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살아있는 것의 시작과 끝

당신은 ’ 결국 인생은 혼자‘라는 말에 공감하시나요?

by JJia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실감이 안 되었던 나에게도,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나도 나이를 많이 먹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내 마음속 나이는 20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이래서 정신 연령도 나이를 먹어가는 몸과 같이 성숙해져야 하는 것 같다.


나의 젊은 시절이 오랫동안 머물러 있을 줄만 알았던 나는, ’ 결국 인생은 혼자’라는 사실을, 암 진단을 받고 난 뒤 직접적으로 마주하게 된 듯하다. 알고는 있지만 그동안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사실을, 내 눈앞에 대고 무자비하게 흔들어 대는 것 같다. 정신을 좀 차리라고.


어디선가 보았던 ‘모든 살아있는 것은 시작과 끝이 있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 말을 처음 봤을 때 공감이 가는 동시에, 왠지 모르게 슬퍼졌다. 암 진단을 받고 난 뒤 이상해진 일 중의 하나는, 평소에 그냥 있다가도 이유 없이 갑자기 눈물 한 방울이 툭 떨어지는 것이다. 그 말이 떠오를 때마다, 눈물이 나려고 하는 나 자신을 추스른다.


마음을 강하게 먹자고 아무리 다짐을 해도 그 성격이라는 것도 독한 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쉽사리 변하지 않는 것이었다. 아무리 재미있고 웃기는 것을 봐도, 항상 그 마지막은, 마음 한 구석에 몰려오는 우울함으로 끝이 난다.


사실상 현실적으로 누군가와 결혼한다는 생각을 접은 후로, 때때로 마음 한 구석에 몰려오는 우울함의 빈도는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 나의 일상은 점점 은둔형으로 되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나 자신이 스스로, 온전히 나 혼자만 있을 수 있는 동굴을 만들고 있는 것만 같다. 하지만 이것은 어쩌면, 암 선고를 갑자기 받은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줄곧 계속된 일일지도 모른다. 원래 걱정과 고민이 많았던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암 진단을 받은 후로는, 걱정과 고민을 좀 더 예전보다 덜 하고, 어떤 일을 하는 데 결정을 하는 것도 예전보다 훨씬 빨리 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좀처럼 변하지 않는 내 성격을 고쳐보려고 그나마 조금씩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을 좀 더 일찍 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런 생각이 자꾸 나를 괴롭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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