서 재출간하나 발끈하려고 하다 보니 약간의 변화는 있네요.


당시 마로니에 북스가 엮은 책의 내용에서 마지막에 미발표 유고작 5편을 더 수록했습니다. 15년 이상 지난 책에 내용을 추가해서 재출간하는 거니 뭐 봐줄만 합니다. 무엇보다 제가 이 책을 읽었을 당시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박경리 선생님을 다시보게 되었던 기억을 떠올리면 혹시 읽어보실 기회가 없으셨던 분들은 이번 기회에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다산책방은 다산북스의 임프린트 브랜드입니다. 다산책방에서 마로니에 북스를 이어 박경리 선생님의 작품을 줄줄이 재출간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이 시집도 출간된 것 같습니다. 한국 최고의 작가 중 한분인 박경리 선생님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출간해주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3. 악의 고해소


9월 들어 팩토리나인에서 장르 소설이 쏟아져 나오네요. <악의 고해소>는 제 3회 K-스토리 공모전 대상 수상작입니다. 정통 추리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는데 추리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잘 결합한 작품같아 보입니다.


이 작품에 주목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저자 때문입니다. 오현후 작가를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영상시나리오를 전공하고 드라마 작가로 드라마를 여러 편 집필한 이력이 있으시네요. 드라마 대본을 쓰고 연구한다는 것은 소설을 쓸 때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쓰실 확률이 매우 높죠. 이런 분들의 소설은 일단 읽기 좋고 재미가 보장될 가능성이 높은데, 심사위원들의 평을 봐도 한결같이 좋은 평가 일색입니다.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분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고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4. 사이코패스


이 책에 주목하는 이유는 대한민국에서 흔치 않은 희곡집이기 때문입니다. 희곡의 특성상 무대를 위한 대본이기에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가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희곡을 문자 그대로 독자의 호흡으로 읽을 때 연극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기 때문에 희곡집이 출간되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특히 박상현이라는 작가는 뭔가 기존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 구조주의적 글쓰기를 지향한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 작품집에 실린 4편의 희곡을 통해 도대체 뭘 말하는 건지 확인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네요. 표제작인 <사이코패스>는 주제도 파격적이고 장면도 수위가 높다고 하는데 상당히 궁금합니다. 


이 책을 출간한 체철소는 "리:플레이"라는 시리즈로 희곡집을 출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책의 다양성을 위해 응원하고 싶은 출판사입니다. 지속적으로 화이팅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5. 카스트라토:거세당한 자



표창원 선생의 소설이 출간되었습니다. 당연히 내용은 경찰, 프로파일러와 관련된 범죄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쪽 분야에서 워낙 유명한 분이시니 디테일하게 살아있는 글이 나오겠지만 소설적 재미도 충분할지는 읽어봐야 알 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강력팀 팀장이자 밤이되면 개별적으로 악을 처벌하는 자경단이 되는 이야기로 웹툰 비질란테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흉측한 사건을 자극적으로 다루는 언론 이야기도 나오고 사건 이면의 거악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듯 합니다. 







6. 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


이번 주간은 장르 소설이 풍년입니다. 물론 제가 장르 소설을 좋아해서 자꾸 눈에 띄는 탓도 있습니다만..


디즈니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로 엄청난 주목을 받는 뜨는 작가 강지영의 신작이 출간되었습니다. <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은 무한루프, 다회차 인생이라는 다소 식상한 설정에 소녀를 끼워넣은 뭔가 상당히 일본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이 나는 작품입니다. 물론 실제로 읽어보면 색다른 부분이 분명 있을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설정 자체로는 그리 매력적이지는 않습니다. 


이 설정으로도 신선하고 색다른 소설을 써낸다면 인정입니다. 문장력과 구성력이 어떨지 정말 궁금한 작품입니다. 






7. 기획회의 614호:2024.08.20

 


기획회의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격주로 출간하는 책입니다. 주로 특정 주제로 기획글을 여러 작가로부터 기고 받아 구성하는 방식으로 제작됩니다. 기고 글들이 전문성이 높고 주요 이슈의 핵심을 잘 파악하는 경우가 많아서 저도 이슈가 있을 때는 즐겨 찾아보고 참고를 많이 하는 책입니다. 


근래에 잊어버려서 뜸했는데 이번 최신간에서는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소개해드립니다. 출판사는 대체로 영세하고 큰 돈을 버는 분야가 아니다보니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보니 오래전부터 서평단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서평단이 여러가지 생각할 것도 많고 의견이 분분한데 이 서평단 마케팅이 어떤지 흥미로운 글들이 기고되어 있습니다.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의 서평단 글도 있고, 서평단이 아직도 필요한가? 유효한가에 대한 글, 서평단 커뮤니티 운영자의 글도 있습니다. 1인출판사와 서평단에 대한 편집주 기사도 있어서 다양한 관점에서 서평단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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